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뜨거웠던 카드 장성우, 트레이드 막전막후

2015. 5. 4.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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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대호 기자] 2013년 겨울, 야구계는 강민호(롯데)의 거취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었다. 역대 최고 FA 등극이 확실시되던 강민호는 결국 롯데에 남는 걸 택했다. 그리고 소식이 전해진 순간, 장성우(kt)는 낙담했다. 당시 장성우는 군복무를 마치고 롯데에 돌아와 마무리훈련 중이었는데, 강민호가 팀에 남기로 했다는 소식에 상당히 실망했다.

그렇다고 해서 장성우와 강민호의 사이가 나빴던 건 결코 아니다. 강민호는 누구보다 장성우를 먼저 챙겼고, 장성우도 선배를 잘 따랐다. 그렇지만 프로야구 선수의 첫 번째 목표는 경기 출장이다. 강민호의 연봉만 10억원, 사실상 보상금 때문에라도 롯데를 떠나기 힘들다는 점을 감안하면 장성우의 좌절은 사람이라면 당연한 일이다.

현장에서 포수 장성우에게 내리는 평가는 상당히 높다. 이미 프로 입문시절부터 포수로서 갖춰야 할 기본적인 능력은 모두 갖췄다는 평을 받았다는 선수다. 여기에 경찰청에서 타격 능력까지 키워 어느 팀에 가든지 주전급은 충분하다는 평가도 곁들여졌다. 그래서 롯데 전 사장은 2014년 시즌을 앞두고 "박병호에 10승 투수를 얹어줘야 바꾼다"라고까지 말했다.

이 말을 문자 그대로 받아들이는 건 무리가 있다. 그만큼 롯데가 생각하는 장성우의 가치가 높다는 뜻도 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장성우 트레이드를 문의하던 여러 구단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하는 목적이 더 컸다. 장성우는 입단 당시부터 강민호라는 선수가 있었기에 꾸준히 트레이드 문의를 받았던 선수다. 그래서 트레이드설에 대해 "군대가기 전부터 있었던 일이다. 사실 난 그렇게 좋은 선수가 아닌데 좋게 봐주셔서 고맙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포수가 필요한 팀들은 롯데에 끊임없이 문의를 했다. 대부분은 롯데가 생각한 기준보다 한참 모자란 선수를 카드로 제시했고, 성사까지 가지 못했다. 그런데 작년에는 트레이드 직전까지 가기도 했다. 지방 A구단은 롯데에 필요했던 외야수 혹은 젊은 우완 강속구투수를 카드로 장성우 영입 직전까지 갔지만 무산되기도 했다.

새롭게 롯데 사령탑으로 부임한 이종운 감독은 장성우의 경남고 시절 은사다. 때문에 장성우가 가진 장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제자의 미래를 생각하면 트레이드로 앞길을 열어줘야 하지만 감독으로서는 최대한 활용하고픈 마음도 있었다.

이 감독 부임 후에도 장성우를 원하는 팀은 꾸준히 나왔다. 포수가 급한 팀은 한 번씩 문의를 했다고 보면 된다. 지난 1월 애리조나 캠프에서는 이 감독과 B구단 감독이 만나 장성우 트레이드 논의를 했다. 그때도 롯데는 젊은 우완 강속구 불펜투수를 요구했고, 양측 감독은 합의를 했지만 구단에서 반대해 결국 성사되지는 못했었다.

2015 시즌에 돌입한 뒤 장성우의 가치는 올라갔다. 백업으로 활약하며 최소 1주일에 한 번은 포수 마스크를 쓰고 선발 출전했고, 1루수로 출장하며 출장기회를 꾸준히 받았다. 올해 전까지 통산홈런 3개였던 장성우는 4월에만 홈런 3개를 치며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리고 2일, 최근 프로야구 판에서 가장 뜨거운 선수였던 장성우는 롯데를 떠나게 됐다. kt로부터 4명을 받고 대신 5명이 가는 초대형 트레이드에 포함된 것이다. 이때도 롯데가 장성우의 반대급부로 원했던 건 젊은 투수였고, 박세웅·이성민·조현우를 받아오는 데 성공했다. 여기에 젊은 포수 안중열까지 데려와 백업포수 문제도 해결했다.

작년 2월, 팀에 돌아 온 장성우는 트레이드설에 대해 "여기서 정말 해볼 때까지 다 해봐야 한다. 그래도 (기회가 오지 않는다면) 생각해 볼 문제다. 나는 부산에서 태어나서 계속 야구를 했고, 내가 원하던 롯데에 입단했다. 앞으로도 부산에서, 롯데에서 계속 야구를 하고싶다"고 말했었다. 누구보다 롯데에 자부심을 느꼈던 부산남자 장성우지만, 야구선수로서 미래를 위해 kt를 선택했다. 이제 남은 건 그라운드에서 자신이 가진 잠재력을 터트리는 일이다.

cleanup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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