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F4] ① 외국인 선수가 100%를 발휘하는 비결

풋볼리스트 2015. 5. 22.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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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최근까지도 몇몇 감독은 'K리그는 외국인 놀음'이라고 말하곤 했다. 리그를 폄하하는 듯한 시각은 경계해야겠지만, 이 말에 일말이 진실이 담겨 있는 것은 사실이다. 최대 4명에 불과한 외국인 선수를 잘 활용해야 우승으로 가는 마지막 퍼즐을 맞출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시즌 전북현대는 그 단적인 예다.전북이 K리그 클래식 선두를 질주하는 가장 큰 비결은 외국인 선수 4명의 활약이다. 에두, 에닝요, 레오나르도(이하 레오)를 지난 11경기에 모두 활용했다. 선발이 아니면 교체로라도 넣으며 팀의 중심임을 보여줬다.현재 레오와 에두는 나란히 6골을 넣어 득점 순위 1, 2위를 점령하고 있다. 에닝요는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에서 3골 1도움으로 활약 중이다. 윌킨슨도 부상당한 시기를 빼면 주전으로 뛴다. 외국인 선수의 리그 득점은 팀 득점 중 72%에 달한다. 지난 시즌의 25%에 비하면 세 배 가까이 뛰었다.브라질과 호주에서 온 4인방이 활약하는 첫 번째 이유는 기량이지만, 서로 일으키는 시너지 효과도 적잖은 영향이 있다. 레오는 전북 입단 3년차인 작년 여름이 되어서야 '돈값'을 하기 시작했다. 감독이 요구하는 수비 가담과 조직적 플레이를 비로소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경기에 임하는 태도를 바꾸자 플레이의 질이 달라졌다.전북 외국인 선수들의 정신 자세는 올해 에닝요가 합류하며 바짝 날이 섰다. 에닝요는 2011년 ACL 결승에서 패배한 뒤 화병으로 응급실에 실려갔을 정도로 승부욕이 강하다. 창춘야타이로 이적한지 1년 반 만에 전북으로 돌아온 이유도 "이겨도 그만, 져도 그만인 팀에서 뛰고 싶지 않아서"였다. 최강희 감독은 "자신의 승부욕을 충족시킬 수 있는 팀은 전북뿐이라며 돌아온다고 했을 때, 입에 발린 소리인 줄 알았다. 그런데 와서 하는 걸 보니 아니다. 정말 간절하게 뛴다"고 동의했다.평소 에닝요는 장난이 심하지만 자신의 플레이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설령 승리한 다음날이라도 좀처럼 웃지 않는다. 이럴 때 룸메이트 에두가 분위기를 바꾼다. 5년 만에 K리그로 돌아온 에두는 과거와 달리 푼수 아줌마같은 성격이 됐다. 에닝요가 인상을 구기고 있으면, 에두가 다가가서 그 덩치로 "자기 어제 뭐 맘에 안 들었어?"라며 교태를 부린다. 에닝요가 웃음을 참지 못하는 순간부터 분위기가 풀어진다.

에두와 에닝요는 올해 한 팀에서 뛸 수 있는지 확인해가며 전북에 입단했을 정도로 돈독한 사이다. 겨울 전지훈련부터 붙어 다닌 이들을 동료 선수들은 '에브라더스'라고 부른다. 이들이 티격태격하는 주요 화두는 '숙소에서 누가 더 코를 많이 골고 방귀를 많이 뀌는가'다. 한번은 브라질 선수의 가족들이 다 모인 사이에서 에닝요가 휴대전화를 스피커로 무선 연결했다. 누군가 시원하게 코를 고는 소리가 방 안을 흔들었다. 다들 폭소하는 순간, 특히 에두의 아내인 릴리안 씨가 가장 숨넘어가게 웃었다. "우리 남편 코 고는 소리가 분명하다"는 생생한 증언과 함께였다.에두라고 팀 내에서 줌마미(아줌마같은 성격)만 담당하는 건 아니다. 경기 시작 직전 양 팀 선수들이 두 줄로 나란히 서 있으면, 에두는 상대팀 선수들을 흘끗 보며 과장되게 몸을 푼다. 덩치를 과시하며 기선제압하려는 나름의 습관이다. 잘 아는 선수들이 보기엔 마냥 웃긴 동작이지만 에두로서는 스스로에게 자신감을 불어넣는 방법이다.이들의 합류는 전북의 한 자리를 지키고 있던 레오에게도 좋은 영향을 줬다. 에닝요에게 전담 키커 자리를 내준 레오는 한정된 기회를 살려 벌써 두 번이나 직접 프리킥을 성공시켰다. 심지어 하나는 각도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 차 넣었다. 최 감독은 "에닝요가 온 뒤 레오에게도 좋은 영향을 줬다"며 전체적인 상승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이들이 전북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는 한편, 윌킨슨은 수비수답게 과묵하고 점잖은 성격으로 자리를 지킨다.전북 외국인 선수들은 유독 나이가 많다. 29세 레오를 제외하고 31세 윌킨슨, 34세 에두, 에닝요 모두 서른을 넘겼다. 그러나 게으른 선수는 없다. 이들은 자기 장점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팀 플레이에 대한 주문을 받아들였다. 에두는 이동국과 번갈아 상대 수비형 미드필더를 막으라는 지시를 충실히 따르려 노력한다. 에닝요는 최 감독이 "영원히 그대로일 것 같던 아저씨가 변하더라"라고 할 정도로 수비에 열을 올린다. 전북 외국인 선수들은 지금도 공존을 위해 노력 중이다.사진= 전북현대 제공, 에닝요 인스타그램 캡쳐 풋볼리스트 주요 기사[인포G] 기록으로 드러난 'K리그王' 염기훈…7개 부문 1위[히든트랙] 김두현의 5m 전진, 학범슨이 옳았다[인터뷰] 케빈, "리그 1호골은 전북전에서!"[꽃보다축구] 맨유-뮌헨 레전드 매치, 한국 원정단 모집[심층분석] 메시, 호날두의 발끝에 숨겨진 은밀한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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