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준의 Weekend 스토리] 기영옥 단장, '기성용과 이승우'..그리고 유소년

권영준 2015. 5. 22.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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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준 기자〕 "사람들이 나보고 미친놈이라고 했다. 그렇게 (기)성용이는 프리미어리거가 됐다."

한국을 대표하는 축구 선수를 꼽자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선수 중 하나가 바로 기성용(26)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스완지시티의 핵심 미드필더로 활약하고 있는 기성용은 올 시즌 8골을 터트리며 EPL 아시아 선수 최다골 기록을 새로 썼다. 대표팀에서도 '대체 불가' 자원이다. 유럽에서도 각광받는 '미들라이커(미드필더+스트라이커)'로 차기 행보에 유럽 이적 시장이 움직이고 있다. 이러한 그의 성장 뒤에는 바로 부친인 기영옥 광주광역시 축구협회장 겸 광주FC 단장이 있었다. 스포츠월드가 기영옥 단장을 만나 기성용의 어린 시절과 최근 한국 축구를 흔들고 있는 이승우, 그리고 유소년 정책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기성용 호주 유학 보내고 '미친놈' 소리 들었다

기성용은 흔히 브라질 또는 유럽 유학을 가는 유소년 선수들과는 달리 호주로 떠났다. 호주와 축구 유학은 생소한 조합이다. 기 단장은 한 마디로 정리했다. "축구 때문에 보낸 것이 아니다. 공부하면서 영어 배우라고 보냈다"고 전했다. 그는 "당시 성용이가 차범근상(2000년 13회 수상자)도 받고 두각을 나타냈다. 하지만 나는 공부가 더 중요했다"며 "그 당시에는 파격적이었다. 사람들이 축구 잘하고 있는 성용이를 공부로 유학을 보낸다고 하니 '미친놈'이라고 했다.

궁금했다. 축구 선수를 꿈꾸는 학생이 왜 축구보다 공부를 더 중시해야 하는지. 그는 "수영이나 자전거를 떠올려보자. 어린 나이에 한 번 습득하며 평생 이어진다. 축구도 마찬가지다. 어린 시절 기본기만 잘 닦아 놓으면 충분하다"고 설명하면서 "기본기는 몸이 유연한 어린 시절에 최대한 많이 습득해야 한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체력 훈련에 집중한다. 그러면 안 된다. 공을 가지고 개인 기술을 습득하는데 시간을 투자해야한다. 이는 학업과 병행하면서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나는 광양제철고 감독이었다. 전남의 유스 산하 팀이었는데, 여기에 광양제철남초등학교가 있다. 그런데 나는 성용이를 라이벌인 순천중앙초등학교에 입학시켰다. 방과 후에 축구를 하는 유일한 학교였다"고 회상했다. 이러한 뒷바라지 덕분에 영어를 익힌 기성용은 스코틀랜드를 거쳐 잉글랜드 무대로 진출하며 빠른 적응으로 연착륙할 수 있었다.

▲기성용부터 이승우까지 '개성 만점 선수'를 바라보는 관점.

최근 이승우가 한국 축구에 거센 바람을 일으켰다. 한국을 이끌 기대주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반면, 광고판을 걷어차는 등 튀는 행동을 보였다. 기 단장은 "(기)성용이도 마찬가지고, 이승우 역시 사춘기를 외국에서 보냈다. 외국 문화가 자연스럽게 몸에 베었다"며 "과거에는 감독 앞에서 고개만 들어도 '싸가지 없다'고 했다. 지금은 시대가 변했다. 지도자도 바라보는 사람도 변화를 받아드려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기)성용이도 처음 잉글랜드 가서 감독과 대면했다. 감독한테 '경기에 뛰게 해준다고 영입했는데, 왜 벤치에 앉혀두나"고 직언했다고 하더라. 사실 유럽에서 이런 일은 비일비재하다. 대드는 것이 아니라 대화를 시도하는 것이고, 그것이 문화"라고 설명했다. 이승우에 대해서도 "분명 가진 능력이 풍부한 선수다. 다만 성장할 수 있도록 묵묵히 지켜봐야 한다. 어린 나이에 얼마나 부담감이 크겠느냐"고 전했다.

young0708@sportsworldi.com / 사진 = KFA 제공 ▶어제 뭐 봤니?▶HOT포토▶헉!이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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