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자식이 나보다 성공할 가능성 적다" ..비관론 갈수록 증가

세종 2015. 5. 5.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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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세종=정혜윤 기자] "우리 사회에서 현재 본인세대에 비해 다음 세대인 자녀세대의 사회 경제적 지위가 높아질 가능성은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십니까?"

통계청의 '사회조사' 질문에 2006년 부정적 응답 비율은 29%, 2009년 30.8%, 2011년 42.9%, 2013년 43.7%를 기록했다. 최근 들어 세대간 상향 이동에 대한 비관론이 확대되고 있다.

김희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표한 '사회 이동성 복원을 위한 교육정책의 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노력해도 성공하기 어려운 사회에서는 다음 세대에서도 희망을 갖기 어려워 사회통합이 저해될 수 있다. 보고서는 교육이 계층 이동의 사다리로 인식됐던 우리 사회에서도 계층간 교육 격차가 커지면서 교육의 계층 대물림이 강화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2013년 KDI는 '행복연구 조사'를 통해 "성공을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는 운이나 연줄보다 노력이다"라는 질문을 던졌다. 긍적적 응답은 60대 75.5%, 20대는 51.2%로 나타났다. 젊은 세대일수록 노력의 힘에 대한 믿음이 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젊은 층의 노력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은 다른 나라보다 강하게 드러났는데 미국의 20대는 63.9%, 일본은 55.9%, 중국은 67.4%로 집계됐다.

실제 양육환경의 차이가 인지능력의 발달과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03년 파인스타인(Feinstein)은 생후 22개월에 인지능력 상위 10% 수준이던 저소득가구 아동은 성장할수록 인지능력의 상대적 위치가 하락한 반면 인지능력이 하위 10% 수준이던 고소득 가구 아동의 인지능력은 점점 향상된 것을 발견했다. 결국 천부적 인지능력과 무관하게 10세 무렵에는 좋은 환경을 가진 아이의 높은 지능과 나쁜 환경을 가진 아이의 낮은 지능으로 양분돼 수렴해 간다는 것이다.

하지만 보고서는 만약 모든 가구의 아동에게 충분한 영양 공급과 능력 계발을 촉진하는 양질의 교육 투입이 이뤄진다면 그 사회는 천부적 능력이 한껏 꽃피는 장면을 더 많이 보게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또 김 연구위원은 노동의 공급 측면에서 다양한 성공 경로를 모색할 수 있는 교육 개혁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고교 교육과정이 개인의 적성과 진로계획에 맞춰 다양하게 제공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존의 주입식 수업을 고수하는 것은 교실에서 자는 학생을 양산하고 미래를 준비할 소중한 시간을 허비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따라서 학교에서 저마다 몰입할 수 있는 맞춤형 선택과목(예체능 실기 및 직업교육 포함)을 더 많이 이수하고 프로젝트 수행을 늘려 다음 단계의 교육과 취업을 위한 역량을 기른다면 '교실 붕괴'라는 말까지 나오게 한 현 공교육의 현실을 타파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그는 취업경쟁에서 밀리고 빈곤과 범죄에 빠질 위험에 노출된 저학력 청년 니트족(NEET, not in education or training)에 특별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 연구위원에 따르면 2000년부터 2013년까지 30~34세 남성 중 고졸 미만의 고용률은 84.9%에서 60.4%로 떨어졌다. 젊은 세대의 평균교육수준이 높아지면서 저학력자의 사회적 소외나 배제가 심각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또 "우리 사회에서 일자리를 찾는데 개인의 인적 배경에 의한 네트워크가 큰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다"며 "사회 이동성을 높이기 위해 학연과 지연으로 얽힌 인맥의 거미줄을 걷어내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세종=정혜윤 기자 hyeyoon1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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