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환의 눈] '물음표 투성' 안익수호, 1실점에 가려진 문제점들

이경헌 2015. 5. 5.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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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 시작은 뜨거운 관심과 기대였다. 2017년 FIFA U-20 월드컵을 2년여 앞두고 펼쳐진 수원 JS컵에서 U-18 한국 대표팀은 1승 1무 1패로 대회를 마쳤다. 연령별 대표팀에게 쏟아지던 이례적인 주목들은 이제 수많은 논란으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JS컵을 통해 본 안익수호

이번 대회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던 몇 안 되는 성과 중 하나는 안익수 감독이 선호하는 포메이션 사용법과 문제점이었다. 1차전과 2차전에서 대표팀이 주로 사용한 포메이션은 4-1-4-1이었다. 물론 상황에 따라 경기 중 변형 포메이션과 대체 포메이션이 가동됐지만 기본적으로 포백 앞에 한 명의 선수를 놓는 전술을 선택했다.

4-1-4-1의 포메이션이 유기적으로 작동되면 가장 큰 강점은 수비 상황에서 5백으로 전환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올해 초 러시아 친선대회에서 호흡을 맞췄던 두 명의 센터백 라인은 공중 볼을 차단함과 동시에 풀백의 빈자리를 커버하는 데 주력했다. 위험 지역에서 상대방에게 공간을 허용하지 않는데 집중하며 1차 지연을 통해 협력 수비를 시도했다.

1,2차전에서 상대 공격수들은 수비의 배후공간을 노리는 패스를 자주 시도했다. 포메이션상 좁은 공간을 공략하는 단순하지만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전술적 선택이었다. 두 명의 센터백과 포백의 보호를 맡은 박한빈은 빠른 커버를 통한 차단은 아니지만 영리한 예측과 협력수비로 상대공격을 막아냈다. 2경기에서 무실점이었다는 점은 나름 단단한 수비조직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방압박에 대처하는 과정이 매끄럽지 못했던 점을 상기해야 한다.

대회 내내 수비진들은 공을 멀리 걷어내기 보다는 소유하고 전개하는 데 많은 신경을 썼다. 수비진에서부터의 빌드업을 중요하게 여기는 현대축구의 흐름과 유사하지만 과정은 사뭇 달랐다. 특히 프랑스와의 경기에서 보여준 수비 빌드업은 매우 불안했다. 1,2차전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자주 나왔지만 상대적으로 이 날 경기만큼 위험장면이 많지는 않았다. 전방압박이 심했던 우루과이와의 경기에서 드러났던 문제점이 다시 반복됐다.

전방에서부터 강한 압박을 시도한 우루과이 공격진들로 인해 수비진들은 미드필드로 연결하는 패스의 정확도에 문제점을 드러낸 바 있다. 탐색전이 치열했던 전반 중반까지 무게 중심을 아래에 놓고 상대의 공격에 대비해 실점은 없었지만 역습 찬스에서도 공격으로까지 이어지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원톱으로 나선 이승우가 고립되는 원인 중 하나였다.

수비진에서의 전진하는 패스의 안정감이 떨어지자 공을 소유하는 시간도 줄어들었다. 상대 위험지역까지 공이 전달되지 않으면 공격의 기회는 그만큼 떨어지는 것이 당연하다. 순간적으로 수비블록을 형성해서 공을 뺏는 작업까지는 성공했지만 공격으로 이어지는 연결의 성공률은 만족스럽지 못했다. 상대의 압박에서 벗어나는 과정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하는 이유다.

우루과이와의 경기와 비교하면 벨기에와의 경기에서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경기운영을 보여줬다. 하지만 전방압박의 강도에 차이가 있었다는 것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물론 상대의 위험지역에서 볼 소유권을 되찾아오려는 압박이 좋았던 점도 있다.

프랑스와의 경기에서 드러난 문제점

프랑스와의 마지막 경기에서 안익수 감독은 포메이션에 변화를 줬다. 기존 4-1-4-1에서 4-4-1-1 또는 4-4-2로 움직이는 경기운영을 선택했다. 가장 주목받았던 것은 백승호와 이승우의 동시 선발 출격이었지만 눈여겨봐야 할 감독의 전술적 선택이었다.

기존에 포백 보호의 역할을 맡던 박한빈이 고정적인 위치를 고수하지 않고 한찬희와 스위칭을 자주 시도했다. 공격진에서는 이승우와 백승호가 투톱 혹은 위아래로 움직였다. 프랑스와의 전반전 경기에서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좌우 스위칭보다는 상하 스위칭을 통해 공격 해법을 찾는 일련의 과정들이었다.

결과는 실패였다. 이전 두 경기와 비교해 봐도 수비조직력에서 많은 문제점이 노출됐다. 수비가 흔들리자 공격 전개 과정도 여의치 않았다. 물론 대회 마지막 경기에서 체력적 부담이 컸던 것은 사실이다. 아무리 회복능력이 좋은 젊은 선수들이지만 4-1-4-1 포메이션은 체력적 소모가 크다. 더욱이 6일 동안 세 경기를 치러야 했다. 안익수 감독이 포메이션 변화를 준 이유 중 하나다. 그러나 후반 중반 이후 활발해진 전방압박과 공격 작업들을 떠올려 보면 전반전 포메이션 선택에 대한 아쉬움이 남는다.

첫째. 포메이션 변경 이후 협력수비 가담 속도가 느려졌다.

프랑스 풀백 선수의 오버래핑에 의한 크로스가 위험 장면으로 자주 이어졌다. 오버래핑을 들어가는 상대선수를 마크하기 위해서는 미드필더진과의 협력수비가 필요했다. 그러나 수비시 4-4-2 혹은 4-4-1-1 형태를 보인 이날 경기에서는 이전에 보여준 협력수비가 잘 이뤄지지 못했다.

전반 2분 만에 상대 오른쪽 풀백의 크로스에 이은 슛이 크로스바를 맞은 장면은 그 대표적인 예다. 전반 34분에도 크로스에 이은 헤딩이 실점으로 이어질 뻔 했다. 이후에도 수차례 측면이 무너지는 장면이 나왔다. 풀백으로 선발 출전한 우찬양과 이유현이 태클을 통해 상대를 저지하려 했지만 잦은 크로스를 허용했다. 크로스를 허용하지 않기 위해서는 협력수비가 필요했지만 순간적으로 4-2-1-3 형태로 공격 전개를 시도했던 한국이다. 전방에 있는 양측 공격수가 상대팀 풀백과 동일선상으로 넓게 벌려 있는 상황이었다. 상대의 역습시 수비진영에 가담하러 가는 시간이 지체됐다.

둘째. 헤딩 클리어 혹은 경합과정 이후 세컨드 공을 쉽게 내줬다.

슛을 허용한 장면들을 살펴보면 상대가 부분 전술을 통해 수비진을 흔든 것도 있지만 헤딩 클리어 혹은 경합과정 이후 볼을 쉽게 내준 문제점이 눈에 띄었다. 전반 22분 수비가 헤딩으로 처리한 공이 떨어진 자리에 접근하는 한국 선수들은 없었다. 순간적으로 슈팅공간이 열리는 위험한 장면이었다.

바로 이어진 상황에서도 경합 이 후 공을 소유하지 못했고 전반 30분에는 헤딩 클리어 이후 공을 안전지역으로 전개하지 못하는 바람에 상대에게 유효 슈팅을 허용했다. 키퍼의 선방으로 인해 실점은 없었지만 경기 내내 반복되는 문제였다. 후반에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후반11분, 22분에도 수비수의 헤딩이 상대 2선에게 연결되며 위험한 장면이 연출됐다.

셋째. 수비진의 안일한 방출 작업과 패스미스

위험지역에서 상대에게 공을 뺏기는 장면이 많았다. 전반 6분 프랑스의 프리킥 공격 뒤 공을 소유했지만 안일한 공 처리로 인해 슈팅으로까지 연결됐다. 전반 12분에는 수비수의 패스미스가 슛까지 연결됐으며 전반 15분에도 위험지역에서 공을 뺏겨 위기를 맞이했다. 전반 32분에도 위험지역에서 공을 쉽게 처리하지 못해 연속된 공격기회를 내줬다.

후반전도 나아지지 않았다. 거듭된 패스미스와 위험지역에서 볼을 뺏기는 아찔한 장면이 나왔다. 후반전이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측면 수비지역에서 공을 뺏기며 슈팅을 허용했다. 후반 19분에는 박스 안에서 공을 뺏기는 장면이 있었고 추가시간에도 수비진에서 공을 뺏겨 슈팅을 허용했다. 수비에서부터 빌드업을 시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상황에 따른 선택과 집중력이 좋지 않았다. 수비수들의 안정감 없는 패스전개와 소유권을 쉽게 내주는 모습은 수정이 시급하다.

수비대형을 갖춘 상태에서 두세 명의 상대 공격진들에게 흔들리며 슈팅을 내준 모습도 있었다. 상대에게 이대일 패스를 허용하며 뒷걸음치는 장면이 나왔다. 상대의 공격수가 공을 잡기 전에 근접해주는 적극성이 부족했다. 대회 내내 좋은 선방 능력을 보여줬지만 송범근 키퍼가 칭찬 받는 일이 잦아서는 안 된다. 압박 수비를 통해 슈팅 공간을 좁히지 못한다면 실점 위기 상황은 언제나 발생한다.

"팀으로 봐 달라" -안익수 감독

이번 대회는 지난 1월 러시아 친선대회 문제점들을 보완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대회가 끝난 후 문제점만 보였다는 목소리가 높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보완해야 할 다른 문제점을 발견한 것을 성과의 한 부분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정식 출범한지 5개월도 되지 않은 시작점에 놓인 팀이다. 아직까지는 이 모든 것 또한 과정이라는 말을 할 수 있는 시기다.

사실 안익수 감독이 자주 강조했던 '팀'은 대중들의 관심이 집중된 '바르샤 듀오' 사용법에 대한 해명과 다르지 않다. 결과적으로도 아쉬움이 더 큰 '팀'이었다. 이 세상에 최고의 포메이션은 존재하지 않지만 팀 구성원의 능력을 극대화 할 수 있는 전술은 언제나 가능하다. 매번 큰 대회를 앞두고 나오는 한국형 포메이션에 대한 기대치도 여기에 있다.

"과정이 좋으면 결과는 따라 온다"고 말했던 안익수 감독이다. 맞는 말이다. 좋지 않은 과정 속에서 결과 역시 만족스럽지 못했다. 비판과 비난은 쉽지만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이 모든 과정들 또한 대표팀이 이겨내야 할 무게다. 안익수호가 해법을 찾길 바란다.

대회 마지막 날, 경기 전까지도 수원 월드컵경기장엔 가랑비가 내렸다. 우산을 쓰기엔 주위를 살피게 되고 비를 맞자니 다른 사람의 시선이 의식됐다. JS컵을 보는 내내 비슷한 마음이었다. 최선을 다한 U-18 대표 선수들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 그들에게 가해지는 달갑지 않은 가랑비들이 차마 마음에게까지 닿지는 않았기를 빈다.

글=<내 인생의 킥오프> 조경환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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