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세기의 졸전' 메이웨더 vs 파퀴아오 경기 허탈감에.. 네티즌 '진정한 승자' 설왕설래

정지용 기자 입력 2015. 5. 5. 02:05 수정 2015. 5. 5. 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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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쿡기자] '세기의 대결'이 '세기의 졸전'으로 막을 내린 뒤 '세기의 조롱거리'로 전락했습니다.

지난 3일 열린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38·미국)와 매니 파퀴아오(37·필리핀)의 복싱 경기의 후폭풍이 큽니다. '복싱의 종말'이라는 말까지 나왔는데요. 그만큼 전 세계 시청자와 팬들의 실망이 컸기 때문일 겁니다.

화끈한 한 방을 기대했던 팬들은 두 선수의 경기를 복싱이 아닌 '세기의 로맨스'라고 말합니다. 경기 내내 파퀴아오를 껴안은 메이웨더를 통렬하게 비꼰 것이죠. 메이웨더는 12라운드 동안 256번 포옹을 했습니다.

아이디 zziziree로 SNS에 웹툰을 그리는 네티즌은 3일 '세기의 로맨틱'이라는 제목으로 두 선수가 권투 글러브를 낀 채 껴안고 있는 모습을 올려 엄청난 호응을 얻었습니다.

졸전에 대한 분노는 "진정한 승자는 누구인가"라는 논쟁으로 이어졌습니다. 판정승을 거둔 메이웨더를 승자로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죠.

미국의 딕 코스톨로 트위터 CEO는 3일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승자는 페리스코프"라고 주장했습니다. 페리스코프는 트위터가 지난달 말 출시한 동영상 스트리밍 애플리케이션인데요. 트위터 계정과 연동해 트위터 친구들이 공유하는 동영상을 공짜로 볼 수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파퀴아오와 메이웨더 경기를 보기 위해서는 최소 90달러(약 9만7000원)를 지불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코스톨로는 참담했을 미국 시청자들을 대신해 그 돈조차 아깝다는 얘기를 한 겁니다. 그래서인지 "진정한 승리자는 메이웨더가 아니다. 경기를 안 본 사람들이다"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또 다른 승자가 있습니다. 바로 탄산음료 광고를 지칭하는 우스갯소리인데요. 경기 중간마다 출연자들이 황당하게 꾸미고 등장한 광고를 내보내 화제가 됐습니다. 싱겁게 끝난 경기보다 광고 속 탤런트 김수미의 코믹댄스가 기억에 남는다는 뜻일 텐데요. 국내 SNS에는 동조하는 게시물과 댓글이 넘쳐나고 있습니다.

경기에 실망한 네티즌들이 불만을 표출하는 것은 충분히 이해됩니다. 그런데 2억5000만 달러(약 2700억원)에 달하는 돈의 액수만 보고 '화끈하고 재미있을 것이다'고 지레짐작하지는 않았나요? 사람들은 돈과 선수들의 이름값이 경기 수준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달았을 것입니다. 동시에 아쉬움의 여파는 길게 남을 듯합니다. 씁쓸함 또한 오래 갈 것 같습니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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