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 감독에게 물었다. 지금 혹사 아닌가.

수원|이용균 기자 입력 2015. 5. 23. 06:10 수정 2015. 5. 23.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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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가 22일 수원 KT전에서 9-5로 이겼다. 배영수의 7.1이닝 호투에 최진행, 김회성의 홈런이 더해졌다. 그러나 9-2로 앞선 8회말, 필승조인 김기현, 정대훈, 권혁이 연달아 마운드에 올라야 했다. 김기현은 19일 부터 4연투(투구수 7개, 9개, 5개, 11개)였고, 정대훈 역시 4연투(8개, 8개, 1개, 3개)였다.

권혁은 전날 5점차에서 마운드에 오른 데 이어 이날 역시 4점차에 또 등판했다. 권혁은 3연투(16개, 23개, 23개)였다. 경기가 끝난 뒤 김성근 감독에게 물었다. 지금, '혹사'가 아닌지.

- 7점차 7회 1사 1루, 김기현이 마운드에 올랐다. 4연투 였는데

"배영수가 잘 던져줬다. 1사 뒤 박경수에게 안타를 맞았는데 슬라이더가 풀려 들어가더라. 한계에 왔다 싶었다. 3번 하준호와 5번 장성호가 왼손이다. 거기서 흐름을 끊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 결국 정대훈과 권혁이 모두 등판했다.

"2점을 내주고 또 2사 1·2루다. 장타를 맞으면 경기 흐름이 완전히 무너진다. 정대훈의 투입은 적어도 장타를 맞으면 안된다는 계산에서의 투입이었다."

- 그러나 실패했다. 적시타를 맞았고, 권혁까지 올라와야 했다.

"볼카운트가 0B-2S 였다. 커브가 존에서 빠져나갔어야 했는데 존 안에 들어갔다. 아쉬운 대목이다. 권혁은 어제도, 오늘도 쓰지 않을 계획이었다."

- 전날(SK전)은 6점차, 8회에 권혁이 등판했다.

"야구의 흐름이라는 게 무섭다. 그날 경기는 6회가 문제였다. 탈보트가 내려간 뒤 김기현, 정대훈이 한 타자씩 상대했고, 박정진이 올라왔다. 그리고 만루가 됐다. 만루에서는 장타 위험이 있다. 무실점으로 넘어갔지만 박정진을 더 길게 가져갈 수는 없었다. 7회가 끝난 뒤 8회 한 방이 있는 중심 타선이었다. 8회 흐름을 끊어야 한다는 계산이었다. 점수 차이가 넉넉한 편이었다. 권혁으로서도 편하게 던질 수 있는 상황이어서 권혁에게 맡겼다."

- 오늘(22일) 경기는 권혁의 3연투였다.

"신명철에게 안타를 맞고 2사 1·3루가 됐다. 볼카운트가 유리한 상황에서 맞은 안타가 흐름을 넘겨 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 4점차 주자 2명, 세이브 요건이다. 전날 처럼 편안한 상황은 아니었다. 권혁도 8회에는 긴장하더라. 9회 피칭은 괜찮았다."

- 무리한 기용이라는 지적이 있다.

"김기현, 정대훈은 최대한 짧게 가져가는 중이다. 박정진과 송창식은 아예 오프였다. 둘을 쉬게 한 것은 오늘 경기 소득이다. 권혁은… 음. 이기는 경기에 나가는 마무리 투수다. 상대 장타를 제어할 수 있는 능력을 지녔다. 장타를 맞으면 안되는 타이밍에 투입하다 보니 조금 빠른 면이 있다.(권혁은 첫 세이브를 거뒀던 4월17일 NC전에서 홈런을 허용한 뒤 다음 17경기에서 홈런을 1개도 맞지 않았다.) 권혁에게는 기특하면서도 고마운 마음이 있다. '혹사' 얘기 나오는 것 안다. 투구가 의미가 있으려면 일단 이겨야 한다. 이기는 경기가 쌓이면, 길이 나온다고 본다."

- 배영수가 경기 초반 흔들렸다.

"경기를 앞두고 배영수의 옛날 피칭들을 생각했다. SK 감독 시절 배영수는 1회 흔들리더라도 나머지 이닝을 잘 막아내는 경우가 많았다. 어쨌든 5회까지는 끌고 가겠다는 계산이었다. 1회 변화구의 끝에 힘이 없었다. 스윙 동작에서 뒤쪽이 너무 컸다. 힘이 들어갔더라. 투수 코치 통해서 투구 동작을 지적했다. 2회부터 좋아졌다.(배영수 역시 경기가 끝난 뒤 '지적에 따라 투구폼을 조금 바꾼 뒤 2회부터 공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 송은범의 문제는 뭔가.

"투구 템포가 좋지 않다. 너무 빨리 넘어오는 느낌이다. 배영수는 너무 힘이 들어갈 때가 있다. 둘 모두 문제점들을 잡아나가고 있다. 배영수는 오늘 좋았다. 올시즌 길다. 시즌 중후반, 이 두 투수의 역할이 있을 것이다. 그 계산이다."

<수원|이용균 기자 nod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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