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거망동' LG 루카스, 불문율을 어겼다

이진주 기자 2015. 5. 23.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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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N=이진주 기자] 스포츠의 세계에는 불문율이 있다. '상대를 자극하는 불필요한 세리머니는 지양한다'다. 종목의 규칙에 따라 정정당당하게 싸워 승패를 가리는 스포츠에서 상대를 자극하는 행위를 하면 이는 곧 무의미한 감정싸움으로 번진다. 야구 경기 중 발생하는 벤치 클리어링은 그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다.

22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주말 3연전 첫 날 경기에서 LG 선발 루카스 하렐은 난데없이 돌출행동을 했다. 투수의 자리, 마운드 위에서 상대 타자를 자극했다.

팀이 0-9로 크게 앞서 있던 2회 루카스는 선두타자로 나선 롯데 4번타자 최준석을 풀 카운트 승부 끝에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여기까지는 프로다웠다. 그런데 그 다음이 문제였다. 최준석을 삼진으로 잡아낸 루카스는 최준석의 홈런 세리머니를 마운드 위에서 재현했다. 상대를 배려하지 않는 조롱에 가까운 행동이었다. 이를 본 최준석은 더그아웃에 들어가 분을 참지 못했다.

최준석은 시즌 개막 전 미디어데이에서 자신의 세리머니에 대해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 홈런을 바친다는 의미다"라고 설명한 바 있다. 분노는 당연했다. 다행히 최준석의 다음 타석 때 루카스가 모자를 벗으며 사과했으니 망정이지 만약 사과하지 않았다면 벤치 클리어링이라는 감정 섞인 불상사가 벌어질 뻔 했다.

루카스를 상대로 최준석은 홈런을 친 적이 없다. 뿐만 아니라 최준석은 올 시즌 LG전 홈런도 없다. 당연히 루카스는 최준석의 세리머니를 직접 본 적도 없다. 그러하기에 그 세리머니가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모를 수는 있다.

하지만 몰랐다고 해도 이는 변명이 되지 못한다. 의미를 떠나 삼진을 잡은 뒤 상대 타자의 홈런 세리머니를 재현했다는 그 자체가 상대를 자극하는, 스포츠맨십에 위배되는 행동이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경거망동(輕擧妄動)'이었다.

불문율을 어기고 경거망동한 루카스, 시즌이 개막한 지도 벌써 두 달이 다 되어가고 있다. 이제는 마운드 위에서 보다 더 프로답게 행동해야 한다.

aslan@onst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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