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짱, 섹시 아이콘? 요즘엔 '운동 전도사'
여름이 다가오는 요즘 방송에 등장하는 '몸짱' 스타들이 화제다. 일부 연예인들이 '섹시' 이미지를 내세우던 것과는 달리 이들은 전문적인 운동인들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발굴됐다는 점에서 과거와는 많이 다르다. 또 스스로 꾸준한 운동을 통해 만든 몸을 보여주는 동시에 운동 노하우를 시청자들과 공유해 시청자들은 이들을 정보 전달자로 바라보는 분위기다.
주목받는 몸짱 스타로는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 출연하는 미식축구 국가대표 스트렝스 코치(선수들이 본격적인 훈련에 앞서 움직이기 좋은 몸상태를 만드는 일을 돕는 사람) 예정화(27)가 있다. 1인 인터넷 방송인 '아프리카TV'에서 모티브를 가져온 이 방송에서 예정화는 각 신체 부위별로 스트레칭 및 근력 운동 방법을 알려주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놀라운 대회 스타킹>에서 소개된 뒤 몸짱으로 유명세를 탄 유승옥. |
유승옥(25)은 지난 1월 SBS <놀라운 대회 스타킹·사진>에서 소개된 뒤 몸짱으로 유명세를 탔다. 최근엔 여러 예능에 출연하고 드라마에 감초로 등장하며 활동 반경을 넓혀가는 중이다. 그는 세계 보디빌딩·피트니스 대회인 '머슬마니아' 세계대회에서 동양인으로선 최초로 5위 안에 들 정도로 탄탄하게 몸을 가꿔온 전문 운동인이다. 의류·화장품 모델로 활동한 경력도 있다.
전문 방송인이 아닌 이들이 어떻게 세상에 알려지게 됐을까. 인터넷·SNS가 이들이 유명세를 얻는 주요 경로다.
예정화는 방송 출연 전에도 이미 유튜브와 SNS에서 '예정화의 피트니스' 등 동영상과 그의 몸매를 담은 사진들이 화제가 됐다. <마이 리틀 텔레비전> 박진경 PD는 "프로그램을 기획하면서 인터넷 1인 방송을 모니터링해 본 결과 운동 관련 방송이 눈에 많이 띄어 콘텐츠를 선정하는 데 참고가 됐다"고 전했다. 유승옥도 각종 모델 활동 사진이 SNS에 퍼지면서 <놀라운 대회 스타킹> 제작진에게 발굴됐다.
몸짱 스타들을 위한 방송 무대도 생겨났다. OnStyle <더 바디쇼>는 오로지 몸에 초점을 맞춘 뷰티 프로그램이다. 유승옥과 배우 최여진, 가수 레이디 제인이 진행을 맡고 있다. 매회 특정 신체 부위를 주제로 잡아 각종 운동 방법과 관리 비결을 소개한다. KBS2 <개그콘서트> '라스트 헬스보이'는 몸에 변화를 주고 싶은 개그맨들이 도전자로 나서고, 전문 트레이너들이 이들 관리를 담당해 실제 체중과 몸매 변화상을 보여주는 코너다. 방송에서 개그맨들은 트레이너의 지도에 따라 운동을 한다. 유승옥과 머슬마니아 세계대회 선발전에 출전한 모델 이연, 다이어트 관련 서적으로 알려진 정아름 등이 '몸짱도우미'로 나서 화제를 모았다.
또 이들은 각종 게임 캐릭터 모델로도 주목받고 있다. 남성들이 주로 소비하는 게임 문화 특성상 주로 여성이 모델로 나선다. 예정화는 게임 '서든어택'의 캐릭터 모델로 활동 중이다. 유승옥도 게임 '철권7'에 나오는 캐릭터 코스프레(게임·만화 캐릭터의 분장을 모방해 대중 앞에 나서는 행위)로 화제가 됐다.
미식축구 국가대표 스트렝스 코치 예정화. |
몸짱 스타들의 대중매체 출연은 자연히 출연자의 몸매로 시선이 모이는 효과를 낳는다. 일부 연예인들은 방송에서 몸매를 적극 드러내 '섹시 아이콘'으로 유명세를 타기도 한다. 이에 대한 동경 어린 시선도 있지만, 동시에 시청자를 사로잡는 수단으로 삼는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최근 몸짱 스타들은 연예인보다는 전문 운동인으로서의 면모를 강조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눈요깃거리라는 비판을 받을 수도 있지만, 몸짱이 되기까지 꾸준한 노력이 몸을 통해 드러나고 몸 관리 정보를 시청자에게 알려주기 때문에 그런 비판이 많이 상쇄된다"며 "이들이 '연예 활동'이 아닌 '운동 전도사'란 느낌을 주고 있기 때문에 섹시 이미지를 내세우는 연예인과는 다른 시선으로 보게 된다"고 말했다.
<허남설 기자 nshe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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