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 엄마' 갑질에 가랑이 찢어지는 보통 엄마들

입력 2015. 5. 6. 11:22 수정 2015. 5. 6.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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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자녀 성적을 올리려고 ‘돼지 엄마’를 쫓아다니다가 ‘갑(甲)질’에 이용만 당하고 속앓이를 하는 ‘보통 엄마’들이 늘어나고 있다.

돼지 엄마는 막강한 정보력을 바탕으로 학부모들을 떼로 몰고 다니는 엄마를 가리키는 신조어다. 돼지 엄마 아이의 성적은 당연히 최상위권이다.

이들은 서울 대치동ㆍ목동, 경기 분당ㆍ일산 등 교육열이 높고 사교육이 활성화된 지역에서 자녀 그룹을 짜 학원에 보내거나 과외를 붙이는 등 ‘사교육 활동’을 주도한다. 

등학생 등교시키는 엄마들. 사진은 기사내용과 무관. 김명섭 기자 /msiron@heraldcorp.com

대학 입시전형이 다양해지면서 고급 정보를 많이 가진 돼지 엄마의 영향력은 더 커졌다.

때문에 학부모들은 학기초부터 탐색전을 벌여 돼지 엄마에게 줄을 대고 같은 그룹을 형성하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이같은 현상은 오래된 유명 학원가는 물론 주변지역까지 번지고 있다.

특히 5월 초는 자녀가 새 학년에 올라가 처음 치른 중간고사가 끝난 시점으로, 엄마들에게는 ‘사교육 중간 점검’의 시기이기 때문에 돼지 엄마의 정보력이 어느때보다도 절실하다.

이 과정에서 보통 엄마들은 돼지 엄마에게 이용당했다는 생각에 혼란스러워하는 일도 벌어진다.

경기 분당에서 고등학교 1학년 자녀를 둔 이모(여ㆍ51) 씨는 “전교 1등 엄마와 친하게 지내면서 그룹을 짜 수학학원에 보내고 있는데, 그 아이 진도에 우리 아이가 따라가지 못하고 헤매는 것을 보면서 이게 우리 아이를 위한 건지, 그 아이의 들러리를 서는 건지 도무지 헷갈린다”고 토로했다. 

등학생 등교시키는 엄마들. 사진은 기사내용과 무관. 김명섭 기자 /msiron@heraldcorp.com

돼지 엄마의 갑질은 학원에서도 이어진다. 서울 대치동ㆍ목동 일대 학원가에 따르면, 돼지 엄마들가 학원에 미치는 영향력은 상상 이상이다.

목동 하늘교육 관계자는 “돼지 엄마들이 소수정예로 그룹을 만들어 개인이 운영하는 학원에 ‘내 아이 진도와 시간에 맞춰 반을 편성해 달라’고 당당히 주문하는 경우가 있다”며 “규모가 작은 일부 학원의 경우 원생을 모집해 데려오는 돼지 엄마에게는 아이 학원비를 면제해 주는 곳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 평판에 취약한 학원 사정상, 돼지 엄마들이 내는 입소문이 학원을 살리기도, 죽이기도 한다는 게 학원 관계자의 설명이다.

자녀 성적을 올려주지 못하거나 요구사항이 만족되지 않으면 쉽게 떠나 버리는 것도 돼지 엄마들의 행동 패턴이다. 

등학생 등교시키는 엄마들. 사진은 기사내용과 무관. 김명섭 기자 /msiron@heraldcorp.com

자녀 교육에만 전념할 수 없는 ‘워킹맘’들은 더 힘든 상황이다.

재수생 딸을 둔 워킹맘 김모(여ㆍ47) 씨는 “이미 초등학교때부터 그룹이 형성돼 있기 때문에 학기초 학부모 모임에 가서 다른 학부모들과 친해지려고 해 봤자 ‘왕따’가 된다”며 “직장에서 비슷한 처지 엄마들끼리 정보를 나눠보려 해도 역부족이어서 결국 신세한탄만 하다 끝나곤 한다”라고 말했다.

김경근 고려대 교육학과 교수는 “입학사정관제 등 입시 전형이 다양해지면서 사교육 정보 싸움은 더욱 치열해지는 것 같다”며 “정보 싸움 자체도 우려되지만 학생들이 부모가 짜 놓은 판 안에서만 공부하다가 사회에 나가서 자기 자신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능력을 갖추지 못할 위험이 크다”고 지적했다.

jin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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