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판 볼티모어'..백인경찰 흑인 폭행에 격렬시위(종합)

2015. 5. 4.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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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명 부상·43명 연행..흑백갈등 비화 조짐에 총리 진화 나서 백인경찰의 흑인 제압 동영상이 시위 촉발

68명 부상·43명 연행…흑백갈등 비화 조짐에 총리 진화 나서

백인경찰의 흑인 제압 동영상이 시위 촉발

(카이로·서울=연합뉴스) 한상용 특파원 백나리 기자 = 이스라엘에서 백인 경찰이 에티오피아 출신 흑인 군인을 무자비하게 폭행하고 제압하는 영상이 공개되면서 격렬한 항의시위가 벌어졌다.

시위대와 경찰의 무력 충돌로 최소 63명이 부상하고 이 사건이 흑백 갈등으로 비화할 조짐을 보이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에티오피아 공동체 지도자들과 회동하는 등 조기 진화에 나섰다.

이 사건은 최근 미국에서 흑인 용의자가 이송 과정에서 경찰의 부당한 대우로 숨져 흑인 사회가 격분했던 볼티모어 사태와 여러모로 비슷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4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이스라엘 경제 수도 텔아비브 시내 라빈 광장에서 3일 저녁 경찰의 에티오피아 출신 군인 폭행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경찰은 전국 각지에서 온 시위대를 약 3천명 규모로 추산했고 주최측은 1만 명이라고 주장했다.

주로 에티오피아계 유대인으로 구성된 시위대는 광장 주변에서 돌과 물병, 의자 등을 집어던지며 주변 관공서 진입을 시도했다. 이에 폭동 진압 경찰은 섬광탄과 물대포, 최루가스를 쏘며 대치했다.

이스라엘 경찰 대변인은 양측의 충돌로 경찰관 56명과 시위 참가자 12명이 부상했다고 말했다.

또 경찰에 연행된 43명 가운데 대부분은 몇시간 뒤 풀려났지만 19명은 기소될 것으로 보인다고 그는 덧붙였다.

시위대는 전날 인터넷에 공개된 동영상 속 폭력 경찰이 즉각 구속돼야 한다며 평등한 대우를 요구했다. 이들은 거리 행진을 하면서 두 팔을 엇갈리게 들어 수갑을 찬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이 시위에 참가한 에디 매코넨(34)은 "흑인으로서 나는 오늘 시위에 나올 수밖에 없었다"며 "개인적으로 경찰의 폭력을 겪은 적은 없지만 내가 속한 커뮤니티에 공격이 이뤄진 것"이라고 AFP에 말했다.

앞서 시위대는 혼잡한 시간대에 고속도로를 막아 극심한 차량정체를 유발했다가 경찰에 강제 해산당했다.

항의 시위는 지난달 26일 백인 경찰관 2명이 이스라엘 군복 차림의 에티오피아계 흑인 다마스 파케데를 과도하게 제압하는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촉발됐다. 당시 장면은 인근에 설치된 보안감시 카메라에 그대로 찍혔다.

영상에는 파케데가 자전거를 타고 텔아비브의 경찰 통제구역을 지나가려다 제지당한 뒤 경찰에게 심하게 맞고 제압당하는 장면이 담겨 있다.

당시 촬영된 영상을 보면 주변을 통제하던 경찰관이 파케데에게 현장에서 즉시 떠날 것을 지시했지만 파케데는 곧바로 물러서지 않고 자전거에서 휴대전화로 통화하는 모습이 보인다.

그러자 경찰관 1명이 파케데를 강하게 밀치고 나서 주먹으로 그의 머리를 두차례 가격했고 다른 경찰관 1명이 폭행에 가세했다.

잠시 후 파케데는 경찰 손에서 풀려난 뒤 땅바닥에 있는 돌을 집어들었다가 주변에서 경찰 2명이 더 뛰어와 4명과 대치하게 되자 돌을 내려놨다.

파케데는 현지 방송 채널2에 "이번 사건은 인종적 동기로 발생한 것이며 영상이 없었다면 나는 계속 구금됐을 것이고 아무도 나를 믿어주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위 발생 다음날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에티오피아 공동체와 에티오피아계 군인 모임의 지도자들과 잇따라 회동을 하기로 했다.

아울러 예루살렘 경찰은 이날 총리실 인근에서 또 다시 시위가 열릴 수 있다며 경계 태세를 강화했다.

문제의 경찰관 1명은 자격 정지 처분을 받았으며 현재 경찰 내부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전체 인구 약 800만명의 이스라엘에는 13만5천 명 이상의 에티오피아 유대인이 살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1984년과 1991년 두 차례에 걸쳐 이스라엘로 넘어왔으나 주류 사회 진출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들은 자신들이 취업과 보수에서 차별을 당하는 등 이스라엘에서 '2등 국민' 처우를 받고 있다는 불만을 가져왔다.

na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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