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승장구' 한화, 남은 것은 외국인 선수 활약

스포츠한국미디어 박대웅 기자 2015. 5. 6.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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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미디어 대전=박대웅 기자] 최근 몇 년 간 떨쳐내지 못했던 패배 의식을 더 이상 찾아보기 어렵다. 올시즌 한화는 정말 많은 것이 달라졌다. 하지만 여전히 심각한 고민을 안고 있는 부분이 있다. 바로 외국인 선수들의 부진이다.

한화는 5일 현재 16승12패를 기록하며 단독 4위에 올라있다. 암흑기에 빠져든 지난 2009년부터 6시즌 동안 한화가 28경기를 소화할 때까지 거둔 평균 승리는 10승이 채 되지 않았다. 그야말로 믿기 힘든 성적을 내고 있다.

하지만 선발진은 여전히 불안한 점이 많다. 선발 평균자책점 5.81로 최하위 kt(5.97)보다 살짝 나은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 이 부문 1위 삼성(4.26)과는 비교하기가 민망한 수준이며, 8위 KIA(5.15)와의 격차도 상당하다. 팀 퀄리티스타트(5회)가 리그 최하위에 머물러 있는 것을 비롯해 소화 이닝 역시 경기 당 4.1이닝을 살짝 넘어서는 정도다.

두 외국인 투수 탈보트와 유먼의 부진이 이같은 결과가 나온 가장 큰 원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시즌 탈보트는 7경기에 등판해 1승2패 평균자책점 8.89를 기록, 10개 구단 외국인 투수 가운데 가장 처참한 성적을 기록 중이다. 유먼 역시 6경기에서 1승2패 평균자책점 5.01로 아쉬움을 나타내는 것은 마찬가지다.

두 선수의 성적을 합산하면 2승4패 평균자책점 6.82(60.2이닝 46자책점). 이는 나머지 9개 구단 외국인 투수의 평균자책점(4.38, 647이닝 315자책점)보다 2.5점 가까이 높은 수치이며, kt 외국인 투수 3인방의 평균자책점(5.99)보다도 좋지 못한 기록이다. 2명의 외국인 투수가 효자 역할을 해내고 있는 넥센(도합 7승3패 평균자책점 3.25), 롯데(도합 7승3패 평균자책점 3.51), 삼성(도합 6승2패 평균자책점 3.63), NC(도합 7승4패 평균자책점 3.80)가 그저 부러울 수밖에 없는 한화다.

에이스 역할을 해줘야 할 탈보트와 유먼의 부진은 안영명(4승무패 1홀드 평균자책점 1.69)의 맹활약을 통해 상쇄하고 있지만 안영명이 시즌 종료 때까지 이같은 페이스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하기는 힘들다. 경기당 4.2이닝 가까이 책임지고 있는 불펜진 역시 자칫 과부화가 찾아올 수 있는 상황.

그동안 한화는 매시즌마다 새로운 외국인 투수를 찾는 쪽에 보다 중점을 뒀지만 대부분의 선수들이 처참한 성적을 남기면서 '잔혹사'를 끝없이 되풀이했다. 이번에는 검증된 경력자를 합류시키며 도박 대신 안정을 택했지만 탈보트와 유먼이 보여주고 있는 활약은 안정과는 거리가 멀다.

외국인 타자 모건 역시 1군 무대에서 자취를 감춘 지 오래다. 스프링캠프부터 1군과 2군을 수차례나 오갔던 그는 개막전에 4안타를 폭발시키며 혜성같이 떠올랐지만 이후 그라운드에서의 활약보다는 'T-세리머니'로만 실컷 주목을 받았다.

10경기에서 타율 2할7푼3리 5타점 2득점을 기록한 뒤 지난달 10일 롯데전을 끝으로 다시 2군행을 통보받았고, 2군에서도 6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1푼4리(14타수 3안타) 1타점 4득점에 그쳐 있다. 김성근 감독도 "모건이 아직도 2군에 있었나?"라는 농담을 던질 만큼 그에 게 큰 기대를 걸고 있지 않은 모습이다.

물론 외국인 투수 쪽과 비교했을 때 타자들의 부진은 비교적 여러 구단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는 문제이기도 하다. 두산의 경우 루츠를 방출하고 이미 새로운 선수를 물색 중이며, LG는 한나한이 아직까지도 실전에 투입된 적이 없다. 하지만 한화는 전통적으로 외국인 타자만큼은 대박을 터뜨린 경우가 많았다는 점에서 모건의 부진이 더욱 뼈아프게 느껴진다. 결국 투타에서 단 1명의 외국인 선수조차 제 몫을 다해주지 못하고 있는 팀은 사실상 한화 뿐이다.

토종 선수들의 활약만으로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오히려 긍정적인 요소가 될 수도 있지만 이는 외국인 선수들이 반등했을 때에 진정한 의미를 지닐 수 있는 일이기도 하다. 즉, 뒤늦게 '훌륭한 외국인 선수를 영입했다면 성적도 더욱 좋았을 텐데...'와 같은 아쉬움을 토로해도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것이다.

김성근 감독이 탈보트, 유먼, 모건을 끝까지 믿고 기다릴지, 새로운 카드를 꺼낼지 현재로서는 알 수 없지만 외국인 선수들이 팀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결코 무시할 수는 없다. 현재보다 더 높은 곳을 바라보기 위해서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할 수도 있다.

스포츠한국미디어 박대웅 기자 yuksamo@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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