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구자욱, 꿈의 그라운드를 마음껏 누비다
[일간스포츠 이형석] 지난해 11월 18일 KBO리그 시상식. 삼성 구자욱(22)은 퓨처스리그 남부리그 타격왕을 수상했다. 그는 조각같은 얼굴, 수려한 외모로 더 화제를 불러 모았다. 이후 구자욱은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에서 타율 0.474을 기록했다. 이 때까지만 해도 그의 1군 무대 적응에 반신반의 하는 분위기였다. 단 한 가지, '야구만 잘 하면 스타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이 많았다.
그렇다면 지금까지는 어떨까? 구자욱은 21일까지 총 41경기에 나와 타율 0.289(149타수 43안타) 6홈런 22타점을 기록 중이다. 기대 이상의 활약이다. 게다가 주전 부상 공백으로 1루수, 우익수, 중견수, 3루수까지 네 개의 포지션에서 두루 경험을 쌓고 있다. 특히 21일 두산전에서는 역대 첫 번째 팀 통산 4000홈런 기록을 작성하는 소중한 시즌 6호 홈런을 뽑아냈다.
그는 어릴 적 대구구장 화장실 앞에서 친구들과 캐치볼을 하곤 했다. 또 2군과 군 복무 시절에는 대구구장 3루 관중석에서 야구를 지켜보며 꿈을 키워갔다. 그랬던 구자욱이 뜨거운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꿈을 펼쳐나가고 있다.
구자욱 어릴 적 증명사진. 사진=삼성 제공
◇구자욱의 성장기
-야구는 언제부터 시작했나요.
"세 살 터울 형이 축구를 했어요. 부모님에게 축구를 시켜달라고 졸라댔었죠. 아버지께서 축구엔 소질이 없어 보여 골프채를 쥐어주셨는데, 취미 삼아 야구도 시켜주셨어요. 그게 초등학교 3학년 때였는데 이후 야구에 푹 빠졌습니다."
-본리초·경복중·대구고를 나온 지역 토박이네요.
"그래서 푸른색 유니폼을 입길 원했어요. 어릴 적 친구들과 대구구장을 자주 놀러갔어요. 외야 관중석 앞 화장실에서 캐치볼도 하구요. 그땐 임창용 선배님의 투구폼이 멋져 보여 막 따라하곤 했어요.(웃음)"
-대구구장에서 뛰는 감회가 남다를 것 같네요.
"당연하죠(웃음). 2012년 입단 후 2군, 상무 복무 시절에도 대구구장을 찾아 3루 관중석에서 지켜봤어요. 한 5번은 왔던 거 같아요. 그땐 '내가 과연 저기서 뛸 수 있을까'라는 생각했었는데…. 그래서인지 관중의 함성소리를 들으면 설렙니다."
-입단 후 1년 만에 입대했어요.
"솔직히 1년 정도 더 프로 생활을 해보고 입대하고 싶었어요. 그러나 지금 생각하면 상무에 간 건 최고의 선택이었어요. 상무의 박치왕 감독님과 이영수 코치님이 실력 뿐 아니라 정신적인 성장을 도와주셨습니다. 2년이라는 시간이 정말 큰 의미로 남는 것 같아요."
◇구자욱의 빠른 1군 적응기
-스프링캠프부터 많은 기대를 받았죠.
"감독님의 배려로 캠프와 시범경기에 많이 출전한 게 지금 큰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개막전부터 선발 출장, 1군 데뷔전서 안타를 기록했어요.
"그때는 '이제 시작이다'라고 생각했어요. 저도 모르게 기쁨으로 주먹을 꽉 쥐었어요. '나도 할 수 있다'라는 자신감을 갖었어요. 덕분에 꽉 막힌 긴장감이 씻겨 내려가는 것 같았어요. 첫 안타가 빨리 나와야 여유있게 할 수 있을 것 같더라고요."
-4월 초 14타석 연속 무안타 때는 어땠나요.
"아쉬운 경기가 많았죠. 좋은 타구로 연결할 수 있는 공이 많았는데 힘이 좀 들어갔어요. 컨디션은 괜찮았는데, 제가 해결을 못했어요."
-신예의 공통 문제인 변화구 대처 능력이 다소 떨어져 보이네요.
"조금씩 자신감을 찾고 있습니다. 힘으로 된다는 생각을 약간 없앴어요. 김한수 타격 코치님의 지도로 타구 방향과 질이 점점 좋아지고 있습니다. 밀어치고 공 오는 대로 치고. 연습 때 아무리 홈런 쳐 봤자 아무런 소용이 없는 것 같더라고요. 타이밍을 맞추는 부분에서도 변화를 줬습니다."
-코칭스태프의 공통적인 평가가 야구 열정을 높다고 합니다.
"긴장하지 않고 최대한 재밌게 즐기겠다는 마음가짐 뿐입니다.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하던대로 하려고 해요. 못하면 운명이고.(웃음)"
◇구자욱의 미래
-류중일 감독은 잘 생긴 외모 덕에 걱정도 많아요.
"주변에서도 잘 놀 거라고 많이 생각하더라고요. 그런데 야구 밖에 몰라요. 야구장과 집만 왔다갔다 합니다(웃음). 외모로 관심 받는 게 조금은 불편해요."
-1루수·우익수·중견수·3루수까지 벌써 4개의 포지션을 뛰었어요.
"운이 좋은 것 같습니다. 감독님께서 좀 더 기회를 주신 것 같고."
-어느 포지션이 가장 편하나요.
"외야가 좀 더 편한 건 같아요. 외야가 제 자리인 것 같습니다. 원래 아마 시절 3루수를 봤지만 상무에선 우익수와 좌익수를 봤거든요. 1루수는 채태인 선배의 부상으로 출전한 것 같습니다. 그래도 1루보다는 외야가 덜 불안하지 않아요? 최근 3루수로 나갔을 때는 타구가 왔으면 하고 기다리긴 했어요."
-신장에 비해 체중이 적어 보입니다.
"1~2㎏씩 왔다갔다 합니다. 음식을 안 먹으면 끝도 없이 빠져요. 먹는 양은 다른 선수들보다 더 많은데 유지될 뿐입니다. 몸 관리의 중요성을 알고 있기 때문에 매일 일찍 나와서 웨이트를 하고 있습니다. 체력적으로 안 힘들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아직은 괜찮습니다."
-1군 무대를 밟은 지 50여일이 지났는데. 되돌아보면.
"나올 때 마다 재미있습니다. 매번 뛰고 싶고. 다만 타율 0.330은 치고 있어야 하는데 개인적으로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전체적으로 수비, 타격 모두 아쉬운 점이 많았던 것 같아요."
-앞으로의 꿈이 있다면.
"실력으로 보여주는 선수가 되고 싶습니다. 외모를 떠나서 실력으로 인정받는, 또 팀이 많이 이겼으면 좋겠어요. 승리의 아이콘이 돼야 합니다.(웃음)"
대구=이형석 기자 lee.hyeongseok@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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