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연자실' 볼티모어 한인 피해자들 "한숨만"..추가피해 우려

2015. 5. 2.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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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류판매점 운영 박영민씨 "삶의 터전 완전히 무너졌다" 피해업소 100곳 육박..메릴랜드 주지사실 직접 챙겨

주류판매점 운영 박영민씨 "삶의 터전 완전히 무너졌다"

피해업소 100곳 육박…메릴랜드 주지사실 직접 챙겨

(워싱턴=연합뉴스) 심인성 특파원 = 미국 메릴랜드 주 볼티모어 폭동 사태로 현지 한인업소들의 피해가 계속 늘어나는 가운데, 피해 한인들의 사연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피해 한인들은 미국에 이민 온 뒤 전 재산을 투자해 겨우 일궈 놓은 '삶의 터전'이 한순간에 날아간 데 대해 망연자실 한숨만 내쉴 뿐 별다른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1일(현지시간) 현재 집계된 피해 한인업소는 이미 100곳에 육박한다.

메릴랜드 식품주류협회(KARGO) 김현주 이사장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주류판매점과 식료품점 약 50곳, 미용실 40곳 등 100곳 가까이 피해를 본 것으로 파악됐다"면서 "아직 신고가 되지 않은 피해업소가 더 있을 수 있어 피해는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들 업소의 피해는 대부분 경찰 구금 중 사망한 흑인 용의자 프레디 그레이(25)의 죽음에 항의하는 시위가 폭동으로 번진 지난달 27일 발생했다. 상점이 아예 불에 타거나 심하게 훼손된 곳이 있는가 하면 상당수 주류판매점 경우 현금과 보관 주류를 모두 약탈당했다.

소요사태의 중심지인 볼티모어 시 서쪽 펜노스 지하철역 사거리에서 주류판매점을 운영하는 최한복 씨는 이중삼중의 피해를 봤다. 상점이 불에 타고 기물이 파손된 것은 물론 상품까지 모두 약탈당하고 함께 일하는 친동생이 폭도들에게 맞아 다쳤다. 상점 2층에 있던 최씨만 겨우 지붕을 통해 빠져나올 수 있었다.

펜노스에서 약간 떨어진 곳에서 주류판매점을 운영하는 박영민(55) 씨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2001년 미국에 건너온 뒤 이곳에서 12년째 주류판매점을 하고 있다는 박씨는 "첫날(27일) 밤 가게가 털리고 나서 상태 확인 차 다음 날 아침에 가게에 갔는데 흑인들이 또 들이닥쳐 나머지 남은 물건을 가져갔다"면서 "모든 게 없어져 막막하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약탈 흑인들에게 얼굴을 맞아 안경이 깨지고 눈에 멍이 든 박씨는 또 "가족들의 삶의 터전이 무너졌는데 그 심정이 어떻겠느냐. 어떻게 복구할지 막막하고 답답하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가게 상태를 공원으로 조성되기 이전의 서울 난지도 쓰레기 매립장과 흡사하다고 표현했다.

역시 주류판매업소를 운영하는 리처드 성 강(49)씨의 상점도 문과 창문이 부서지고 현금과 물품을 모두 도난당했다.

10년 가까이 생화학 연구자로 일해오다 작년에 돈을 빌려 가게를 연 강씨는 외신 인터뷰에서 "모두가 미국은 꿈이 이뤄지는 곳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다시 시작하는 게 좋을지, 아니면 포기하고 다른 곳을 알아봐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고민을 털어놨다.

현지 한인들의 고민은 자칫 앞으로 피해가 더 늘어날 수 있다는 데 있다.

그레이의 죽음에 항의하는 흑인들의 분노가 사그라지지 않고 있는데다가, 특히 2일에는 대규모 시위가 예정돼 있어 피해가 더 커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김현주 이사장은 "어제도 주 법무부 사람들을 만나 피해 복구와 더불어 추가 피해예방 대책 마련을 당부했다"면서 "우리 한인들의 피해가 워낙 크기 때문에 앞으로 주 정부는 물론 연방정부 차원에서도 대책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강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김 이사장은 현지 한인들에게도 피해 상황을 신속히 협회에 신고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런 가운데 평소 '한국 사위'임을 자칭하는 래리 호건 메릴랜드 주지사실에서 이번 한인 피해 상황을 직접 챙기고 있어 주목된다.

호건 주지사의 부인인 한국계 유미 호건 여사는 지난달 29일 메릴랜드 한인 단체장 대책 회의에 직접 참석한 것은 물론이고 당일 밤늦게 한인피해 집계·수습창구 역할을 하는 KARGO와 별도 회의도 했다.

심야 회의에는 메릴랜드 주 첫 한인출신 장관인 지미 리(한국명 이형모) 소수계 행정부 장관과 스티븐 맥아담스 커뮤니티 담당국장 등 주 정부 관계자 10여 명이 함께 참석했다.

sim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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