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오픈 프리뷰]'클레이 황제'에 오를 자 누구인가?

박준용 2015. 5. 22.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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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니스코리아= 박준용 기자]'붉은 코트의 향연' 프랑스오픈이 5월 24일부터 프랑스 파리에서 뜨거운 막이 오른다.

시즌 두 번째 그랜드슬램 프랑스오픈은 4대 그랜드슬램 중 유일하게 클레이 코트에서 열리며 올해로 114회째를 맞이한다.

올해 총상금은 지난해보다 약 12% 오른 1천802만8천600유로(약 324억원)이며 남녀 단식 우승 상금은 180만유로(약 21억원)다.

1회전 탈락해도 2만7천유로(약 3천100만원)를 받을 수 있다.

14일간의 대장정을 앞두고 선수들은 물론 전 세계 테니스 팬들도 기대감에 휩싸여 있다.

과연, 머스킷티어 컵(Musketeers Cup, 남자 우승 트로피 명칭)의 주인공은 누가 될 것인가?

올해 대회의 우승후보 '0'순위는 단연 조코비치다. 그는 지난 1월 호주오픈 정상에 오르며 대회 최다 우승(5회)을 차지하는 올 시즌에만 벌써 총 5차례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특히, 현재까지 열린 5개의 ATP투어 마스터스 시리즈 중 불참한 마드리드오픈를 제외하고 4개 대회에서 모두 정상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는데 클레이 코트 대회인 몬테카를로마스터스와 BNL이탈리아에서도 우승을 차지하며 프랑스오픈에서의 전망을 밝게 했다.

몬테카를로마스터스 4강에서는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고 나달(스페인)을 꺾기도 했다.

조코비치는 호주오픈, 윔블던, US오픈에서 모두 우승 경험을 했지만 유독 프랑스오픈과는 인연이 없었다. 특히, '클레이 황제' 라파엘 나달(스페인)과 경기할 때면 고양이 앞의 쥐처럼 쩔쩔맸다.

2005년 프랑스오픈 본선에 데뷔한 조코비치는 기예르모 코리아(아르헨티나)와의 2회전에서 부상으로 기권했고 이듬해에는 나달과의 8강에서 또다시 부상으로 기권했다. 이 때부터 프랑스오픈에서 나달과의 악연이 시작됐다.

2007년과 2008년 2년 연속 4강에 올랐지만 모두 나달에게 무릎을 꿇었고 2012년에는 조 윌프리드 송가(프랑스)와 로저 페더러(스위스) 등 강력한 우승 후보들을 제압하고 결승에 진출했지만 다시 나달에게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다.

2013년에는 4강에서 풀 세트 접전 끝에 또 나달에게 졌다. 지난해에는 결승에 올랐지만 첫 세트를 선취하고도 나달에게 연속 세 세트를 내줘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조코비치는 프랑스오픈에서 42승 10패를 기록하고 있는데 이중 나달에게 패한 것이 6차례나 된다.

2011년 윔블던부터 이듬해 호주오픈 결승까지 3개 연속 그랜드슬램 결승에서 나달을 꺾은 조코비치였지만 프랑스오픈에서 만큼은 나달의 벽을 넘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 조코비치는 프랑스오픈에서 우승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이했다. 최근 나달이 부진을 겪고 있는 것.

프랑스오픈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나달이 기량을 회복할 수 있을 지가 의문이지만 지금 상황으로만 봐서는 조코비치에게 나달의 부진이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만약, 조코비치가 프랑스오픈 정상에 오르면 남자 선수로는 8번째로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게 된다.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스위스)도 빼놓을 수 없는 우승 후보 중 한 명이다. 어느덧 30대 중반을 바라보고 있는 페더러는 전성기 때만큼은 아니지만 여전히 상대를 압도하는 그의 기량은 변함이 없다.

하지만 클레이 코트에서는 들쭉날쭉의 성적을 보이고 있다. 최근에 열린 클레이 코트 시즌 성적도 마찬가지다.

몬테카를로마스터스에서 16강 탈락했지만 이스탄불컵 정상에 오르며 3년만에 클레이 코트 대회 타이틀을 획득했다.

이어서 열린 마드리드오픈 2회전에서 닉 키르기오스(호주)에게 일격을 당한 그는 BNL이탈리아에서는 결승에 올라 준우승을 차지했다.

사실, 페더러도 프랑스오픈에서만큼은 뛰어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그의 앞을 막는 자 역시 항상 나달이었다.

1998년에 프로에 데뷔해 2001년 밀라노 대회에서 자신의 첫 투어 타이틀을 획득한 페더러는 2003년 윔블던 결승에서 마크 필리포시스(호주)를 꺾고 생애 첫 그랜드슬램 우승을 차지했다.

이후 페더러는 그랜드슬램과 투어대회에서 밥 먹듯이 우승하며 세계 테니스를 정복했다. 하지만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기에는 프랑스오픈 타이틀이 필요했다.

2006년 프랑스오픈 결승에 오르며 기회를 잡았지만 나달에게 패했다. 그 해 페더러는 호주오픈, 윔블던, US오픈에서 모두 우승을 했기 때문에 프랑스오픈 정상에 올랐더라면 그랜드슬램을 달성할 수 있었다.

이후 2년 연속 프랑스오픈 결승에 올랐지만 그 때마다 나달에게 가로 막혔다. 2009년 드디어 기회가 왔다. 로빈 소더링(스웨덴)이 16강에서 나달을 꺾고 결승에 오른 것. 소더링은 페더러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페더러는 3세트만에 소더링을 물리치고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과연, 페더러가 2009년에 이어 6년만에 프랑스오픈 우승을 할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진다.

프랑스오픈을 이야기 할 때 라파엘 나달(스페인)을 빼놓고는 말할 수 없다. 그는 호주오픈 1회, 윔블던 2회, US오픈 2회 우승한 것과 달리 프랑스오픈에서만큼은 아무도 넘보지 못할 업적을 쌓았다.

2005년 프랑스오픈 첫 타이틀을 획득한 나달은 2008년까지 4년 연속 정상에 올랐고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연속 우승을 차지하며 최다 연속 우승과 함께 대회 최다 우승(9회)를 기록했다.

나달은 프랑스오픈에서 통산 66승 1패라는 경이로운 성적을 기록하고 있는데 1패는 지난 2009년 16강에서 로빈 소더링(스웨덴)에게 당했다.

나달이 클레이 코트에서 강한 이유는 나달의 플레이와 클레이 코트의 특성이 잘 맞아 떨어지기 때문이다.

클레이 코트는 다른 코트보다 바운드가 높고 속도가 느리다.

나달의 가장 큰 장점은 빠른 발과 뛰어난 코트 커버 능력인데 나달은 느린 클레이 코트에서 자신의 빠른 풋워크를 이용해 거의 모든 공을 커버한다.

하지만 최근 클레이 코트 시즌에서 그는 '클레이 황제'라는 별명답지 않게 초라한 성적을 냈다.

몬테카를로마스터스 4강에서 조코비치에게 패했고 바르셀로나오픈 16강에서 파비오 포그니니(이탈리아)에게 일격을 당했다.

마드리드마스터스에서는 결승까지 올랐지만 앤디 머레이(영국)에게 졌고 로마마스터스에서는 스타니슬라스 바브린카(스위스)에게 8강에서 무릎을 꿇었다. 세계랭킹도 7위로 떨어졌다.

극심한 부진을 겪고 있는 나달이 자신의 텃밭인 프랑스오픈에서 부활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앤디 머레이(영국)는 프랑스오픈 최고성적이 4강일 정도로 4대 그랜드슬램 중 프랑스에서만 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호주오픈에서는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지만 준우승만 네 차례, 윔블던과 US오픈에서는 각각 한 차례씩 정상에 오른바 있다.

하지만 머레이가 클레이 코트 시즌에서 보여준 모습이 예사롭지 않았다.

지난 4월 10년 사귄 여자친구 킴 시어스와 결혼한 그는 BMW오픈에서 정상에 오르며 자신의 첫 클레이 코트 타이틀을 획득했고 이어서 열린 마드리드오픈 결승에서 나달을 꺾고 정상에 올랐다. 지난 1월 호주오픈에서도 결승에 올라 준우승을 차지한 머레이는 시즌 초 6위였던 세계랭킹이 현재 3위를 기록하며 빅4에 복귀했다.

지금의 상승세라면 머레이도 우승에 충분히 도전할 만 하다.

만약 머레이가 정상에 오르면 1935년 프레드 페리 이후 영국 남자 선수로는 80년만에 프랑스오픈 타이틀을 획득하게 된다.

아시아 테니스의 자존심 니시코리 케이(일본)의 활약도 기대된다. 올 시즌을 5위로 시작한 니시코리는 호주오픈 8강, 멤피스오픈 우승 등으로 지난 3월 역대 아시아 남자 선수로는 가장 높은 세계 4위에 올랐다.

5월에 열린 클레이 코트 대회 바르셀로나오픈에서는 우승을 차지하며 2연패를 달성했다. 지난해 US오픈에서는 아시아 남자 선수 최초로 그랜드슬램 결승에 오르기도 했다.

비록 준우승을 차지했지만 작은 신장에도 불구하고 그는 아시아 선수들에게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전달했다.

프랑스오픈을 앞두고 니시코리는 그 어느 때보다 자신감에 차 있다.

그의 코치 중국계 미국인 마이클 창이 1989년 역대 최연소로 프랑스오픈에서 우승을 한 경험이 있어 니시코리에게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니시코리는 마드리드오픈과 BNL이탈리아에서 각각 4강과 8강에 오르며 클레이 코트 적응을 완전히 마쳤다.

한창 무르익은 기량을 뽐내고 있는 니시코리가 스승의 뒤를 이어 머스킷티어 컵을 들어 올릴 수 있을지 지켜보자.

5월 18일 세계 4위에 오르며 자신의 최고 랭킹을 수립한 토마스 베르디흐(체코)가 프랑스오픈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베르디흐는 몬테카를로마스터스 준우승, 마드리드오픈 4강, BNL이탈리아 8강 등 클레이 코트 대회에서 꾸준한 성적을 냈다.

또 지난 2010년 프랑스오픈 4강에 오른 경험이 있어 그 때보다 기량이 한 층 성숙해진 베르디흐에게 이번 프랑스오픈 정상은 결코 못 오를 산은 아닐 것이다.

이밖에 전통적으로 클레이 코트에서 강한 스페인 군단 다비드 페러, 펠리치아노 로페즈, 토미 로브레도 등의 활약도 기대된다.

글= 박준용 기자, 그래픽= 박현화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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