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 내린 샤넬 '완판'행렬 품귀현상..웨이팅서비스도 없애(종합)

김현정 입력 2015. 5. 22. 15:10 수정 2015. 5. 22.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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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 완판행렬…대기자 몰리자 웨이팅서비스도 없애구매고객 연령대 낮아지면서 운동화·에스파듀도 인기해외 고가 브랜드 고전 속 "마케팅 신의 한수"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럭셔리 브랜드 샤넬의 몸값이 가격인하 이후 오히려 뛰고 있다. 가격인하 품목을 중심으로 완판 행렬이 이어지면서 국내에서는 제품을 구하기조차 어려워졌다. 글로벌 명품 브랜드들이 고전하고 있는 상황에서 샤넬의 최근 가격조정은 고도의 마케팅 전략이었다는 얘기도 나온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샤넬이 지난 3월 가격을 인하한 클래식, 빈티지, 보이 등 일부 핸드백과 지갑, 클러치 등은 국내 매장에서 대부분 완판 상태다.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릴 수도 없다. 가격인하 이후 수요가 급증하고 대기자가 많아지면서 샤넬 측이 인기제품에 대해 종전에 제공하던 '웨이팅서비스'를 없앴기 때문이다. 웨이팅서비스는 원하는 제품이 품절됐을 경우 예약을 걸어두고 재고가 확보되면 순서대로 제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다. 제품의 입고 여부는 소비자가 직접 주기적으로 매장에 방문하거나 전화해 확인해야만 알 수 있다. 가격은 인하했지만, 결과적으로 샤넬의 몸값은 오히려 치솟고 있는 셈이다.

최근 가격이 인하된 핸드백이나 지갑 등 제품 대부분은 앞자리가 바뀌었다. 클래식 미디엄은 643만원에서 538만원, 점보는 715만원에서 600만원으로 각각 내렸다. 미니의 경우 기존 393만원에서 315만원으로 인하돼 가격 장벽이 낮아지면서 가장 먼저 품절된 제품 중 하나다. 80만원대의 클래식 클러치나 30만원대 카드지갑 등 100만원 미만 제품들은 입고되자마자 팔리는 품귀 아이템이 됐다.

이번 가격인하에서 제외됐던 운동화나 에스파듀 제품 역시 덩달아 인기를 얻고 있다. 샤넬의 구입고객 연령층이 낮아진데다가, 핸드백이나 지갑 대신 가격대가 낮은 신발로 눈을 돌리는 고객들이 늘면서다. 샤넬 관계자는 "60만~110만원대인 운동화나 에스파듀는 큰 부담없이 샤넬 브랜드를 소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찾는 고객이 많다"면서 "인기 모델은 오래 기다려도 구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최근 가격조정이 '신의 한수'의 마케팅 전략이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대부분의 명품 브랜드들이 최근 국내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는 가운데, 샤넬의 인기는 오히려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제출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루이비통모에헤네시그룹(LVMH) 소속 펜디코리아는 지난해 9억원 규모의 적자를 냈다. 2007년 이후 7년만이다. 프라다코리아는 매출은 소폭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6.4% 줄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샤넬은 여성들이 가장 선호하는 브랜드이지만, 가격대가 높아 쉽게 구매할 수 없었다"면서 "브랜드 이미지는 훼손시키지 않는 선에서 가격을 인하해 오히려 매출에 큰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명품 편집숍 관계자는 "샤넬이 가격인하로 '합리성'을 갖췄다고 생각하는 고객들이 많다"면서 "사치품이라는 부정적 인식을 어느 정도 덜어내는 데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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