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충원의 유구다언] 이동국은 할 말을 했다

입력 2015. 5. 7. 06:00 수정 2015. 5. 7.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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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우충원 기자] 전파낭비 표현이 그렇게 문제일까?

전북 현대 공격수 이동국(36)은 지난 5일 자신의 SNS에 "어린이날 축구 보고 싶은 어린이들은 어떡하라고"라는 글과 함께 여러장의 사진을 올렸다. 이동국이 게재한 사진은 야구 중계 방송을 캡쳐한 것. 그는 공휴일에 케이블 스포츠 방송국에서 중복 중계하는 것에 대한 아쉬움을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야구팬들의 불만이라는 제호의 기사가 나왔다. 야구팬들이 "전파낭비"라는 의견에 동조하지 않고 분노를 표출했다는 이야기다. 축구 중계 시청률이 저조한데 중계 안하는 걸 외부 요인이라고만 볼 수 있겠느냐는 이야기도 나왔다.

일단 이동국의 의견에 찬성한다. 야구가 분명 인기가 있고 방송국 입장도 충분히 이해하지만 축구 담당기자로 아쉬움은 분명 크다.

다른 모든 문제를 차치하더라도 5일 야구중계는 중복 중계가 많았다. 방송국의 입장은 당연하다. 냉정하게 판단하면 분명 야구중계가 방송국에 더 이득인 것은 분명하다. 시청률을 차치하고 여러가지 이유를 살펴 보더라도 축구 중계에 비해 야구 중계가 방송국에서는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더욱이 이날 중계를 한 곳은 프로야구에서도 말 그대로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구단이다. 인기가 있고 시청률을 높이며 광고 효과까지 높일 수 있는 곳이라면 중계는 당연하다.

다만 이동국은 축구인의 입장에서 이야기 한 것이다. K리그에 속한 모든 이들이 안간힘을 쏟고 있지만 여전히 중계 비중이 높지 않은 상황이라면 자조적인 이야기를 할 수 있다.

비록 프로축구의 인기가 조금씩 높아져 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속을 들여다 보면 그렇지 않다. 올 시즌 초반 스폰서를 구하는데 프로축구연맹은 꽤나 힘겨웠다. 가뜩이나 경제 사정이 좋지 않아 전반적인 씀씀이가 줄어든 상황에서 프로축구가 살아 남는 것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물론 연맹만의 문제는 아니다. K리그 최고 인기 구단들이 관중석을 줄이는 모습은 분명 다른 사정이 있을 수 있다. 물론 전북처럼 3만명이 넘는 관중이 경기장을 찾아 오는 경우도 있었지만 올 시즌 흥행 대박은 나타나지 않았다. 그럼에도 관심이 줄어든 경우도 있다. 해외 취재에 대해 귀찮음을 나타낸 구단도 있고 굳이 오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의 이야기를 한 곳도 있다.

최근 K리그 중계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1부리그인 클래식 뿐만 아니라 챌린지도 중계가 이뤄진다. 그리고 여자축구도 꾸준히 중계가 이뤄지고 있다. 또 한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지켜보기 위해 중국 뿐만 아니라 아랍권 TV를 찾기도 했던 경험을 비춰본다면 좋아진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K리그 중계가 비단 야구 뿐만 아니라 해외축구에 비해서도 덜 관심 받는 것이 냉정한 현실이다. EPL의 비인기 구단의 중계도 이뤄지고 있지만 K리그의 중계는 원하는 것처럼 보기 힘들다.

이번 일을 계기로 프로축구연맹과 축구는 분명 고민과 노력을 더해야 한다. 선수가 직접 말이 나올 정도라면 축구팬들의 불만은 더욱 크다.

야구와 축구, 축구와 야구의 편가르기가 아니다. 다만 이번 이야기는 분명 귀를 기울여도 될 이야기다. 축구인으로 이동국은 할 말을 했다.

10bird@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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