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 판정패 매니 파퀴아오, "내가 이겼다"

김경호 선임기자 2015. 5. 3.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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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는 갈렸지만, 패자는 인정하지 않았다. "내가 이겼다"고 했다.

'세기의 대결'이란 거대한 타이틀이 무색했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없다는 속담 그대로였다. 전세계 복싱팬들이 긴장감 속에 세계 최고의 복서대결을 지켜봤지만, 이렇다할 펀치 교환도 없었고 화끈한 싸움도 없었다. 한마디로 졸전이었다.

무패 복서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38·미국)가 사상 최초의 8체급 석권 복서 매니 파퀴아오(37·필리핀)를 꺾고 48연승 기록을 이어갔다.

메이웨더는 3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MGM 그랜드 가든 아레나에서 열린 세계복싱평의회(WBC)·세계복싱기구(WBO)·세계복싱협회(WBA) 웰터급(66.7㎏) 통합 타이틀전에서 파퀴아오를 12라운드 심판 전원일치 판정으로 꺾었다. 심판 판정은 118-110, 116-112, 115-113으로 모두 메이웨더의 승리를 매겼다.

그러나 논란을 남길만한 경기였다. 왼손 인파이터 스타일의 파퀴아오가 시종 적극적으로 파고들며 공격을 시도하면, 발빠른 아웃복서 메이웨더는 특유의 유연한 몸놀림과 경쾌한 스텝을 바탕으로 한 순발력을 앞세워 펀치를 대부분 피했다.

1라운드부터 크게 다를 것이 없었다. 간간이 파퀴아오의 강펀치에 점수를 잃은 라운드가 있었다 싶으면 메이웨더는 다음 라운드 초반에 반짝 펀치를 터뜨리고 또다시 점수관리에 들어가 링을 빙빙 돌았다.

승부가 3-0 전원일치 판정이 나왔지만 팬들의 박수는 없었다. 오히려 야유가 쏟아졌다.

메이웨더는 판정직후 링 위에서 한 즉석 인터뷰에서 "파퀴아오는 위대한 복서다. 그의 주먹을 조심하며 내 타이밍을 노리려 했다"고 말했다.

파퀴아오의 생각은 달랐다. 이어진 인터뷰에서 파퀴아오는 "내가 이겼다고 생각한다"고 판정에 정면으로 반발했다. 파퀴아오는 "그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나는 많은 펀치를 그에게 적중시켰다"고 말했다.

메이웨더는 "나는 계산된 복서다. 그는 거친 파이터였다"면서 "아버지는 내게 더 많은 것을 해주길 바랐으나 파퀴아오는 힘든 상대였다"고 말했다.

<김경호 선임기자 jero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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