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대학 다녀요? 논문 못봐요"..서울대의 甲질

입력 2015. 5. 5. 17:55 수정 2015. 5. 5.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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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이전 학위논문 타 대학생에 비공개..다른대학은 협정맺어 공개

"서울대 지인이 없으면 논문 보기가 너무 힘들어요" 서울 모 대학원에 다니는 최 모씨(25)는 최근 논문 작성에 필요한 서울대 학위논문을 열람 때문에 발을 동동 굴렀다. 해당 논문의 원문 PDF 파일이 서울대 학생과 교직원 등에게만 공개되는 자료였기 때문. 논문 복사본을 보내주는 원문복사 서비스를 신청하면 논문 복사비 2만~3만원을 지불해야 한다. 최씨는 수소문 끝에 서울대에 다니는 학생을 통해 원문 파일을 받았다.

서울대의 학위논문 열람 서비스가 다른 대학 구성원에게 지나치게 제한적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학위논문을 빌릴 수 없고 국회도서관에서도 열람이 제한돼 다른 대학의 석•박사생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복사 서비스를 신청하고 있다.

국내 대학의 공동 학술 데이터베이스인 학술연구정보서비스(RISS)에서 서울대 학위논문은 약 10만8000여건으로 집계된다. 이 중 타 대학생과 일반인에게 원문이 공개된 논문은 5만2000여건에 불과하다. 데이터베이스 구축 이전인 1998년 이전의 논문 5만1000여건은 저작권자의 동의를 받지 못해 서울대 구성원에게만 서비스되고 있다.

다른 주요 대학도 저작권 문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 이전의 학위논문은 RISS에 원문을 공개하지 못하고 있다. 대신 해당 학위 논문 상당수를 국회도서관에 원문 파일로 제공한다. 이 경우 학술적 목적에 한해 국회도서관과 협의기관으로 등록된 대부분의 대학 도서관에서 논문을 열람하고 출력할 수 있다.

그러나 서울대는 국회도서관에 원문 파일을 제공하지 않고 있다. 서울대 관계자는 "출판이나 특허를 이유로 추후 저작권자가 원문 공개를 철회하는 경우가 생겨 파일을 제공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대는 다른 대학 구성원에게 자료를 빌려주는 상호대차 대상에서도 학위논문을 제외하고 있다. 타 대학원생이 서울대 학위논문 중 비공개인 논문을 보기 위해선 1면 당 70원의 복사비와 배송비 등 비용을 지불하고 복사 서비스를 이용하는 수 밖에 없는 셈이다.

근본적으로는 도서관 보상금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현재 대학 도서관이 저자의 동의를 받지 못한 논문을 일반에 공개하거나 다른 대학 도서관에 전송하기 위해서는 문화체육관광부가 보상금 징수 단체로 지정한 한국복제전송저작권협회에 저작권 보상금을 지불해야 한다. 그러나 저작권협회를 통해 저자에게 보상금이 배분되는 비율이 낮다는 이유로 대부분의 대학 도서관들은 보상금 제도를 거부하고 있다.

[김수영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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