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꿀 열풍 '반짝 신드롬'으로 끝나나
[이데일리 채상우 기자] 허니버터칩 열풍을 타고 국내 벌꿀시장이 호황을 이루고 있지만 한-베트남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인해 호황기가 길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작년말 타결된 한-베트남 FTA로 베트남산 천연꿀에 매겨지던 243%의 관세가 연간 6.2%씩 철폐돼 2030년이면 완전 무관세로 베트남산 꿀이 국내에 수입된다.
현재도 베트남산 꿀 가격은 국산의 3분의 1 수준이다. 한국양봉협회에 따르면 국내 연평균 꿀 생산량은 2만5000t이고 1㎏당 평균 7800원 정도다. 이에 비해 베트남산 꿀은 1㎏에 2500원 선. 베트남에는 밀원이 풍부해 생산량도 국내에 비해 2배 가량 높은 벌통당 31.5kg에 달한다. 우리나라는 벌통당 16.8kg에 불과하다.
그동안 미국이나 캐나다, 유럽연합(EU)과의 FTA에서 저율관세할당(TRQ) 방식으로 무관세로 꿀을 들여온 적은 있지만 관세철폐를 통해 시장을 완전히 개방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국내에 TRQ물량으로 들어오는 미국산 꿀의 가격은 1㎏에 4000원, 호주산은 2000원 정도다. 지난해 천연꿀 수입은 688t 규모로 미국에서 450t, 뉴질랜드에서 110t, 호주에서 82t이 각각 들어왔다. 베트남 벌꿀이 무관세로 들어오면 1500원선 아래로 가격이 책정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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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산 꿀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국내산 꿀의 품질을 최상급으로 끌어 올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조균환 한국양봉협회장 역시 “연구개발(R&D) 확대를 통해 국내산 꿀의 품질을 최상으로 만들어야 베트남 FTA의 풍파를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농진청은 이런 일환으로 국산 꿀을 지키기 위해 국내 최초로 ‘장원벌’을 개발하고 정부장려품종으로 지정하는 등 노력을 해오고 있다. 장원벌은 2013년 예천곤충연구소와 공동 연구를 통해 개발한 품종으로 일반 양봉 농가에서 기르는 꿀벌에 비해 31% 이상 꿀 수집 능력이 뛰어나다. 특히 일벌 한 마리당 꿀 수집량이 19% 정도 높고, 번식력이 왕성해 벌통당 일벌의 수도 45% 가량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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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D뿐 아니라 마케팅도 소홀히 할 수 없는 부분이다. 이미 학계에서는 우리나라 밤꿀의 향균능력이 마누카꿀에 비해 높다는 것이 인정되고 있지만 홍보 부족과 씁쓸한 맛 탓에 사람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한상미 농진청 양봉산물연구실 박사는 “마누카꿀은 향균 등급을 표기하는 마케팅으로 전세계 시장을 사로잡았다”며 “이보다 더 좋은 향균 능력을 가진 밤꿀이 마케팅 부재로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게 안타깝다”고 아쉬워했다.
채상우 (doubleu@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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