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홈런왕' 크루즈, 아픔 딛고 피어난 '인동초의 삶'

스포츠팀 2015. 5. 5.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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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TV NEWS=박대현 기자] '2년 전 아픔'이 보약이 된 걸까. 지난 시즌 메이저리그 홈런왕 넬슨 크루즈(35, 시애틀 매리너스)의 방망이가 연일 뜨겁다. 'FA 미아'가 될 뻔했던 2년 전 겨울의 아픔을 딛고 2년 연속 홈런왕을 향한 발걸음을 뚜벅뚜벅 걷고 있다.

크루즈는 5일(한국 시간) 현재 25경기에 나서 타율 0.343 13홈런 34안타 25타점 OPS 1.175를 기록하고 있다. 홈런과 타점은 MLB 전체 1위, 최다안타는 3위다. 성적만 봐도 현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빼어난 타자가 크루즈임을 알 수 있다. 그러나 그는 불과 2년 전 소속팀을 찾지 못해 마음 졸이던 겨울을 경험한 바 있다. 2013시즌이 끝나고 FA 자격을 얻었으나 어느 구단에게도 부름을 받지 못했다. 14개월 만에 세간의 평가가 완전히 뒤바뀌어진 셈이다

6년 연속 20홈런 이상을 때려냈던 이 도미니카 출신 홈런왕은 FA를 취득했으나 당시 소속구단인 텍사스 레인저스로부터 퀄리파잉 오퍼를 받았다. 텍사스의 제안을 거절하고 시장으로 나온 그는 예상치 못한 문전박대에 당황했다. 시장은 34세로 접어든 노쇠화가 우려되는 외야수를 외면했다. 선구안이 부족하고 외야 수비가 힘든 장타자에게 손을 내민 구단은 없었다. 스프링캠프 직전 볼티모어 오리올스에게 전화가 왔다. 그러나 계약 기간과 몸값 모두 기대에 못 미쳤다. 1년간 800만 달러.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겨우내 절치부심한 크루즈는 자신을 향한 29개 구단의 평가가 잘못된 것임을 실력으로 증명했다. 지난해 볼티모어에서 40개의 타구를 담장 밖으로 보내며 홈런왕에 올랐다. 타점도 커리어 처음으로 세자릿수를 기록했다(108타점). 우타자임에도 좌투수 상대 통산 타율이 2할 5푼대에 불과했던 그는 지난 시즌 0.314를 올리며 완벽하게 약점을 극복했다. 시즌 종료 후 볼티모어와의 짧은 동거를 마무리하고 다시 FA 시장을 두드렸다. 상황은 역전됐다. 시애틀이 4년간 5800만 달러를 제시하며 FA 재수생의 입시 재도전을 격려했다.

시즌 초 통산 200홈런-600타점을 달성한 크루즈는 타율과 출루율이 낮고 삼진과 홈런이 많은 전형적인 홈런타자다. 장단점이 뚜렷한 선수로 볼 수 있다. 매년 세자릿수 삼진을 당하고 볼넷은 60개 넘게 골라내지 못한다. 통산 출루율이 0.328에 불과하다. 그러나 통산 장타율은 5할이 넘을 정도로 대단히 뛰어난 장타생산능력을 보여준다. 밀어치기로도 타구를 담장 너머로 보내는 강한 손목 힘과 빠른 배트 스피드가 돋보인다. 세이프코 필드는 홈런이 터질 때마다 경적 소리를 울리는 세레모니로 유명하다. 과연 크루즈는 자신의 장점을 특화시켜 몇 번의 경적 소리를 홈팬들에게 선물할 수 있을까. 아픔을 털어내고 역대 최고의 FA 모범생으로 나아갈 그의 올 시즌 행보가 기대된다.[사진] 넬슨 크루즈 ⓒ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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