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영화 흥행보증수표..인공지능 로봇 '내가 제일 잘나가'

류준영 기자 2015. 5. 23. 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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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콘 사이언스-77]'AI 로봇' SF영화 없어선 안될 소재..해외IT 대표·학자들 우려 표명 "대비해야"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편집자주] 영화나 TV 속에는 숨겨진 과학원리가 많다. 제작 자체에 디지털 기술이 활용되는 것은 물론 스토리 전개에도 과학이 뒷받침돼야한다. 한번쯤은 '저 기술이 진짜 가능해'라는 질문을 해본 경험이 있을터. 영화·TV속 과학기술은 현실에서 실제 적용될 수 있는 것일까. 상용화는 돼있나. 영화·TV에 숨어있는 과학이야기. 국내외 과학기술 관련 연구동향과 시사점을 함께 확인해보자.

[[팝콘 사이언스-77]'AI 로봇' SF영화 없어선 안될 소재…해외IT 대표·학자들 우려 표명 "대비해야"]

1000만, 마블 SF대작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이하 어벤져스 2)가 개봉 25일 만인 지난 17일 달성한 누적 관객수다. 국내 극장가에서 공상과학(SF)영화가 달성하기 힘든 기록, 흥행비결은 무엇일까.

국내 촬영분과 이은 각종 패러디, 이와 더불어 '아이언맨', '헐크', '엑스맨', '토르', '캡틴 아메리카' 등 화려한 주연급 캐릭터의 캐스팅이 한몫을 제대로 했다. 이에 더하자면 새로운 악당이자 '인공지능(AI) 로봇'으로 등장한 '울트론'에 대한 호기심도 적잖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따른다.

할리우드 SF영화에서 인공지능 로봇은 마치 '흥행수표'로 통하는 분위기이다.

먼저 '어벤져스2'의 울트론은 순식간에 3000년간의 인간 역사를 학습한다. 이를 통해 첫 제작의도가 무관하게 인류를 위협하는 존재가 된다. 이 같은 설정은 관객들을 극장으로 불러 모으기에 주효했다.

지난 3월 개봉한 영화 '채피'는 스스로 생각하고 느낄 수 있는 '감성로봇'의 모습을 보여줬다.

인간처럼 성장하고, 때로는 사춘기를 겪는 청소년처럼 깊은 고민에 빠지는 장면이 흥미롭게 다가온다. 영화를 보다 보면 '미래 어린 로봇을 위한 교육정책이 나와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팜므파탈 로봇이 등장하는 '엑스 마키나'는 겉모습부터 표정, 움직임 등 모두가 인간에 가깝다. 주인과 눈을 맞추고 간단한 질문에 답하며, 대화도 한다.

이 같은 로봇은 더 이상 영화 속 얘기만은 아니다.

지난달 일본 도쿄 니혼바시에 위치한 미쓰코시 백화점은 도시바가 개발한 여성형 안내 로봇(모델명: 아이코 치하라)이 설치·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치하라는 인간처럼 말하고 행동하나 아직 고객과 대화하거나 질문에 답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눈을 깜빡이거나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 대화할 때 입술을 부드럽게 움직이는 정도이다.

도시바 측은 "인간처럼 다양한 표현을 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 돼 있다"며 "고객에게 6분간 백화점 내 정보나 행사에 대한 설명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 소프트뱅크의 인공지능 로봇 '페퍼(pepper)'도 사람과 대화하면서 표정을 관찰하고, 목소리 톤의 높낮이를 분석해 상대방 기분을 알아낸다.

1차 판매에서 300대가 순식간에 팔려나갔고, 다음달 개발자와 일반인들을 위한 추가 물량이 발매될 예정이다.

페퍼 머리는 4개의 마이크로 설계돼 있다. 이 마이크를 통해 소리의 방향을 인식하고, 눈 안쪽의 적외선 거리 센서로 말을 하는 사람과의 거리를 측정한다.

페퍼의 작동 원리 역시 인공지능이다. 페퍼가 사람의 표정을 인식해 감정을 학습한 결과들은 클라우드 컴퓨터의 감정 데이터베이스(DB)에 저장되고, 이 정보는 가정·사무실에 놓여진 각 페퍼들에게 전달돼 스스로 학습하게 된다.

하지만 인공지능 로봇을 만나는 얘기는 지금의 기술력으로는 여기까지이다. 울트론과 같은 뉴로컴퓨터급 이상의 로봇이 과연 앞으로 등장할 수 있을까.

그러기 위해선 인간 뇌의 '시냅스(synapse)'처럼 학습하고 기억할 전자회로가 있어야 한다. 뇌는 약 1000억 개의 뉴런으로 구성돼 있다. 1개의 뉴런이 1만 개의 뉴런과 연결돼 있다. 이 같은 촘촘한 네트워크를 통해 신경정보를 주고받는다. 뉴런과 뉴런이 연결된 구조를 '시냅스'라 부른다.

이런 연결망 덕에 뇌는 뛰어난 능력을 발휘한다. 인공지능 전문가들은 뇌 연결망을 분석해 '뇌지도'를 그리지 못하는 한 컴퓨터가 인간처럼 사고하는 일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지적한다.

더욱이 뇌의 신경세포 연결 구조는 고정돼 있지 않다. 수시로 바뀐다. 인간 뇌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파악해야 진정한 인공지능을 구현할 수 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울트론과 같은 인공지능 로봇은 아주아주 먼 미래에 나올 법한 허구라고 지적한다.

하지만 글로벌 IT기업 대표들은 생각은 좀 다른 것 같다. 울트론과 같은 인공지능 로봇 등장을 기정사실화하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엘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인공지능 발달로 인류는 영화 '터미네이터'와 같은 끔찍한 일을 현실에서 겪게 될 것"이라며 "인공지능을 엄격히 규제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는 "인공지능 발달을 우려하고 있다"며 "몇 십년만 지나면 인간의 통제를 벗어난 인공지능이 심각한 위협으로 다가올 것"이라고 말했다.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는 "100년 이내에 인공지능이 인간을 넘어설 것"이라며 철저한 대비를 당부했다.

류준영 기자 jo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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