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로 큰돈 버는 기업들

2015. 5. 5.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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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 제일모직·현대重 등 팔아 1340억..보유주식 평가이익 2조일성신약·대한제분·조광피혁도 남는 장사해외까지 보폭 넓혀..손해보는 사례도 많아

최근 주식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본업 못지않은 뛰어난 주식투자 실력을 과시하는 '투자 고수' 기업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남다른 주식투자 안목으로 알려진 건자재업체 KCC가 지난해 제일모직 현대중공업 등 주식을 매각해 챙긴 이익(매도 가능 금융자산 처분이익)은 1340억원에 달한다. 같은 기간 본업에서 거둔 영업이익 2734억원 중 절반에 해당하는 금액을 주식에서 벌어들인 것이다. 덕분에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18% 증가하는 동안 금융 수익이 포함된 순이익은 31% 늘었다. 3년 연속으로 주식을 현금화한 금액이 1000억원을 웃도는 진기록을 세웠다.

KCC 본업은 건축에 쓰이는 페인트·유리 등 건자재를 만드는 것이지만 자산 구성을 살펴보면 웬만한 증권사를 방불케 한다. KCC가 보유한 상장주식의 시장가치는 무려 2조8662억원에 달해 취득원가 8168억원과 비교하면 2조494억원 이득을 보고 있다. 제일모직이 1조6716억원으로 평가이익이 가장 크고, 현대중공업(2053억원) 현대차(981억원) 현대산업개발(581억원) 현대종합상사(240억원) 등에서도 상당한 차익이 발생했다. 작년 한 해 평가이익만 따져봐도 9079억원에 육박한다.

이처럼 주식투자를 통해 영업 외적으로 쏠쏠한 이익을 챙기는 상장사는 KCC만이 아니다. '주식농부' 박영옥이 투자한 종목으로 알려진 피협업체 조광피혁은 10개가 넘는 가치주에 대한 분산투자로 지난해 상장주식 가치가 534억원으로 155억원 증가했다. 작년 영업이익 80억원의 두 배 가까운 금액을 주식에서 얻은 것이다. 삼양통상 주식 18만2500주에서만 평가이익 119억원을 냈고, 그 밖에 광주신세계 신영와코루 대한제분 조선내화 동아타이어 등에서도 이익이 났다.

특이할 만한 점은 투자 대상이 단순히 국내 주식에 한정되지 않고 해외 주식까지 범위를 넓히고 있다는 사실이다. 조광피혁은 2013년 말 처음으로 투자한 해외 주식이자 워런 버핏 회사인 버크셔해서웨이 지분 55주를 통해 62억원을 벌어들인 데 이어 지난해엔 미국 애플 주식 2만2440주를 약 20억원에 신규 취득했다.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외화부채 관리를 위해 해외 주식 비중을 점차 늘리고 있는 것이다.

조선내화 역시 13개 종목에 달하는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자랑한다. 성신양회 포스코 현대모비스 KPX홀딩스 진양홀딩스 진양폴리우레탄 KT 등 투자한 상장주식 시장가치가 1652억원이다.

여러 주식을 고르게 담은 조광피혁·조선내화와 달리 제약업체 일성신약은 두 종목에 투자해 재미를 봤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지분가치가 작년 말 기준 2033억원에 달해 취득원가(645억원)를 뺀 평가이익이 138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작년 영업이익 24억원대비 58배에 해당된다. 보유 종목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2004년 지분 2.05%를 취득한 삼성물산이다. 최근 삼성물산 주가가 1분기 실적 부진으로 조정받고 있긴 하지만 주당 2만4400원일 때 사서 묵혀 두고 있어 지난 4일 종가 5만7300원까지 수익률은 134.8%에 달한다.

하태기 SK증권 연구원은 "2014년 말 기준 일성신약은 현금성 자산과 매도 가능 금융자산 3057억원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자사주를 차감한 시가총액은 2000억원에도 못 미쳐 자산가치 대비 크게 저평가됐다"고 말했다.

한편 대한제분은 올해 본격적으로 보유 종목 주가가 반등하면서 자산가치가 조명받고 있다. SBS와 SBS미디어홀딩스 주식을 각각 101만주(5.56%), 435만주(3.11%) 보유한 가운데 두 기업 주가가 올해 들어 45.1%, 41.1% 올라 상승세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하나금융지주도 최근 바닥을 딛고 4월 이후 12.3% 반등했다.

이처럼 매도 가능 금융자산은 재무제표상 유동자산은 아니지만 긴급할 때 매각해 언제든 현금 실탄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또 지금처럼 시장 상황이 좋을 때 주식투자를 잘하는 상장사의 가치는 더욱 부각된다.

그렇지만 개인의 주식 투자와 마찬가지로 주가 등락에 따라 손해가 발생하는 사례도 많다.

가령 지난해 KCC는 현대자동차 주식에서 481억원 평가손실을, 조선내화는 포스코 주식에서 240억원 손실을 입은 바 있다.

[김윤진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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