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퀴아오의 패배, 필리핀의 눈물

김경호 선임기자 2015. 5. 3.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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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적 영웅' 매니 파퀴아오가 '세기의 대결'에서 패배하자 필리핀 전역은 실망과 비탄에 빠졌다.

파퀴아오의 판정패 결과에 많은 필리핀 시민들은 울음을 터뜨렸고, 불공정한 판정에 대한 실망감과 분노를 토해내기도 했다.

3일 파퀴아오와 메이웨더의 경기가 열린 시각, 필리핀은 잠시 모든 것을 멈추었다. 1억 명의 필리핀 국민들 대부분은 체육관, 극장, 카페, 광장 등에 모여 유료채널을 시청하며 한마음으로 파퀴아오를 응원했다.

그러나 파퀴아오는 승리하지 못했다. 적극적인 인파이팅을 펼쳤지만, 도망가는 메이웨더의 빠른 발을 잡지 못했다.

파퀴아오의 심판 전원일치 판정패 결과에 필리핀 시민들은 "판정이 불공정했다. 홈링의 텃세에 파퀴아오가 희생됐다"며 분노했다. "파퀴아오는 사기를 당했다. 12라운드 내내 적극적으로 공격했고, 메이웨더는 도망다니기만 했을 뿐 펀치를 제대로 적중하지 못했다"고 했다. 즉시 재대결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았고, 일부 시민들은 흐느끼며 슬퍼했다고 AP, AFP, 로이터 등이 일제히 전했다.

AFP는 "필리핀 국민이 파퀴아오의 패배에 실망에 빠져 고통스러운 신음을 내뱉었다"고 했다. 로이터는 "필리핀인들이 재대결을 원한다"고 제목을 뽑았다. CNN도 실시간으로 필리핀의 분위기를 전했다.

패배했지만 파퀴아오는 더욱 더 필리핀 국민의 사랑을 받는 영웅이 됐다. 외딴섬 빈민가에서 태어나 세계 최고의 프로복서가 된 파퀴아오의 성공신화에 많은 필리핀 국민들은 용기와 도전정신을 얻었다. 성공한 뒤에도 겸손함을 잃지 않고, 사회에 공헌하는 태도에 필리핀 국민들은 그를 영웅으로 떠받들고 있다. 2010년엔 상원의원이 됐고, 차기 대통령 후보로도 거론될 정도다.

베니그노 아키노 필리핀 대통령은 성명을 내고 파퀴아오가 전 국민에게 용기와 희망을 준데 감사한 뒤 "그는 포인트가 아닌 명예를 위해 싸웠다. 그리고 세계인의 마음을 얻었다"고 찬사를 보냈다.

<김경호 선임기자 jero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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