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KT, '고객 우롱' 도 넘었다

서상준 2015. 5. 22.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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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지점 VS 대리점, 같은 업무 놓고 '마찰'KT, 두 번이나 각서 써주고 약속 안 지켜

【서울=뉴시스】서상준 기자 = 'SKT 사용자는 가족끼리 결합하면 인터넷이 공짜', 'KT 통신사 의무약정 기간은 12개월'

이 내용을 곧이곧대로 믿어도 될까.

결론은 '반만 믿어라'다. 대리점은 물론 이통사 지점에 가면 말이 바뀔 수 있다. 좀 더 쉽게 표현하면 통신사 직원에 따라 혜택이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SKT, 가족 결합 '인터넷 공짜'라더니…명의변경 "불가능"

SK텔레콤 '가족 3명만 모이면 인터넷 무료 제공' 상품에 3년 전 가입했던 A씨(충남 천안시 서북구). 그는 사용하는 인터넷 서비스 상품의 명의 변경 업무를 놓고, SKT 지점과 대리점 간 마찰로 인해 피해를 보았다고 주장했다.

A씨는 명의 변경에 앞서 지난 17일 SKT 대리점을 방문해 애초 인터넷 서비스 명의자였던 12세 딸의 휴대전화를 해지했다. 'SK텔레콤 사용자 3명만 모이면 인터넷 무료' 상품에 네 명이 결합해 있었으니 그중 한 명이 휴대전화를 해지하더라도 다른 세 명은 그대로 남게 됐다. 그래서 세 명 중 한 명으로 인터넷 상품 가입자 명의를 바꾸기로 했다.

대리점 직원은 해지 후 인터넷 명의 변경에 필요한 서류도 친절하게 안내해줬다. 명의 변경은 지점에서만 가능하다는 사실도 알려줬다.

"가족 결합 (인터넷)상품이기 때문에 세 명이 가족이라는 증빙서류(가족관계증명서)와 명의자 신분증 사본만 들고 지점에 가면 바로 처리됩니다."하지만 지점 직원은 대리점 직원의 설명과는 전혀 다른 얘기를 꺼냈다.

지점 직원은 "대리점 직원이 업무 파악이 제대로 안 돼 문제가 발생한 것 같다"며 "다시 가서 확인하라"고 잘못을 대리점에 떠넘겼다. 명확한 근거를 제시해달라고 요청하자 "원칙적으로 (명의 변경이)안된다"는 답변만 반복했다.

대리점 직원은 "그동안 명의 이전이 가능했는데 갑자기 딴지를 거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맞받아쳤다.

그런데 한 시간쯤 지나자 "지점에 잘못 보이면 (대리점이)페널티를 물게 되니 얘기 좀 잘해달라"고 갑자기 자세를 낮췄다. 결국, A씨는 인터넷 서비스를 신규 개통하고, 대리점이 손해를 감수하고 일정액을 대납하는 것으로 상황이 종료됐다.

한편 A씨는 지점 직원의 고압적인 태도가 '약정 기간'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SKT에 따르면, 인터넷도 약정 기간(보통 3년) 도중 해지하면 위약금을 물게 된다. 약정 기간이 끝나더라도 기존 가족 결합 인터넷 가입자 중 한 명이라도 휴대전화를 해지(일시 정지 포함)하면 그때부터 인터넷 서비스 이용료가 청구돼 SKT로서는 손해날 것이 없는 구조다.

◇KT, 12개월 약정해놓고 슬그머니 '24개월'로 바꿔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시행 후 '20% 요금할인' 적용을 받기 위해 지난달 24일 KT에서 12개월 약정을 맺은 B씨.

'12개월 약정'을 굳게 믿고 있었던 B씨는 KT 측 전화를 받고 불쾌함을 감추지 못했다. 계약서에 12개월 약정이라고 명시했고, 거듭 확인까지 했는데도 불구하고 24개월 의무 약정으로 됐다는 것이다.

KT 측은 "직원의 실수로 벌어진 일"이라며 "바로 수정하겠다"고 안심시켰다.

그러나 보름이 지나도록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KT 측은 전산시스템상 오류가 발생했다며 11일 이후 변경이 가능하다고 번복했다. 고객만족팀 모 과장은 자필 서명된 각서까지 보내줬다.

하지만 다음날(12일) 확인해보니 약정 기간은 24개월 그대로였다. KT 상담원은 B씨에게 "당월(5월)에는 변경 신청이 불가하고, 6월이 돼야 변경할 수 있다"고 했다.

J과장에게 직접 해명을 듣고 싶어 상담원에게 통화를 요청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B씨는 "J과장이 의도적으로 전화를 피한다는 느낌이 들어 KT 노원지점에 방문해 항의하자, 그때야 통화가 이뤄졌다"며 불만을 내비쳤다.

J과장은 또 계약서대로 수정해놓겠다는 내용을 담아 두 번째 각서를 보내줬다. 그런데 이 약속도 어겼다. "전산 오류로 인해 약정 변경하는 데 시간이 걸립니다. 전산 오류를 고치는 데 얼마나 더 걸릴지 알 수 없습니다."

B씨는 "KT에서 실수를 인정해놓고 온갖 핑계로 약속을 미뤘다"며 "각서를 두 번이나 쓰고도 소비자를 우롱하는 태도에 화가 치민다"고 토로했다.

B씨는 두고 볼 수 없다며 뉴시스에 KT의 이런 횡포 내용을 제보했다.

전산 오류 등을 이유로 약정 변경을 계속 미루던 KT는 취재가 시작되자 바로 태도를 바꿨다. 지난 19일 B씨에게 '12개월 약정'으로 변경됐다는 KT 측의 연락이 왔다.

결국 '달걀로 바위 치기' 정도로 여겨지던 개인과 대기업 간 싸움이 마침내 한 달 만에 끝을 맺게 됐다.

ssj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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