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戰士' 피오리나 "힐러리는 너무 불투명"

워싱턴/윤정호 특파원 2015. 5. 5.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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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대선 출마 공식 선언 출마 첫마디 '힐러리 때리기' 이메일 게이트 등 집중 거론 "경제 아는 내가 대통령 적격" 'IT 女帝' 경력 내세워 공세 2010년 상원 출마땐 낙선

“나도 힐러리만큼 비행기를 많이 타고 다녔다. 나는 업적을 일궈냈지만, 힐러리는 그냥 놀이처럼 다닌 거다.”

민주당의 유력한 대권 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저격수를 자처한 칼리 피오리나 전 휼렛패커드(HP) 최고경영자(CEO)가 마침내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그는 4일 ABC방송의 ‘굿모닝 아메리카’에 출연해 “미국인은 비정치인이 대통령이 되기를 원한다”며 “경제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아는 내가 대통령직에 가장 적합하다”고 말했다. 공화당 내 유일한 여성 후보인 그는 특히 같은 여성인 힐러리 때리기에 치중하면서 공화당 내에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출마 선언을 하면서도 그는 “나는 힐러리를 매우 좋아하는데, 너무 불투명하다. 2012년 국무장관 당시 일어났던 리비아 벵가지 사건과 개인 이메일 스캔들, 클린턴재단 외국 정부 후원금 논란에 대해 알고 싶은 게 너무나 많다”고 공세를 취했다.

피오리나는 동성애 등에 대해서도 부정적 입장을 보이면서 애플의 최고경영자인 팀 쿡을 “위선적”이라고 하는 등 공화당의 ‘전사(戰士)’를 자처하고 있다. 언론 인터뷰에서 그는 “팀 쿡이 만약 비즈니스를 하는 모든 곳에서 동성애자와 여성이 받는 대우 때문에 분노한다면, 중국과 사우디아라비아를 포함해 진출한 시장의 90%에서 철수해야 마땅하다”며 “그런데 그런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IT 여제로 불리는 피오리나는 MIT에서 석사 학위를 받고 AT&T와 루슨트 등에서 영업과 마케팅을 하다 HP의 CEO로 1999년 영입됐다. 경제 전문지 포천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기업인으로 6년 연속 1위에 선정됐고, 포브스 등에서도 영향력 있는 여성으로 꼽는 등 승승장구했으나, 잇따른 경영 실책과 주가 폭락으로 2005년 컴팩과의 합병 이후 사임했다. 이후 미국 언론이나 분석가들이 꼽는 ‘최악의 기술 기업 CEO’에 단골로 거론되기도 했다.

2008년 유방암 진단을 받고는 절제수술 등을 통해 완치한 그는 당시 존 매케인 공화당 대선 후보의 경제 자문 겸 후원금 모금 총괄로 정치의 맛을 봤다. 이후 2010년 공화당 공천을 받아 캘리포니아주에서 연방상원의원에 출마하면서 본격 정치에 뛰어들었지만 낙선했다. 경영과 정치는 다르다는 것을 깨달았지만, 정치를 향한 꿈은 놓지 않았다.

피오리나는 공직 경험이 없다는 지적을 오히려 장점으로 내세운다. 그는 “평생 정치권에 있었던 사람들은 우리 보통 사람들과는 좀 동떨어져 있다”며 자신이 오히려 더 낫다고 주장한다.

일부는 피오리나가 대선 도전을 선언했지만, 결국은 러닝메이트로 부통령에 도전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공화당으로서는 힐러리에 맞설 ‘마이너리티’ 부통령이 필요하고, 힐러리에 계속해서 대립각을 세운 피오리나가 적격이라는 현실적 이유도 있다. 또 공화당 후보경선에 들어가면 피오리나가 장점으로 내세우는 경영 경험이나 능력에 대한 공세도 만만치 않을 수 있어, 진로를 일찌감치 돌릴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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