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치]檢 칼날 끝내 못 피한 '포스코 2인자'..허둥지둥

강지혜 2015. 5. 22.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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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강지혜 기자 = "그런 사실 없습니다. 그런 일 없습니다."

22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기 위해 법원에 출석한 '포스코 2인자' 정동화(64) 전 포스코건설 부회장은 불안해 보였다. 취재진의 질문에 상관없이 같은 말을 반복하는가 하면, 법정 입구를 찾지 못해 허둥지둥하기도 했다.이날 오전 10시20분께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청사에 도착한 정 전 부회장은 취재진이 모여들자 당황한 듯 표정이 굳었다. 청사 2층 법정 출입구로 들어오자마자 다시 들어온 문 쪽으로 돌아나가려 하기도 했다.

변호인 등의 안내로 법정 출입구 검색대를 겨우 통과한 정 전 부회장은 법정으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를 기다렸다. 하지만 단 몇 초도 견디지 못하고 계단으로 방향을 바꿨다.

그는 어떻게든 상황을 벗어나고 싶어하는 듯했다. '비자금 조성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질문에 "그런 사실 없다"고 말한 그는 '어떤 부분을 소명할 건가'라는 질문에도 "그런 일 없다"며 다소 엉뚱한 답변을 내뱉기도 했다.

정 전 부회장은 이어지는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계단을 올랐다. 그러나 자신과 '30년 지기'인 정준양(67) 전 포스코 회장에게 비자금 일부가 흘러갔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그런 일 없다"며 부인했다. 그는 발걸음을 재촉하며 변호인과 함께 서둘러 법정으로 들어갔다.

정 전 부회장은 1976년 포항제철에 엔지니어로 입사해 40년 가까이 근무하며 '포스코 2인자' 자리까지 올랐다. 지난 2012년 포스코건설 부회장 자리에 오르며 한때 포스코그룹 회장 후보로 추천되기까지 했다. 그러나 지난해 부회장 자리에서 물러나자마자 내리막길을 걷게 됐다. 성공가도의 배경에 '검은 거래'가 깔렸던 탓이었다.

검찰은 그가 하도급 업체 대표들이 포스코건설 간부들에게 영업비 명목의 뒷돈을 상납하는 데 개입한 사실을 적발했다. 해외 공사 현장에서 부풀린 공사 대금 차액을 받아 챙겼으며, 현장 소장에게 지급되는 현장활동비를 가져간 정황도 드러났다. 밝혀진 돈만 100억원에 달한다.

정 전 부회장의 구속 여부는 이날 오후 늦게 결정될 예정이다.

jhka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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