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참.. 백수오 농가, 밭 갈아엎고 파종포기"

입력 2015. 5. 6. 11:24 수정 2015. 5. 6.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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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장용상 (제천시 한방연합회장, 약초농민)

가정의 달 인기 선물 중 하나였던 백수오가 가짜 파동에 휘청이고 있습니다. 대형마트와 백화점에 이어서 홈쇼핑까지 환불 대란이 일고 있는데요. 한국소비자원은 오는 금요일, 가짜 백수오 환불 규정을 발표한다고 밝혔는데요. 한편, 이미 백수오 모종을 잔뜩 심은 백수오 농가들은 발을 동동 구르고 있습니다. 현재 농가들은 백수오를 공급할 판로도, 신뢰도 잃어버린 상황인데요. 화제의 인터뷰,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백수오 생산 지역이죠. 충북 제천으로 갑니다. 제천시 한방연합회 장용상 회장을 만나보죠. 회장님, 안녕하십니까.

◆ 장용상> 안녕하세요.

◇ 박재홍> 회장님도 약초 농사를 지으시고 또 그동안 백수오도 많이 재배하셨다고요?

◆ 장용상> 네.

◇ 박재홍> 어느 정도 하셨습니까?

◆ 장용상> 잘 될 때는 한 천 평 정도씩을 늘 해왔었죠.

◇ 박재홍> 국내 백수오의 절반 정도가 충북에서 다 나온다고 하는데요. 맞습니까?

◆ 장용상> 그렇습니다.

◇ 박재홍> 그러면 제천에서 백수오를 재배하시는 분들이 어느 정도 되나요?

◆ 장용상> 제천의 백수오 농가는 70여 농가 정도 되고요. 면적은 약 올해 기준으로 140헥타르 정도가 됩니다.

◇ 박재홍> 평수로 치면 35만평에서 40만평이라고 들었는데요.

◆ 장용상> 예. 약 40만평 정도 됩니다.

◇ 박재홍> 그러면 정상적이라면 1년 전체수익이 어느 정도 되나요?

◆ 장용상> 한 60억 정도 되죠.

◇ 박재홍> 그래요. 그런데 지금 가짜 백수오 파동 때문에 진짜 백수오가 맞냐, 이런 전화 많이 받으실 것 같은데요. 실제로 어떻습니까?

◆ 장용상> 그렇습니다. 요즘 언론들이 가짜 백수오 논란을 연일 보도하고 있기 때문에요. 농가에서도 굉장히 혼란스럽고요. 또 정말로 진짜 백수오를 생산하고 있는데도 이게 진짜 백수오냐, 어느 것이 진짜 백수오냐 이런 문의들이 많이 오고 있죠. 현재로는 정말 마음의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 박재홍> 회장님도 착잡한 심정이 그대로 드러나는 말씀을 해주셨는데요. 지금이 한창 백수오 모종을 심을 때라고 들었어요.

◆ 장용상> 그렇습니다. 지금 하우스에서 백수오 종묘를 길러서 정식으로 내다 심는 작업들을 전부 준비해놓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니까요. 지금 현재 (재배를) 포기하는 농가도 나오고요. 왜냐하면 판로가 막혀버리니까요. 이제 파종을 포기하는 분들도 있고요. 지금 백수오를 심어야 될까, 말까 갈팡질팡하는 농가도 있고요. 갈 길을 못찾는 그런 상황입니다.

◇ 박재홍> 파종을 아예 포기도 하고요. 또 이미 심었던 분들 중에서는 밭을 아예 갈아엎기도 하시겠네요. 어떻습니까?

◆ 장용상> 예. 갈아엎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지금 이미 생산비의 절반 정도가 투입된 상태거든요.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 판로를 없으니까요. 그리고 우리 농가 실정들이 전부 다 절박함이 있지 않습니까. 당장 팔 곳이 없다면 믿을 곳이 없으니까요. 더 이상 생산비를 투입하기에는 어려워서 포기하는 경우도 있고요. 그리고 지금 시기적으로 봤을 때 대체작물을 심기에도 어려운 상황이거든요. 이걸 어떻게… 금방 해결책이 없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지금 어디에 하소연 할 곳도 없고요. 제가 현장을 돌아다니면서 이야기를 들어보면, 상상을 못할 정도로 굉장히 비참한 그런 생각이 듭니다.

◇ 박재홍> 상상을 못할 정도로 비참하다.

◆ 장용상> 이제 포기하고 갈아엎는 심정이라든지 또 우리가 하우스에서 파종 시기를 맞춰서, 정식 시기를 맞춰서 애써 기른 종묘를 그냥 버려야 하는, 지금 굉장히 마음이 흔들리고 있는 그런 상황입니다. 정말 어디에다 하소연할 곳도, 위로받을 곳도 없는 상황입니다.

◇ 박재홍> 그러네요. 실제로 밭을 갈아엎은 동료도 보셨고요?

◆ 장용상> 네, 그렇습니다.

◇ 박재홍> 제가 듣기로 끼니를 거르는 분도 있다고 들었는데요.

◆ 장용상> 당연하죠. 너무 갑작스럽게 당한 일이라서요. 예상치 못한 이런 일을 당하고 이러니까요. 농사일이라는 건 시기를 놓치면 생산량이라든지 이런 것을 맞출 수가 없거든요. 물론 다른 제품을 만드는 것은 잘못되면 그 다음날 잘 만들 수가 있고 하지만, 농사일은 시기가 지나가면 모든 걸 놓치게 되니까요. 그 절박함은 정말 다른 영업을 하시는 분들하고는 많이 차이가 나죠.

◇ 박재홍> 백수오 밭을 갈아엎는다는 말씀을 하셨는데요. 그러면 대체작물로는 어떤 걸 심게 되나요?

◆ 장용상> 잡곡 종류 몇 가지밖에 없는데요. 콩이라든지 아니면 율무, 팥 이런 정도인데요. FTA로 인해서 가격이 매우 낮은 상황이기 때문에요. 그것을 대체작물로 심어도 여기서 소득을 기대하기도 어렵고요. 지금 뭘 기대할 곳이 없는 상황이죠.

◇ 박재홍> 대체작물로 콩이나 율무를 심으려고 해도, 들인 돈에 비해서 거둬들일 수 있는 돈이 적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요.

◆ 장용상> 예. 그리고 잡곡을 심으려고 하면, 잡곡과 생육상태가 맞지도 않고요.

◇ 박재홍> 땅 상태도 좀 다르고요.

◆ 장용상> 네, 다르고요. 여러 가지 그런 부분들이죠.

◇ 박재홍> 그렇군요. 그러면 이렇게 망하길 보고만 있을 수 없는 상황이고요. 우리 농가를 위한 대책도 필요할 텐데요. 그러면 백수오 재배농가를 위한 제일 필요한 지원책은 뭘까요?

◆ 장용상> 농민 스스로 해결하기에는 상당히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국가적 차원에서 지혜로운 행정력이라든지 이런 걸 동원해서라도, 어려움에 처해 있는 생산 농민들에게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찾아주셨으면 합니다.

◇ 박재홍> 일반 건강식품 백수오 말고도 백수오 자체로도 효능이 있으니까. 그냥 한약재료로 써도 되는 거 아닙니까?

◆ 장용상> 예. 사실은 한약재로도 많이 사용하고 있는 그런 품목이죠. 저는 백수오가 상당히 좋은 식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실질적으로 이 토종 백수오는 우리가 먹어서 굉장히 좋은 약재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앞으로 품질 관리만 잘 된다면, 우리 국민들이 마음 놓고 먹어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는 이걸 계기로 해서 물론 우리 제천 지역을 중심으로 품질 관리를 철저히 할 것이고요. 우리 국민들이 누가 먹어도 안전하게 먹을 수 있도록 재배 관리도 할 겁니다.

◇ 박재홍> 그렇기 때문에 믿어달라, 또 많이 소비해달라는 말씀이네요.

◆ 장용상> 그렇습니다.

◇ 박재홍>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장용상> 네, 감사합니다.

◇ 박재홍> 제천시 한방연합회의 장용상 회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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