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트레이드, 한화도 미래를 바라봤다

이진주 기자 2015. 5. 6.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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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N=이진주 기자] 한화 이글스는 현재, KIA 타이거즈는 미래를 선택했다. 5일 발표된 두 팀간의 4-3 트레이드 직후 야구계의 평가다.

평가는 일단 표면적으로만 보면 적절하다. 한화가 KIA에 보낸 4명 중에는 '1순위' 좌완투수 유창식(22)을 비롯해 외야수 오준혁(23)과 노수광(24) 등 유망주가 3명이나 있다. 그리고 그 중 오준혁은 군필(경찰청 제대), 노수광은 면제(과거 심장수술 경력)다.

반면 한화가 이들을 보내면서 데려온 임준섭(25)과 박성호(28), 이종환(28) 중 임준섭은 아직 병역의 의무를 마치지 못했다. 이 트레이드의 핵심이 유창식과 임준섭이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나이만 놓고 보면 한화는 현재를 선택한 것이 맞다.

하지만 이는 오로지 트레이드를 단면적으로만 바라봤을 때의 이야기다. 한화라는 팀 내에서의 효용가치와 활용 폭까지 고려하면 한화 역시 미래를 바라봤다고 평가할 수 있다. 단 한화는 한 선수의 미래가 아닌 투수진의 미래를 생각했다.

올 시즌 한화는 말 그대로 '돌풍의 팀'이다. 성적과 흥행, 양 면에서 모두 두드러지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16승 12패로 단독 4위에 올라있고, 6경기 연속 홈경기 매진 사례를 이뤘다. 최근 몇 년간 하위권을 전전했던 팀답지 않은 놀라운 반전이다.

끝날 때 까지 그 끝을 알 수 없는 야구, 포기하지 않고 끈질기게 따라붙는 근성 있는 야구. '승부사' 김성근 감독이 부임하면서 한화는 확 달라졌고, 그 결과는 성적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빛이 있다면 그림자도 있다. 개막 후 매 경기를 총력전처럼 치르다보니 불펜 혹사에 대한 우려가 곳곳에서 시시각각 제기됐다. 특히 윤규진이 부상으로 이탈하고, 안영명이 선발로 보직을 변경하다보니 자연스레 송창식(30)과 박정진(38), 권혁(31)의 등판 간격이 점점 더 좁아졌다.

시즌 일정이 채 20%도 소화되지 않았는데 권혁은 벌써 27.1이닝이나 소화했다. 또 송창식(21.2이닝)과 박정진(20.2이닝)도 각각 20이닝 이상을 책임졌다. 물론 아직까지 선수 본인들은 괜찮다고 한다. 특히 FA 계약 후 한화 입단 당시 "최대한 많은 경기, 많은 이닝을 책임지고 싶다"고 밝힌 권혁은 등판을 자청하기도 하는 등 의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많은 이닝을 소화하는 데에는 필수불가결한 전제조건이 따른다. 적절한 등판 간격이다. 휴식이 충분히 주어져야 투수는 무리 없이 많은 이닝을 책임질 수 있다. 이전 등판의 피로가 풀리지 않은 어깨나 팔꿈치에 계속 피로가 누적될 경우 투수는 부상을 입을 가능성이 그만큼 커진다.

더군다나 위의 세 투수는 당장 올 시즌만 활용할 자원이 아니다. FA로 한화 유니폼을 입은 권혁은 물론 적지 않은 나이인 박정진도 1~2년 정도는 너끈히 활용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송창식은 이제 겨우 30대 초반이다. 막 전성기에 접어들고 있는 나이다. 즉, 이들은 앞으로도 한화 투수진에서 중추적으로 활약 할 선수들이다. 선수 개인이 아닌 투수진의 미래를 위해서 한화는 불펜에 새로운 피를 수혈해야만 했다.

때문에 한화에게는 유창식보다는 불펜에서의 활용도가 더 높은 임준섭이 더 필요했다. 임준섭은 유창식보다 나이가 조금 많지만 제구력이 비교적 안정되어 있고, 마운드에서 타자와의 승부를 피하지 않는 씩씩한 투수다. 반면 유창식은 '새가슴'이라는 별명이 꼬리표처럼 따라다닐 정도로 장타에 대한 두려움이 컸다.

aslan@onst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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