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 직격탄..면세점 화장품 日보다 25% 비싸

2015. 4. 28.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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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엔당 원화값이 7년2개월 만에 800원대에 접어드는 초엔저가 지속되면서 한·일 면세점에서 가격 역전 현상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5월 황금연휴를 앞두고 유커(중국인 관광객)들을 일본에 뺏기지 않을까 국내 면세점 등 유통업체들이 노심초사하고 있다.

28일 매일경제가 롯데, 신라 등 국내 면세점과 일본 공항면세점의 주요 상품 가격을 비교한 결과, 원화로 환산한 가격은 대부분 일본이 우리나라보다 오히려 더 싸거나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화장품이나 핸드백 등 패션잡화의 경우 일본 면세점 가격이 25~30%나 싼 제품도 더러 있었다.

이 같은 가격 차이는 국내 면세점은 달러화 기준으로 상품 가격을 매기는 반면 일본은 엔화 기준으로 책정하기 때문이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100엔당 원화값은 전날보다 3.73원 오른 898.56원(외환은행 고시 기준)으로 마감했다.

아베 신조 정권 출범 직전에 비해 원화값은 엔화 대비 최고 40%나 절상되면서 물가가 비싸기로 유명한 일본이 우리나라보다 더 쇼핑하기 좋은 나라로 뒤바뀌고 있다.

미국 화장품 브랜드 에스티로더의 이른바 '갈색 병 에센스'가 우리나라 면세점에선 19만8500원(184달러)에 팔려 일본 나리타국제공항 면세점 14만9200원(1만6600엔)보다 25%나 비쌌다.

발리 남성용 반지갑은 한국 28만6000원(265달러), 일본 하네다국제공항 20만2000원(2만2500엔)으로 한국이 30%나 비쌌다.

국내 면세점들이 일부 브랜드에 따라 환율 보상 프로모션을 시행하고 있으나 엔저로 인해 벌어진 가격차이를 메우기에는 다소 못 미치는 수준이다.

5월 1일부터 시작되는 중국 노동절 황금연휴를 앞두고 한·일 간 '유커' 유치 경쟁에서 일본이 엔저 덕분에 상당한 우위를 점한 셈이다. 계속되는 엔저 속에 중국인 일본 관광객 수는 해마다 크게 늘고 있는 추세다. 일본의 벚꽃 개화 시기인 3월 15일부터 지난 15일까지 한 달간 일본을 찾은 유커 수는 약 35만명으로 전년 동기의 두 배에 달한다. 반면 우리나라는 이달 방한 유커 증가율이 10~15% 수준에 그쳐 지난해 41.6%의 3분의 1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된다.

유커들의 가장 중요한 방한 목적이 쇼핑이라는 점도 걱정거리를 키우고 있다. 한국관광공사가 지난해 12월 방한한 중국인 관광객 108만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40%가량이 쇼핑을 주요 목적으로 꼽고 있다. 국내 면세점업계는 일본 정부가 기존에 공항에만 있던 면세점을 시내에도 만들려고 하는 등 유커 유치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에 대해 경계심을 나타내고 있다.

한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현재 유커 비중이 매우 높은 편이기 때문에 이들이 다시 한국을 찾을 수 있도록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장 이달 30일부터 시작되는 중국의 황금연휴를 겨냥한 프로모션도 활발하다. 신라면세점은 노동절 기간에 중국 자유여행객들을 대상으로 휴대용 충전기·에버랜드 이용권 등을 주고 경품 추첨을 통해 100g짜리 골드바를 증정하기로 했다.

[장영석 기자 / 조성호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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