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상문의 반성' 임지섭, 2군부터 정복해라

2015. 5. 22.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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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윤세호 기자] "내가 잘못했다."

LG 트윈스 양상문 감독이 '임지섭 프로젝트 중단'을 선언했다. 양 감독은 지난 21일 목동 넥센전을 앞두고 전날 1⅓이닝 6볼넷 4실점으로 고전한 임지섭을 1군 엔트리서 제외했다.

양 감독은 "지섭이가 볼넷을 하는 것은 예상했었다. 하지만 5회 정도는 버텨줘야 하는데 그게 안 되고 있다. 우리 팀이 선수 한 명만을 위한 팀이 돼서는 안 된다"면서 "올해를 앞두고 지섭이에 대해 계획했던 것들은 원상태로 돌리기로 했다. 앞으로 지섭이는 2군 경기를 통해 초심으로 돌아가게 하려고 한다. 2군에서 정상적으로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할 것이다"고 밝혔다.

양 감독은 올해로 프로 2년차를 맞이하는 임지섭을 10년 에이스로 보고 있다. 타고난 신체조건과 막강한 구위를 지닌 좌완투수인 만큼, 향후 임지섭이 KBO리그를 정복할 것으로 믿는다. 실제로 임지섭은 올 시즌 1군 무대서 피안타율 1할7푼6리를 기록했다. 150km를 넘나드는 패스트볼과 각도 큰 포크볼과 슬라이더로 상대 타자를 압도했다.

하지만 임지섭은 좀처럼 제구문제에서 탈출하지 못하고 있다. 올 시즌 31⅔이닝 동안 36개의 볼넷을 범할 정도로 제구가 엉망이다. 볼카운트 3B0S에서 스트라이크존 한 가운데에 넣는 것도 애를 먹는다. 제구를 잡기 위해 지난해 투구폼을 뜯어고쳤고, 한층 간결한 자세로 던지고 있으나, 원하는 로케이션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양 감독은 임지섭이 경험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 판단했다. 완벽하지는 않아도 조금씩 볼넷을 줄여가면서 2017시즌에는 LG의 에이스가 될 수 있다고 봤다.

양 감독은 지난 19일 임지섭의 선발 등판을 하루 앞두고 "올 시즌 지섭이의 목표는 볼넷을 줄이는 것이다. 올 시즌 5이닝 기준으로 볼넷 4, 5개를 범하고 있는데 앞으로 1, 2개만 줄여나가면 목표 달성이다. 그리고 내년에는 제구를 잡게 하고 싶다. 원하는 대로 로케이션을 형성하기를 바란다. 그렇게 된다면 후년에는 두 자릿수 승을 할 수 있는 에이스가 될 것이다"고 청사진을 그렸다.

덧붙여 양 감독은 "우리 팀은 앞으로 적어도 3, 4년은 10승 선발투수 4명은 보유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선발투수 5명이 모두 10승 투수가 된다면, 정규리그 1위 혹은 2위는 차지할 수 있다"며 임지섭이 에이스로 올라서는 순간, LG가 선발왕국을 이룰 것이라 전망했다.

그런데 결국 양 감독은 "내가 잘못했다. 내가 완성되지 않은 선수에게 욕심을 부린 것 같다"며 임지섭 프로젝트 실패를 인정했다. 임지섭은 최근 4경기 모두 5이닝도 소화하지 못하며 조기강판 당했고, 임지섭의 선발 등판은 곧 불펜진의 과부하로 이어졌다.

LG에 임지섭을 대체할 선발투수가 없는 것도 아니었다. 이미 장진용과 임정우가 류제국과 우규민의 시즌 초반 공백을 어느 정도 메웠다. 장진용과 임정우도 퀄리티스타트를 장담하기는 힘들지만, 임지섭처럼 볼넷남발로 자멸하지는 않는다. 선발 등판마다 4, 5회까지는 경기흐름을 팽팽하게 유지했다. 양 감독은 임지섭이 빠진 5선발 자리에 대해 "진용이를 생각하고 있다. 정우는 불펜에 있는 게 팀 전체적으로는 가치가 있다고 봤다"며 다음 주부터 장진용이 선발진에 합류할 것을 암시했다.

물론 임지섭에게는 많은 시간이 남아있다. 아직 임지섭은 만 스무 살도 되지 않았다. 대부분의 2년차 신예선수들과 마찬가지로, 2군에서 훈련하고 퓨처스리그에서 뛰면 된다. 불펜투구시 임지섭은 기가 막힐 정도로 스트라이크존 아래쪽으로 로케이션을 유지한다. 이 모습을 퓨처스리그에서 그대로 보여주면 되는 것이다. 부담 없이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하고, 잘 되는 부분과 안 되는 부분을 모두 기억하면서 올 한 해를 보낼 필요가 있다. 2군부터 정복한 후 1군에 올라와도 전혀 늦지 않다. 임지섭의 통산 퓨처스리그 등판 기록은 8경기 25⅓이닝이 전부다.

drjose7@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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