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사스' 공포..메르스에 대한 오해와 진실

지연진 2015. 5. 22.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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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국내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환자가 3명으로 늘어나면서 신종 감염병에 우려가 커지고 있다. 첫 메르스 확진 환자가 나온 이후 순식간에 환자 주변인 2명이 감염되는 등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2차 감염'이 확인되면서 공포감이 확산되고 있다.

22일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메르스는 지난 2012년 4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첫 환자가 발생한 이후 현재까지 1142명이 감염된 신종 전염병이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996명이 발생해 가장 많고, 아랍에미리트(UAE) 74명, 요르단 19명, 카타르 11명, 등 중동지역에서 97% 환자가 몰렸다. 이 때문에 '중동 사스'로 불리기도 한다. 하지만 영국에서도 4명이 감염돼 3명이 숨지는 등 유럽 8개국과 아프리카에서도 환자가 발생했고, 아시아에선 필리핀 2명과 말레이시아 1명에서 감염자가 나왔다. 말레이시아 환자는 숨지기도 했다.

메르스는 2~5월 봄철에 환자가 집중됐다. 중동에선 지난해 4월 한달간 400명이 메르스에 감염되기도 했다. 올해의 경우 지난 2월까지 감염자가 급증하다 감소 추세를 보이다 이달들어 소폭 환자가 늘었다.

◆치명적인 전염병인가? =유럽질병통제센터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1142명의 메르스 환자 가운데 465명이 숨진 것으로 추정됐다. 치사율은 40%에 이른다. 2003년 지구촌을 공포로 몰아넣은 '사스'의 치사율이 10% 가량인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높은 편이다. 아직까지 백신이나 치료제도 없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메르스가 처음 발생한지 4년밖에 안지나 관련 정보가 부족한 탓에 불필요한 공포는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치사율의 경우에도 창궐 초반 면역력이 약한 노인층에게서 먼저 발병하면서 사망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다는 지적이다. 대한감염학회 이사장인 김우주 고려대 감염내과 교수는 "60~70대 폐질환과 심장질환자들의 사망률이 높다"면서 "사우디의 경우 메르스 경증환자 등 증상이 없이 바이러스에 노출된 경우도 있어 치사율은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서아프리카 지역에서 대유행한 에볼라 바이러스의 경우에도 초기 치사율은 면역력이 높은 노인과 아동 발생율이 높아 70%에 달했지만, 이후 50%대로 떨어졌다.◆감염 경로 = 현재까지 명확한 감염경로가 밝혀지지 않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환자들이 직간접적으로 중동 지역과 연관이 있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를 다녀온 환자가 많다. 해외 여행이나 업무로 중동지역에 체류하거나 낙타 시장이나 낙타 농장을 방문하는 등 낙타와 접촉한 사례가 많아 감염 매개가 낙타로 꼽힌다.

국내 첫 확진 환자인 60대 남성의 경우에도 지난달 18일부터 지난 3일까지 바레인에 체류했고, 귀국 직전 사우디아라비아와 UAE를 여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에는 전세계적으로 병원내 2차 감염자도 증가하는 추세다. 가족과 의료진 등 환자가 밀접한 접촉이 있는 경우 감염된다. 하지만 공기 감염이 아닌 '비말'이라는 비교적 입자가 큰 침에 의해 감염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김우주 교수는 "중동호흡기 증후군은 비말로 감염되는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공기 중 감염일 경우 이미 전 세계에 퍼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감염력과 치료방법 = 메르스는 전염력을 측정하는 기본재생산지수가 0.6~0.69로 추정된다. 기본재생산지수가 1이면 환자 1명이 다른 사람 1명에게 전염된다는 의미로, 전염력이 비교적 낮다. 다만 병원내 2차 간염의 경우 면연력이 약한 환자로 전염돼 사망률을 끌어올리고 있다. 실제 2013년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4개 병원에 동시에 23명의 환자가 발생해 65%가 사망했는데 대부분(21명)이 중환자실이나 투석실 등 병원 안에서 다른 환자한테 감염된 것으로 밝혀졌다.

국내 3번째 환자의 경우에도 종합병원 2인실 병실에서 첫 확진 환자의 옆 침대에서 5시간 가량을 누워있던 70대 남성이다. 이 환자는 3개의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백신이나 치료제는 없다. 메르스의 대표적인 증상은 발열과 기침, 숨가뿜, 호흡곤란 등 호흡기 증상이다. 설사 등 소화기 증상을 보이는 경우도 있고, 면역기능이 약한 환자들은 폐렴과 신부전이 동반되기도 한다. 치료법은 항생제를 투여하거나 호흡곤란의 경우 산소를 공급하는 등의 대중요법이다. 국내 첫 확진 환자의 경우 호흡곤란을 일으켜 산소 2ℓ 가량을 투여한 뒤 안정됐다고 국가지정 격리병원의 주치의는 전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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