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권혁 "힘드냐는 질문은 그만 나는 행복합니다"

이원만 2015. 5. 6.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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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하게 야구를 하다보니까, 이런 기회도 생기네요."

'10대 1 인터뷰'의 주인공이 됐다는 말에 한화 이글스 권 혁(32)은 깜짝 놀랐다. "남들 하는 것만 보고, 질문만 몇 번 해봤었는데, 이걸 하게 되네요." 프로야구의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핫 인터뷰'. 스포츠조선의 대표 코너인 '10대1 인터뷰'는 프로야구 선수들 사이에서 '스타의 척도'로 여겨지고 있다. 권 혁이 이번 인터뷰의 주인공이다.

올해 시즌 초반 가장 '핫'한 팀이 한화 이글스고, 그런 한화의 간판이 바로 권 혁이기 때문. 올시즌 프로야구 첫 '10대1 인터뷰'의 주인공으로 손색이 없다. 지난해 스토브리그에서 FA로 한화에 입단할 때만 해도 권 혁은 크게 주목받는 인물은 아니었다. 오히려 배영수나 송은범이 더 큰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현재까지 권 혁의 활약상은 이들 두 명을 합한 것보다 뛰어나다. 시즌 초반 팀의 필승계투 겸 마무리까지 하면서 승리의 아이콘이 됐다. 5일까지 18경기에 나와 1승1패 6세이브 3홀드, 평균자책점 2.96으로 팀 승리의 버팀목이 되고 있다.

더구나 김성근 감독과의 '볼터치' 장면을 연출해 더욱 주목을 받았다. '남자는 자신을 알아주는 사람을 위해 목숨을 바친다'는 말처럼. 권 혁은 자신의 가치를 믿고 인정해준 김 감독의 품에서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한물 갔다"는 말을 죽기보다 듣기 싫었던 사나이. 올해 목표로 '재기상'을 노린다는 한화 승리의 수호신. 권 혁을 만났다.

2015 KBO리그 한화이글스와 SK와이번즈의 경기가 24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렸다. 한화 마무리 권혁이 SK를 상대로 2대0 승리를 확정지은뒤 동료들과 하이파이브 하고있다.대전=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5.04.24/

-리그 불펜투수중 가장 많이 나오는 것처럼 느껴진다. 분명히 체력관리가 필요할텐데, 어떤식으로 할 계획인가. 여름을 어떻게 보낼 것인지도 궁금하다. 솔직히 말해달라. 힘들지 않나.(롯데 최준석, kt 용덕한, LG 윤지웅)

▶요즘 인터뷰에서 하도 많이 들은 질문이라서 이제는 대답하는게 오히려 더 힘드네.(웃음) 나도 사람인데, 당연히 경우에 따라서는 힘들때도 있지. 하지만 기본적으로 감독님과 코칭스태프에서 투구수나 등판 간격을 먼저 알아서 배려해 주시니까. 그런 면에 대한 부담은 없어요. '내가 무리하고 있다'는 생각은 안해요. 준석이형은 잘 알텐데, 원래 어릴때부터 연투하는 것에 대해서는 자신이 있었거든. 삼성 시절에도 연투 많이 했었고. 그때는 뭐 일주일에 3~4번도 우습게 던졌죠. 젊어서 그랬나?(웃음)

그때보다 나이가 조금 더 들었으니까. 미리 체력 관리도 해야지. 아무래도 여름이 오면 누구든 체력이 떨어지니까. 대구에 단골 한의원이 있는데, 거기서 아내가 보약을 맞춰와요. 그걸 일년 내내 먹고 있죠. 체력 관리는 그런 식으로 하고. 좀 더 장기적으로는 경기를 운영하는 패턴을 조금씩 바꾸고 있는데…아, 여기서부터는 영업 비밀!

22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5 프로야구 한화와 LG 경기가 열렸다. 9회말 무사 1루서 마운드에 오른 한화 김성근 감독이 권혁의 뺨을 두드리며 격려하고 있다.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5.04.22.

-얼마전 LG전(4월22일 잠실구장) 때 김성근 감독님께서 마운드에 올라와 볼터치를 했는데, 어떤 느낌이었는지 자세히 설명해달라. 부담스럽진 않았나.(두산 유희관, 최준석, 용덕한)

▶아, 그 장면! 글쎄, '부담감'보다는 당황스러운 느낌이 더 컸었지. 나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이 예상치 못했던 상황이라서. 생각해보면 재밌네. 실제로 그날 경기 영상을 나중에 몇 번이나 봤는데, 볼때마다 나도 모르게 '씨익'하고 미소를 짓게 되더군. 그냥 굉장히 당황스러웠지만, 편했고, 웃음도 났고. 그런 사건이었지.

준석이 형, 자세히 말해달라고요? 이미 다 알려졌는데요 뭐. 그날 어땠냐면. 감독님이 저 멀리서 걸어오시면서부터 웃고 계시더라고요. 마운드에 오셔가지고서는 "흥분했냐? 2점 줘도 되니까. 편하게 던져라"하시길래 "예" 그랬지. 사실 조금 힘에 부친다는 느낌을 받고 있었는데, 그래서 힘을 더 쥐어짜려다보니 호흡이 가쁘게 올라오고 있었거든요. 운동하는 사람들은 다 알잖아. 호흡이 위로 올라오면 아무것도 안되는 거. 저 멀리 벤치에서 내 호흡까지 읽고 계시더라고. 괜히 '잠자리 눈깔'이라는 별명이 아니라니까요.

한화 김성근 감독은 올해 1월 일본 고치 스프링캠프 때부터 권 혁의 기량에 주목했다. 타고난 재능과 성실한 훈련 태도를 눈여겨봤고, 투구폼을 교정해 기량을 끌어올렸다. 결국 "김광현보다 낫다"는 평가까지 했었다. 당시부터 이미 권 혁이 팀 불펜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본 것이다. 사진은 지난 2월16일 일본 오키나와 고친다 구장에서 진행된 스프링캠프에서 권 혁에게 투구 지도를 하는 김성근 감독.오키나와(일본)=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고등학교 시절이던 2007~2008년도에 선배님의 공이 엄청 빨랐던 기억이 납니다. 올해 좋은 성적을 내고 있지만, 구속이 그때만큼은 아닌 것 같습니다. 구속 저하가 수술 때문인가요, 나이 때문인가요. 아니면 투구 밸런스 등 기술적인 보완을 위해 의도적으로 스피드를 낮추신건가요. 꼭 좀 대답해주세요.(KIA 심동섭)

▶요즘 동섭이가 고민이 많은가보구나. 일단 일부러 스피드를 줄인 건 아니야. 그렇게 할 수도 없고, 해서도 안된다고 봐. 자연스럽게 하다보니 조금씩 줄어든 부분이 있고, 부상이나 수술 여파도 있었겠지. 스피드는 확실히 전에 비해서 줄어들었어. 그래도 나는 여전히 내 직구를 가장 믿고 있어. 가장 위기 상황에서 자신있게 던질 수 있는 공이지.

얘기를 들어보니까 지금 네가 제구력과 구속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는 것 같은데, 절대로 밸런스를 잡겠다고, 의도적으로 스피드를 늦추는 거 하지마라. 내가 네 마음 잘 안다. 제구 때문에 답답하지? 나도 너와 똑같은 고민을 했었어. 아직도 제구력이 뛰어나진 않지만, 전보다는 나아졌다고 생각해. 그건 스피드를 포기해서 된 게 아니라 많이 던지면서 계속 연습하는 과정에서 자기만의 밸런스를 찾았기 때문이라고 본다. 그런 과정에서 자신감을 많이 찾았지. 결국은 공을 많이 던져봐야 해.

나이가 들어서 많이 던지면 부상을 당할 수도 있겠지만, 젊은 투수들은 캠프 때 되도록 많이 던져서 자기만의 밸런스와 폼을 완성해야된다고 봐. 나는 삼성 신인시절 선동열 당시 수석코치님 지도로 스프링캠프에서 3000개의 공을 던졌고, 그 결과 구속이 좋아졌어. 이번엔 김성근 감독님 밑에서 2500개가 넘는 공을 던지면서 다시 예전의 힘과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었어.

2015 KBO리그 한화이글스와 SK와이번즈의 경기가 26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렸다. 한화 김성근 감독이 SK를 상대로 5대4 승리를 확정짓고 승리투수이자 마무리 투수인 권혁과 악수하고 있다.대전=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5.04.26/

-최근 선배님의 모습 보며 같은 좌완투수로 정말 많은 것을 배우고 싶습니다. 각 팀에 다양한 스타일의 타자들이 많은데, 그 타자들을 상대할 때마다 어떤 마음가짐과 요령으로 타자들을 상대하시나요.(kt 정대현)

▶글쎄, 타자들을 상대하는 특별한 요령이란 게 있을까. 타자들의 유형이나 경기 상황이 전부 다른데? 대현아, 내 생각에 그런 점에 관한 특별한 노하우는 없는 것 같다. 다만 이런 건 있을 거야. 나같은 경우는 불펜에서 준비하면서 계속 경기 상황을 떠올려봐. 그래서 내가 언제쯤 나가게 될지. 그리고 나가면 누구를 만나서 어떻게 공을 던질 지를 계속 생각하지. 그것도 일종의 워밍업인데, 그런 생각을 미리 하는 것과 안하고 나가는 건 엄청난 차이지.

-강속구의 비결은 뭐에요? 연습의 결과인가요, 아니면 타고난 것인가요?(두산 정수빈)

▶엥? 수빈아, 너 예전 생각을 하는 것 같다. 지금 내가 그렇가 강속구를 던지는 스타일이 아닌데, 그런 질문을 하다니. 하하. 예전에는 스피드로 승부하던 적도 있었지. 그때는 직구 하나로 이대호나 김동주 선배도 이긴다는 자신감이 있었는데. 어쨌든, 직구 스피드? 내 생각에는 후천적인 노력이 더 큰 것 같아. 아무래도 프로에 와서 제대로 훈련하면 훨씬 늘게 되지. 고교 때 잘해야 140㎞ 초반이 나왔는데, 2~3년차부터 스피드가 팍팍 늘었거든. 신인 때 캠프에서 3000구를 던진 후부터 늘기 시작한 것 같아.

2015 KBO리그 한화이글스와 SK와이번즈의 경기가 24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렸다. 한화 8회말 2사 1,3루에서 권혁이 정상호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이닝을 마치고 있다.대전=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5.04.24/

-선배님은 야구 시작하셨을 때부터 지금까지 중간계투로만 나선 걸로 알고 있는데요. 혹시 선발로 시작하셨다면 지금은 어떤 모습의 선수가 돼있을까요?(넥센 조상우)

▶이 녀석! 잘 모르고 물어보네. 나도 선발 했었다고. 2003년 9월6일 수원 현대전에서 프로 첫 선발승(5⅓이닝 7안타 1실점)을 따냈는데, 그게 바로 정민태 코치님의 선발 22연승을 막은 경기였다니까. 선발로 자리잡을 기회도 있었는데, 아무래도 내 자리가 아니었던 것 같아. 내가 확실히 못잡은 것도 있고. 어쨌든 그렇게 중간 투수로 나가게 됐는데, 주목을 덜 받는다고는 하지만 그게 또 큰 매력이 있어. 매일 대기하고 있다가 경기에 바로 나가는 매력. 해보지 않으면 모른다니까.

-좌완 불펜은 언제 나오게 될지 가늠하기 어려울 때가 많은데요. 혹시 불펜에서 빠르게 몸을 푸는 편이신가요? 상대 타자와 경기 흐름을 빠르게 판단하고 전략을 세우는 비법이 있는지 궁금합니다.(넥센 이상민)

▶넥센 후배들이 자꾸 영업 비밀을 물어보네. 흠. 일단 불펜에서 어떻게 준비하는 지에 관해서는 투수마다 달라. 경험을 쌓으면서 스스로 찾아야 하는거 같아. 처음에는 무조건 전력으로 준비했었는데, 그러다가는 금세 지치지. 경험이 쌓이다보면. 경기 흐름 읽으며 푸는 요령이 생긴다. 특별한 방법은 없어. 아참! 그리고 나는 불펜에서 몸이 빨리 풀리는 편은 아니야. 그래서 미리 준비해야지. 내가 본 투수 중에서 가장 빠르게 몸을 푸는 선수는 바로 오승환 선배. 승환이형은 진짜 몸이 후딱 풀려. 완전 반칙이야.(웃음)

-선배님, 마운드에 오르기 전 선배님만의 특별한 준비 방법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또 선배님만의 주자 견제 방법이나 타이밍을 뺏는 방법도 알려주세요. (NC 임정호, 노성호)

▶아예, 내 본전을 다 털어가겠다는 심보구나. 남의 방법보다는 자기 노하우를 만들어, 이 녀석들아. 물어보니 답해준다. 불펜 준비 법은 다 똑같아. 상황에 대비하고, 머릿속으로 주자 타자 아웃카운트 스코어 차이 등을 고려한 뒤에 어떻게 승부해야 할 지 전략을 짜는 거지. 아무 생각없이 올라가는 것과 준비하고 올라가는 것은 천지차이야. 계산을 어느 정도 해두면 좀 더 좋은 결과가 나오게 마련인거지.

-삼성 시절보다 표정이 밝아졌는데, 두 팀의 차이점이 있나. 대전에 살기는 어때?(SK 박진만, LG 손주인, 삼성 차우찬)

▶글쎄, 표정이 밝아졌다는 말은 많이 듣는데, 그게 삼성과 한화의 차이 때문은 아닌 것 같네요. 개인적으로 요즘 마음이 편해지고, 야구하면서 행복하다고 느끼기 때문이 아닐까요. 요즘에는 야구장에 서 있는 것 자체가 즐거워요. 아무래도 성적도 잘 나오고 있으니까. 또 감독님께 신뢰도 받고. 그런 면들이 자연스럽게 표정으로 묻어나오지 않나 생각해요. 사실 삼성 시절에는 표정이나 행동을 일부러 좀 더 자제하려고 한 면도 있었죠. 성적도 별로 안좋은데 웃으며 다니는 건 좀 그렇잖아요. 대전에는 이제 점점 더 적응해가고 있어요. 와이프도 처음에는 힘들어했는데, 동료 와이프들끼리 어울리면서 조금씩 편해지나봐요. 윤규진이나 안영명, 박정진 선배 등 대전 터줏대감들이 잘 도와주죠.

-마지막으로 묻겠다. 권 혁에게 '김성근 감독이란?'(SK 윤길현)

▶와, 엄청나게 어려운 질문이네. 정말 어렵다. 본인도 감독님을 겪어 봤을텐데. 일단 지금 뭐라 한 마디로 표현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단순하게 표현할 수는 없을 것 같다.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야 할 분이고. 지금으로서는 감사하고 고마운 존재이시지. 함께 한 시간이 오래되진 않았지만, 굉장히 느끼는 점이 많다. 기술적인 면 외에도 선수 개개인의 성향을 대단히 섬세하게 어루만져주시는 면이 있고. 그런 걸 자연스럽게 느끼고 스스로 반성하게 되는 것 같아.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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