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다운] 김현수 "강정호가 계속 ML 오라고 하지만.."

2015. 5. 23.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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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김현수. 스포츠동아DB
“(강)정호가 역시 메이저리그에 가서도 잘 하네요. 앞으로 체력이 관건이지만 성격도 좋고 워낙 힘이 좋은 친구니까 잘 적응하겠죠.”

두산 김현수(27)는 22일 잠실 SK전을 앞두고 절친한 친구인 강정호(28·피츠버그)가 메이저리그에서 잘 적응해 나가고 있는 데 대해 흐뭇해했다. 강정호는 22일까지 타율 0.313(80타수 25안타)에 홈런 2방과 2루타 5개를 곁들여 10타점을 올리고 있다. 특히 최근의 활약이 무섭다. 그가 출전한 17~21일(한국시간) 4경기에서 모두 안타를 때려냈다. 이 기간에 17타수 8안타(0.471)의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3안타 경기만 2차례 펼쳤다.

시즌 초반만 해도 강정호는 타율이 1할대 아래로 추락하는 아픔을 맛보기도 했다. 그때만 해도 ‘역시 메이저리그는 수준과 차원이 다르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보란 듯이 적응하면서 본 실력을 발휘하고 있다. 물론 아직 시즌이 끝나지는 않았지만, 분명 지금까지의 활약은 기대 이상이다. 한국프로야구 출신 야수 최초 메이저리거로서 자부심을 가질 만한 내용이다. 오히려 들쑥날쑥한 출장 속에서 이렇게 빨리 적응할 것으로 예상한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다.

김현수는 빠른 1988년생(1월)으로, 1987년생인 강정호, 류현진(LA 다저스)과 동기다. 국가대표로 함께 활약하면서 절친해졌다. 이들은 수시로 전화나 휴대전화 문자로 서로의 안부를 주고받는다. 그런데 최근 강정호가 계속 모바일 메신저로 김현수를 꼬드기는 모양이다.

김현수는 “요즘엔 전화보다 카톡을 많이 하는데, 정호가 ‘너는 무조건 메이저리그에서 통한다’면서 계속 메이저리그에 오라고 한다. ‘내가 어떻게 가냐’고 해도 ‘넌 된다’는 소리만 하고 있다”며 웃었다. 강정호가 직접 메이저리그를 경험해보니 한국타자 중 최고의 테크니션으로 통하는 김현수라면 충분히 통한다는 느낌을 받은 것일까. 그런 점을 미뤄보면 강정호 스스로도 이젠 어느 정도 메이저리그에 적응을 마치고 여유를 찾은 듯하다.

김현수는 올 시즌이 끝나면 FA(프리에이전트) 자격을 얻는다. 강정호와는 달리 구단의 허락도 필요 없는 완전 FA다. 메이저리그 구단이 포스팅 비용을 지불할 필요도 없기 때문에 환경적으로는 김현수가 해외에 진출하기엔 더 유리한 조건이다. 그러나 김현수는 “내가 가고 싶다고 갈 수 있나. 정호야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많이 보고 갔지만 나한테 관심 있는 메이저리그 구단이 있겠나. 정호처럼 내가 내야수도 아니고”라며 고개를 흔들었다.

그런데 그가 입고 있는 티셔츠가 심상찮았다. 경기 전 훈련을 끝내고 원정팀인 SK가 훈련하는 시간이어서 잠시 가벼운 반팔 티셔츠로 갈아입고 있었는데, 가슴팍에 메이저리그 로고와 함께 영어로 ‘PADRES(파드리스)’가 새겨져 있었다.

취재진이 ‘벌써 가슴은 메이저리그로 향해 있는 것 아니냐. 샌디에이고에서 옷 하나 주고 갔느냐’라고 농담을 던지자 김현수는 “정호는 구단에서 준 유니폼을 입고 있는 것이고, 난 미국 갔을 때 내 돈 주고 산 거다”라고 소리쳐 주변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아무튼 올 시즌이 끝나면 FA 최대어로 꼽히는 김현수의 행선지는 더욱 관심을 끌 전망이다. 과연 친구 강정호의 권유에 따라 메이저리그 진출을 시도할지, 일본프로야구 진출로 눈을 돌릴지, 아니면 국내에 잔류할지…. 국내에 남는다면 친정팀 두산에 남을지, 다른 팀으로 이적할지…. 아직은 시즌 중이기에 김현수는 FA 얘기가 나오면 오히려 말을 돌린다. 행여 말 한마디라도 잘못해 오해를 살까봐 신중해진다. 그저 농담으로 맞받아치고 있을 뿐이다.

잠실|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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