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밖의 우승' 전주원 코치, "땅만 치고 다녔는데.."

박진호 2015. 5. 22.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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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켓코리아 = 용인 / 박진호 기자] 남녀 프로팀을 이끌고 있는 사령탑들의 호쾌한 스윙도 장쾌했지만 역시 가장 눈길을 끌었던 것은 여전히 '선수'라는 이름이 낯익거나 혹은 '선수'라는 이름을 달고 있는 이들의 이색적인 모습이다.

22일 경기도 용인시에 위치한 '플라자 CC 용인'에서 진행된 '2015 더 바스켓 농구인 골프대회'에서 가장 눈길을 끌었던 조는 전희철(SK 나이츠 코치), 신기성(하나외환 코치), 김주성(원주 동부), 김승현(방송인)으로 구성된 조였다.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 멤버끼리 묶여있기도 했지만 골프를 잘 치는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어 그 실력에도 기대가 모아졌다. 결과 역시 명불허전.

이번 행사에 참여한 유일한 '현역'이었던 김주성은 가장 많은 버디를 기록하며 버디상을 획득했고, 김승현은 사실상 1등이나 다름없는 메달리스트 상을 수상했다. 그러나 우승을 차지한 것은 전혀 뜻밖의 인물이었다.

우승의 주인공은 WKBL 우리은행의 전주원 코치. 골프를 두 번 배우고 골프장에 처음 나갔고, 이번이 골프장 세 번째 방문이라는 자타공인 초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 코치가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던 것은 이번 대회가 '18홀 신페리오 방식'으로 치러졌기 때문이다.

'신페리오 방식'은 친목 도모를 중심으로 하는 모임이나 대회에서 회원 간의 공정한 경기와 참여 확대를 위해 공정한 핸디를 적용하도록 일부러 적당한 불평등을 적용하는 것이다. 전 코치는 '신페리오 방식'이라는 룰 조차도 잘 몰랐던 완벽한 초보.

자신이 우승을 했다는 사실에 깜짝 놀란 전주원 코치는 "골프도 잘 못 치는데도 좋은 취지의 대회라서 참가했더니 상을 주시는 것 같다"면서 "실력보다 항상 우승복은 많은 것 같다"며 웃었다.

전주원 코치는 "18홀 내내 땅 만 치고 다녔는데 캐디 분께서 기록을 좋게 해주신 것 같다"면서도부상으로 수확한아이언 세트를 가리키며,"이제 남편 채 빌려서 치지 말고 내꺼 들고 다니라는 얘긴 것 같은데 골프 칠 수 있는 시간이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편 전주원 코치의 우승을 자기 일처럼 기뻐한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은 전 코치가 아이언 세트를 수상하자 "같이 나눠 쓰자"고 말해 폭소를 자아내기도 했다.

이날 우리은행 여자농구단은 위성우 감독과 전주원 코치, 박성배 코치가 정장훈 사무국장과 함께 한 조를 이루어 라운딩을 했지만 아이언 2개를 돌려가며 경기를 펼쳤고, "승리가 아니라 참가에 의의가 있다" 내내 즐기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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