[라리가 와이드] 무관? 경질 레알의 '진짜 실수'는 여기에 있다

윤지상 입력 2015. 5. 23. 08:14 수정 2015. 5. 23.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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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 인간은 자신의 과오를 망각하고 끊임없이 실수를 반복한다. 올 시즌 출전한 모든 대회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지 못해 '무관'이 된 레알 마드리드가 또 한번의 개혁을 꿈꾸고 있다. 시즌 초반 2경기 이 후 공식 대회 22연승을 장식하며 전술적 과도기를 겪고 있던 바르셀로나를 압도적으로 누르고 라리가 2연패를 수월하게 노리는 듯 하였다.

기세 좋게 시작한 2015년 새해 맞이 첫 경기에서 '천적' 발렌시아를 상대하여 압도적인 차이를 보이며 완패하였다. 이 결과가 레알 마드리드가 이번 여름 다시 한번 분노의 칼을 갈게 된 계기가 될 것이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발렌시아와의 일전 이 후 22연승의 기세는 온데간데 없이 사라져버렸다. 중하위권 팀들이나 겪는 무기력증과 BBC라인의 창끝의 힘을 특정 선수에게 의존하는 현상이 두드러졌다. 마땅한 교체 자원이 없는 중원은 나날이 부상과 피로로 지쳐갔다. 그 결과 뒷심 부족으로 리그 1위를 최대 라이벌 바르셀로나에게 내주고 씁쓸하게 시즌을 마무리하고 있다.

사실 라리가는 12월 23일 즈음부터 1월 초순까지 2주간의 휴식을 갖는다. 심지어 유럽 대회마저 12월 중순이면 조별 예선이 마무리 되기 때문에 이 기간을 알차고 실속있게 보내야 후반기의 성적 나아가 만족스러운 최종 성적표를 얻어낼 수 있다.

하지만 레알 마드리드는 이 기간 동안 중동의 자본의 힘에 의해 팀을 위해 보내지 못했다. 구단의 스폰서 계약건으로 인해 추진된 중동에서 AC밀란과의 평가전이 대표적이다. 장기 레이스를 잠시 쉬어가는 휴식 시간을 스스로 반납한 동시에 타 팀이 겪지 않은 장거리 이동에 의한 피로를 얻었기 때문이다.

구단 수뇌부와 안첼로티 감독은 비단 평가전 한 경기가 올 한 해 농사를 좌지우지하지 않았다고 반문했다. 하지만 중원 자원들의 휴식을 부여했어야 한 점을 생각했다면 이 기간에 무리한 선수단 이동이 후반기 레알 마드리드의 성적을 결정지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한 역사적으로 발렌시아의 메스타야에서 약했고, 특히나 이번 시즌 누누 감독 체제 하에 발렌시아는 그 어떤 팀보다 견고했다. 어쩌면 올시즌 무관은 승리에 도취된 레알 마드리드 구단과 구성원 모두에게 내려지는 '형벌' 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구단 수뇌부들은 또 한번 옛 기억을 망각한 모양이다. 모두의 책임이 있음에도 일종의 사업과 같았던 갈락틱코 2~3기를 완성하고, 챔피언스리그 '라 데시마'를 이뤄낸 안첼로티 감독을 경질하려는 것이다. 비록 감독은 아니지만 갈락틱코 1기 완성 당시 '스타성' 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마케레레를 첼시로 보낸 어리석은 실수는 벌써 잊은 듯 하다. 현재의 레알 마드리드의 잘 짜여진 체계와 균형을 이뤄낸 안첼로티의 공헌도 트로피 진열대의 허전함이 느껴진다는 이유로 백지화 시키려 하고 있다.

시즌 초반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가 없다. 장기적으로 갈락틱코 3기의 출범을 위해 영입된 선수들과 기존 선수들 간의 조화가 매끄럽지 않아 잠시 휘청거렸다. 이를 다잡고 22연승을 이끈 최고 공신은 안첼로티 감독이다. 소위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는 말을 무력화 시킨 공로가 크다. 지난 10년을 돌아봤을 때 스타들 간의 갈등을 최소화하고 조화를 이뤄낸 리더십은 실질적으로 존재하지 않았다. 천하의 명장 무링요 감독도 집권 2년차를 넘어가면서부터 일부 선수들과의 갈등을 이겨내지 못하였다. 이를 보더라도 팀에게 진정 필요한 감독은 안첼로티 감독임을 확실하게 인지할 수 있다.

안첼로티 감독을 보면 갈락틱코 1기 시절 팀을 '기술'로서 살려낸 델 보스케 감독이 연상된다. 델 보스케 감독이 경질되었을 때와 상황이 유사하다. 보드진은 근시안적인 시각에 의해 구단에 찾아 온 희대의 장인을 일단 내보내고 보겠다는 심산이다. 한 순간의 판단으로 지난 10여년동안 암흑기를 보냈다. 최대 라이벌 바르셀로나에게 제대로 된 승리를 거둔 적도 없었다. 델 보스케가 떠난 후 제대로 된 리그 타이틀을 되찾고 챔피언스리그를 우승하는데 걸린 시간이 10년이다.

레알 마드리드가 끊임없이 우승컵을 들어올려야하는 의무가 있고, 팀을 더욱 강력하게 만들고 싶다면 자신들이 저지른 과거의 실수를 되짚고 다시는 하지 말아야 한다. 구단의 실수로 빚어진 당장의 성적표를 바라보고 팀에 필요한 인재들을 '숙청'하면서만 근원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잘 알고 있는 그들이 올 여름 다시 한번 '숙청' 작업을 주로하며 다시 한번 후회하는 일은 발생하지 않아야 할 것이다.

글=<내 인생의 킥오프> 윤지상

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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