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승세의 기로에서 만난 '벗', 서로를 겨누다

(베스트 일레븐)

얄궂은 운명이다. 나란히 상승세를 타고 있는 두 '벗'이 기로에서 만났다. 상대를 넘어야 상승세를 계속 이어갈 수 있다. 김도훈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과 조성환 제주 유나이티드 감독이다. 동갑내기 친구지만 이번 대결에서만큼은 양보할 수 없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9일 오후 4시 인천 축구전용구장서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5 10라운드 인천-제주전이 열린다. 두 팀 모두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기 때문에 더욱 관심이 가는 매치 업이다.

인천은 드디어 리그 무승의 고리를 끊었다. 인천은 지난 4월 29일 열린 FA컵 32강 부천 FC 1995전서 2-0으로 시원한 승리를 거둬 시즌 첫 승을 신고한 데 이어 3일 최하위 대전 시티즌을 상대로 2-1로 승리하며 리그 첫 승을 거두는 데 성공했다. 지난 시즌부터 이어져 오던 15경기 연속 무승(10무 5패)의 고리를 끊는 귀중한 승전보였다. 골 득실 차로 FC 서울을 제치고 9위로 올라선 인천은 내친 김에 8위 성남 FC, 7위 광주 FC까지 제쳐보겠다는 자세다.

제주는 상위권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4월 26일 성남을 상대로 1-1로 아쉬운 무승부를 거둔 제주는 5일 열린 울산 현대전서 2-1로 극적 역전승을 거두며 2위로 올라섰다. 아직 선두 전북 현대와 차이는 크지만, 함께 2위 그룹을 형성하고 있는 울산·수원 삼성·포항 스틸러스 등을 따돌릴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인천전이 매우 중요한 제주다.

양 팀 사령탑들은 이렇듯 중요한 기로에서 하필 두 팀이 마주치게 됐다는 점이 원망스러울지 모르겠다. 김 감독과 조 감독이 1970년생 동갑내기 친구기 때문이다.

이들 둘과 노상래 전남 드래곤즈 감독까지 세 명의 동갑내기 친구들은 이번 시즌 K리그 클래식 사령탑으로 데뷔하며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지난 4월 5일에는 김 감독과 노 감독이 맞대결을 펼쳐 노 감독이 승리를 거두기도 했다. 한 번 친구에게 패배의 맛을 본 김 감독은 이번 대결서 더욱 승리를 놓치고 싶지 않을 것이다.

이번 대결서는 이들 동갑내기 친구 감독의 지략 대결 외에 상승세를 타고 있는 선수들 간 대결도 눈에 띈다. 인천은 드디어 첫 골을 터뜨린 케빈의 활약에 기대를 걸고 있다. 케빈은 부천전서 시즌 마수걸이 골을 터뜨리며 드디어 골 갈증을 해갈했다. 대전전서 경고 누적으로 휴식을 취한 케빈이 제주전서 다시 부천전서 본 '골맛'을 다시 볼 수 있을지 기대가 크다.

제주는 단연 강수일과 윤빛가람이다. 지난 울산전서 나란히 골맛을 보며 팀의 역전승을 이끈 둘은 최근 놀라운 폼을 보이며 제주 공격을 이끌고 있다. 강수일은 지난 시즌 포항 임대 후 선수로서 한 단계 성장한 모습을 보이고 있고, 윤빛가람은 과거 최고 유망주 미드필더로 각광받던 시절 보이던 패싱력과 경기 조율 능력을 재현하고 있다.

상승세를 타고 있는 팀과 선수, 그리고 친구 사이인 두 감독의 스토리가 얽혀 더욱 흥미로운 인천-제주전. 과연 두 팀 간 대결서 승리를 거두는 쪽은 어디가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 인천 vs 제주 관전 포인트

- 2015년 5월 9일 16:00 인천 축구전용구장- 인천CJ(생), (네이버, 다음, 아프리카)

- 인천 주요 기록최근 15경기 무승(10무 5패) 후 지난 대전전 승최근 홈 10경기 무승(8무 2패)최근 홈 5경기 연속 무승부 최근 홈 3경기 연속 1-1

- 제주 주요 기록최근 2경기 연속 무패(1승 1무)2015시즌 원정경기 무승(2무 2패)최근 원정 4경기에서 매 경기 1실점

- 통산 상대 전적인천 최근 대 제주전 10경기 연속 무승 후 지난 제주(2014년 9월 27일)전 2-0 승인천 최근 대 제주전 홈 11경기 연속 무승(8무 3패)인천 역대 통산 대 제주전 30경기 8승 13무 9패

- 2014년도 상대 전적4월 20일: 제주 1-0 인천8월 24일: 인천 0-0 제주9월 27일: 제주 0-2 인천

글=김정희 기자(kimjh07@soccerbest11.co.kr)사진=베스트 일레븐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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