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규의 도천지장법] 바르사-B.뮌헨, 같은 색깔 다른 느낌

김민규 2015. 5. 6.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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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스포츠 김민규] 축구는 전쟁이다.

'축구란 무엇인가'를 쓴 크리스토프 바우젠바인(66)은 축구를 전쟁으로 표현했다. 근대화 이전과 달리 오늘 날에는 스포츠가 전쟁을 대신한다. 축구는 전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보급돼 있다. 축구 한 경기는 단순한 놀이가 아니다. 도시나 국가의 자존심 대결을 상징한다. 오늘날의 전쟁인 것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전쟁의 기술을 가장 잘 정리한 책을 '손자병법'으로 꼽는다. 손자병법의 첫 번째 장인 시계편(始計篇)에는 전쟁의 승패를 결정 짓는 다섯 가지 요소, 오사(五事)가 나온다. 도천지장법(道天地將法). 도는 전쟁의 도의, 대의명분을 뜻한다. 천은 하늘의 기상, 지는 지리적 조건, 장은 장군의 역량, 법은 조직과 규율을 뜻한다.

[김민규의 도천지장법]에서는 손자병법의 오사를 축구로 재해석한 프리뷰를 다룬다.

똑같은 색깔의 두 팀이 만났다. 그러나 느낌이 180도 다르다.

바르셀로나(스페인)와 바이에른 뮌헨(독일)이 7일(한국시간) 스페인 캄프누에서 2014-2015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을 갖는다. 2008년부터 2012년까지 바르셀로나(이하 바르사)를 이끌었던 호셉 과르디올라(44) 감독이 바이에른 뮌헨을 이끌고 돌아왔다. 2013년 7월부터 바이에른 뮌헨을 이끄는 과르디올라 감독은 팀에 바르사 방식의 축구를 이식했다. 바이에른 뮌헨은 바르사보다 더 티키타카(탁구를 치듯 패스를 주고 받는 다는 뜻)에 능하다는 평가까지 받았다.

색깔은 같지만 두 팀이 처한 상황은 완전히 다르다. 바르사는 승승장구하고 있고 바이에른 뮌헨은 부상자가 많아 시름하고 있다. 딱 2년 전 바르사와 바이에른 뮌헨이 4강에서 만났을 때와 정반대 상황이다. 당시 유프 하인케스 감독이 이끌던 바이에른 뮌헨은 바르사를 완파하고 결승에 올랐고 우승컵까지 들어올렸다. 복수를 꿈꾸는 바르사가 옛 스승을 기다리고 있다.

도(道)='대의명분'. 축구로 해석=목표와 비전

바르사는 트레블(3관왕)이란 목표가 또렷하게 남아있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는 레알 마드리드를 따돌리고 승점 2점 차 선두를 유지 중이다. 코파 델 레이(스페인 국왕컵)에서는 결승에 올라 있다. 정점인 UEFA 챔피언스리그 정상을 위해서는 바이에른 뮌헨을 꼭 넘어야 한다. 여기에 상대 감독이 과르디올라. 재계약을 뿌리치고 떠난 그를 후회하게 만들 필요도 있다. 또 하나. 2년 전, 1·2차전 합산 0-7 참패를 안긴 복수도 해야 한다.

바이에른 뮌헨은 우승 컵 하나에 만족하면 안 되는 팀이다. 이미 분데스리가에서는 우승컵을 확보했다. '당연하다'는 반응이다. 2관왕 이상이 필요한데, 독일축구협회(DFB) 포칼에서는 도르트문트에 패하며 결승 진출에 좌절했다. UEFA 챔피언스리그는 근사한 성과물이다. 특히 4강에서 리오넬 메시(28)가 버티고 있는 바르사를 꺾고 올라간다면 금상첨화다.

천(天)=하늘의 기상. 축구로 해석=외부환경, 흐름

바르사는 승승장구 하고 있다. 지난 1월 5일 후반기 첫 경기에서 레알 소시에다드에 패한 뒤 불화설이 나온 뒤 딱 한 차례 졌다. 무려 26승 1무 1패. 승률이 무려 94.6%에 이른다. 최근 5경기에서는 20골을 넣고 무실점을 기록 중이다. 컴퓨터 게임에나 나올 만한 기록을 실제 축구에서 보여주고 있다. 최근 5경기 상대가 약한 것도 아니다. 파리생제르망(PSG)과 발렌시아가 포함돼 있다.

바이에른 뮌헨은 주춤하다. DFB 포칼에서 도르트문트에 승부차기 끝에 패했다. 레버쿠젠과 리그 경기에서도 0-2로 완패했다. 우승을 확정 지은 상황이라지만 무기력하게 패했다. 뮌헨 역시 후반기 첫 경기를 볼프스부르크(1-4패)에 지면서 시작했다. 이후 14승 3무 3패를 기록했다. 승률 77.5%도 대단한 기록이지만 바이에른 뮌헨이라 아쉽다.

지(地)=지리적 유리함. 축구로 해석=내부역량

바르사는 단단하다. 주전 선수 중 부상자가 없다. 베르마엘렌은 영입 때부터 다쳐서 활용도 못했다. 마티유 정도가 아킬레스 부상으로 나올 수 없다. 피케와 마스체라노가 버티고 있기에 수비 라인에 부담은 없다. 수아레스와 메시, 네이마르가 뿜어내는 시너지 효과가 무섭다. 이들은 이타적이면서도 단독 플레이로 수비를 깰 능력이 있다. 올 시즌 이들은 108골(컵대회 포함)을 몰아 넣고 있다.

바이에른 뮌헨이 후반기 부진한 것은 부상자가 많기 때문이다. 바트슈투버(허벅지)와 알라바(무릎), 로번(종아리), 리베리(발목), 로드(근육), 슈타르케(무릎)가 부상으로 시름하고 있다. 레반도프스키는 안면 부상으로 마스크를 쓰고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바르사 전에 출전하겠다는 의지가 강하지만, 그만큼 대체자가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레반도프스키는 올 시즌 23골을 기록 중이다.

장(將)=장군의 역량. 축구로 해석=리더십, 감독

루이스 엔리케 바르사 감독

"과르디올라 감독을 잘 안다. 그가 부임한 뒤 바이에른 뮌헨의 색깔이 달라졌다. 나와 그는 모두 점유율을 중시한다. 공격과 수비 모두 중요하다. 우린 반드시 득점해야 하고 한골도 내줘선 안 된다. 그게 우리가 완벽한 팀이란 의미다. 과르디올라와 베를린(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이 열리는 곳)에서 만나기로 했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와 친분보다 경기가 우선이다. 경기를 마친 뒤 인사할 것이다."

호셉 과르디올라 바이에른 뮌헨 감독

환상적인 복귀다. 난 바르사에서 특별한 기억이 많다.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지만, 승리하기 위해 바르셀로나에 왔다. 바르사를 상대로 지키는 전술은 불가능하다. 공격하고 득점해야 한다. 공격수 레반도프스키는 상태가 좋다면 출전할 수 있다. 몸상태 100%인 선수가 필요하다. 바르사의 메시를 막는 방법 따윈 존재하지 않는다. 그는 막을 수 없을 만큼 뛰어난 선수다. 그가 공을 잡는 것을 제한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다."

법(法)=법과 규율. 축구로 해석=시스템

두 팀 모두 짧은 패스를 중심으로 경기를 푼다. 기록 전문업체 OPTA에 따르면 색깔이 확실하게 나온다. 공교롭게도 두 팀은 짧은 패스의 비율이 89%로 똑같다. 티키타카를 구사하고 있다는 의미다. 두 팀 모두 4-3-3 전형을 들고 나올 가능성이 크다.

바르사는 후반기 4-3-3이 자리 잡으며 승승장구 했다. 최전방 '3'에 서는 메시(M)·수아레스(S)·네이마르(N) 라인이 핵심이다. 바이에른 뮌헨은 부상자가 많아 전술변화를 가져가기 힘들다. 과르디올라 감독 역시 잠그지 않겠다고 공언했기 때문에 스리백(3-back)보다는 포백을 들고 나올 가능성이 크다. 역시 4-3-3 전형을 예상한다.

경기는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2-2013시즌 맞대결과는 또 다른 양상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당시 바르사는 부상자가 많았다. 메시도 정상이 아니었고 2차전에는 출전하지 못했다. 바이에른 뮌헨의 팀 색깔도 달라졌다. 바르사의 MSN 라인을 바이에른 뮌헨이 어떻게 봉쇄하는지가 승부처가 될 것이다.

김민규 기자 kim.mingyu1@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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