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륭의 라인투라인] 새 분데스리거 박이영을 소개합니다

2015. 5. 5. 06:5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SPOTV NEWS=김태륭 해설위원] 지난 달 스무살의 어린 한국인 선수가 분데스리가2(2부리그) 27라운드 베스트 일레븐에 선정됐다. 주인공은 FC 장트 파울리 소속의 최경록이다. 그는 뒤셀도르프를 상대한 첫 1군 데뷔전에서 2골 1도움을 기록하며 팀의 4-0 대승을 이끌었다. 손흥민의 첫 분데스리가 클럽이였던 함부르크를 연고로 하며 해골 문양이 인상적인 FC 장트 파울리는 최근 또 한명의 젊은 한국인 선수 영입을 확장했다. 94년생 미드필더 박이영. 국내 성인리그는 물론 U리그 출전 및 등록 기록 조차 없는 박이영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1. 프롤로그

185cm 큰 키의 쭉 뻗은 체형. 흰 피부에 얼핏 기성용과 흡사한 외모. 이름에 맞게 등번호 20번을 좋아하는 미드필더가 바로 박이영이다. 거여초-보인중-서울체고를 거치며 축구선수의 꿈을 키웠다. 하지만 그가 고교 3학년이 되던 해를 마지막으로 서울체고 축구부는 해체됐다. 대학 진학을 고려할 때 뜻밖의 제의를 받았다. 한국인이 감독을 맡게 된 필리핀 2부 팀의 입단 제의를 받게 된 것이다. 고민 끝에 그는 생소한 필리핀 리그행을 결심한다. #2. 필리핀 리그

'팀 사커루(Team Socceroo)'. 박이영의 필리핀 리그 첫 번째 팀이었다. 데뷔 시즌부터 주전으로 활약했고 팀은 리그 무패로 1부리그 승격에 성공했다. 공격, 수비형 미드필더를 모두 소화하며 많은 공격 포인트를 기록했고 1부리그에서 한 시즌을 더 보낸 뒤, 리그내 상위팀 '파창가 딜리만FC(Pachanga Diliman FC)로 이적했다. 이어 지난 해 11월 이적 후 첫 컵대회를 마치고 두달 간의 휴식기를 한국에서 보냈다.

#3. 꿈의 유럽 무대, 첫 번째 도전

그는 우선 K리그 도전을 시도했다. 하지만 정보 부족으로 K리그 드래프트 접수시기를 놓쳤다. 필리핀 리그 보다 더 강한 수준을 경험하고 싶었다. 박이영의 꿈은 유럽 무대였다. 하부리그라도 상관없었다. 그에게 유럽 무대는 선수로서 꼭 한번 경험하고 싶은 곳이었다. 하지만 정보도 없었고 방법도 몰랐다. 길이 보이지 않았지만 박이영은 스스로 길을 만들기로 했다. 모든 지인과 그들의 인맥을 동원해 유럽 구단 관계자와 연결방법을 모색했다. 다행히 국내에서 지인들과 활동하는 사회인 축구클럽, TNT FC의 한 외국인 멤버가 유럽 관계자와 인연이 있었다. 몇 개 구단에 프로필을 보냈고 그 중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고향 포르투갈 마데이라를 연고로 하는 CS마리티무에서 테스트에 초청한다는 답변이 왔다.

#4. CS마리티무, 두 번째 도전

곧바로 포르투갈로 향한 박이영은 마리티무 B팀과 C팀을 오가며 보름 간 테스트를 진행했다. 마리티무 선수들은 기술적으로 뛰어났지만 그는 주눅들지 않았다. 좋은 모습을 보였고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구단의 최종 선택은 그가 아닌 유럽권 국적의 선수였다. 이대로 한국으로 돌아가기엔 아쉬움이 컸다. 보름 간의 테스트를 통해 유럽선수를 상대로 어떻게 경기해야 하는지, 코치들은 어떤 것을 중요하게 보는 지 느낄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다시 한번 스스로 길을 만들어 보기로 결심했다. 오스트리아에 거주하는 이모부에게 도움을 청했다. 다시 한번 모든 지인을 총 동원했다. 그리고 마침내 함부르크에 거주하며 축구팬인 이모부의 사업파트너가 나타났다. 그는 함부르크 지역 리그를 맡고 있는 '조니'라는 코치를 소개했다. '조니'는 자신의 아마추어 팀에서 2,3차례 박이영의 기량을 확인 한 뒤 장트 파울리에 그를 추천했다.

#5. FC 장트 파울리의 일원이 되다

팀 훈련장 곳곳에 보이는 강인한 해골 문양, 그리고 1군 팀의 리그 경기를 직접 관전할 때 느껴진 전율은 그에게 커다란 동기부여가 됐다. 장트 파울리에 합류한 뒤 박이영은 3주 가량 U-23 팀에서 훈련 및 테스트를 진행했다. 이 모든 과정을 에이전트 없이 혼자 진행했기에 여러 어려움이 있었다. 한해 먼저 입단해 B팀에서 활동한 최경록 덕분에, 팀 동료들은 테스트 기간 동안 대체적으로 그를 잘 대해 줬다. 훈련장에 도착하면 드레싱룸에 각자 캐비넷이 있고, 번호 별로 트레이닝복과 용품이 세팅돼 있었다. 이런 환경이 익숙하지 않았지만 그는 간절한 마음으로 테스트에 임했다. 마침내 한국을 떠나온 지 83일 만에 장트 파울리와 정식 계약을 맺게 됐다.

#6. 박이영, 그만의 장점

해체 된 고교 축구부의 마지막 세대에서 독일 분데스리거로 거듭났다. 그의 본격적인 첫 시즌은 올해 7월에 시작되지만 이제 1군에서 중요한 선수로 자리매김한 팀 동료 최경록의 존재는 그에게도 확실한 목표가 된다. 실력과 노력 그리고 열정이 있었기에 꿈꿔온 무대에 첫 발을 내딛을 수 있었던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그는 또다른 자신만의 장점을 '영어'라고 강조했다. 포르투갈, 독일에서 테스트를 진행하며 영어를 통한 소통이 가능했기에 그는 많은 도움을 받을수 있었다고 말했다. 필리핀 리그서 뛰면서 배운 영어는 그의 유럽행에 중요한 열쇠가 됐다.

#7. 에필로그

FC 장트 파울리는 현재 분데스리가2 (2부리그)에 속해있다. 박이영은 다가오는 8월 2015-16 새 시즌을 U-23 팀(B팀)에서 시작한다. U-23 팀은 함부르크, 볼프스부르크, 베르더 브레멘의 U-23팀들과 함께 독일 4부리그에 소속돼 시즌을 진행한다. 이 곳에서 좋은 활약을 보이면 1군에 합류할 기회를 얻게 된다. 마치 최경록이 멋진 스토리를 만든 것처럼 박이영의 단기적인 목표도 FC 장트 파울리의 1군에 합류하는 것이다.

[사진] 믿기 힘든 스토리를 쓴 새 분데스리거 박이영. ⓒ SPOTV NEWS, 김태륭 제공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스포티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