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서 먹음직스러웠던 피자, 막상 시키니 '종잇장'

김종원 기자 입력 2015. 5. 22. 20:48 수정 2015. 5. 22. 21:45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앵커>

먹다 남긴 것처럼 내용물이 포장의 삼 분의 일도 안되는 과대 포장된 과자, 그리고 이렇게 먹음직한 사진과는 달리 손톱만 한 고기 조각 몇 개가 전부인 소고기덮밥, 식품업계의 이런 얄팍한 상술에 소비자들의 분노가 커져서 종종 이렇게 불매 운동으로 이어지기까지 하는데요, 식품업계의 대응은 어떨까요? 비난이 쏟아지면 개선하는 척하지만 대부분은 꿈쩍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김종원 기자의 생생리포트입니다.

<기자>

한 업체가 내놓은 신제품 피자입니다.

토핑 위에 빵을 한 겹 덮었는데, 사진만 봐선 내용물이 넘칠 듯 두껍습니다.

이 피자를 한번 시켜봤습니다.

상자를 열어보니, 사진 속 피자는 온데간데없고 1밀리미터 조금 넘는 종잇장처럼 얇은 피자가 들어 있습니다.

업체 측은 매장에서 조리법을 잘 몰라서 실수한 거라며, 모양이 얇아도 토핑 양은 일반 피자보다도 더 많다고 해명했습니다.

그래서 내용물도 살펴봤습니다.

[김민철/요리연구가 : 베이컨은 이 정도 (3조각), 치킨은 여기 한 조각이 있네요. 치즈가 (한 겹) 살짝 붙어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사진보다는 훨씬 더 토핑이 적게 들어가 얇아 보입니다.]

아니나다를까 출시 직후부터 인터넷에는 소비자 불만들이 올라왔고, 급기야 해당 피자 체인점의 한 가맹점주가 자사 제품을 비판하는 글을 스스로 남겼습니다.

본사가 이 피자를 개발할 때부터 소비자 불만을 충분히 예상했다면서, 점주인 자신도 소비자 기만이 도를 넘었다고 생각한다, 라고 불만을 표시했습니다.

눈속임 먹거리를 더는 그냥 봐넘기지 않는 소비자 움직임에 전에 없던 일이 벌어진 겁니다.

이런 분위기 속에 가수 김창렬 씨는 자신을 모델로 쓴 식품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내기도 했습니다.

부실한 제품을 판매해서 자신이 소비자들의 조롱거리가 됐다는 겁니다.

이쯤 되면 기업이 소비자 눈치를 볼 법도 한 상황, 지난해 SBS 보도를 통해 꼼수 마케팅을 지적했던 식품들을 다시 찾아 점검해 봤습니다.

가운데 텅 빈 공간을 교묘히 가린 채 눈속임 포장을 했던 한 대기업 샌드위치, 다시 확인해보니 포장은 내부를 들여다볼 수 있도록 바뀌었고, 내용물도 훨씬 커졌습니다.

고기보다 뼈가 더 많았던 부실한 즉석 갈비탕, 고기 양이 늘어서 푸짐하게 변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개선은 일부일 뿐.

빵 속의 소시지를 꺼내보니 크기가 절반밖에 되지 않는 이 냉동 핫도그처럼 대부분의 제품은 눈속임이 여전합니다.

과자 종류는 몇 년째 과대포장 지적이 나오고 있는데도 꿈쩍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오히려 이렇게 새로 나온 제품들의 경우는 포장 공간이 더 많이 남는, 그러니까 더 과대포장이 심해졌습니다.

[이영애/인천대학교 소비자아동학과 교수 : (기업은) 작은 균열을 통해서 큰 변화가 생기는 거거든요. 지금 소비자들이 움직이는 그런 흐름을 통해서 (균열이) 확인되고 있는 거 같아요.]

터져 나오는 소비자 불만에 한편으론 눈치를 보면서도 한쪽으론 여전히 꼼수를 부리는 식품업체, 소비자의 현명한 선택이 필요합니다.

(영상취재 : 이용한, 영상편집 : 박진훈, VJ : 김준호)김종원 기자 terryable@sbs.co.kr

Copyright ©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