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인터뷰] 정주연 "'스물', 첫 술에 배부른 느낌"

2015. 4. 28.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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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에서 바람둥이 치호(김우빈 분)를 쥐락펴락하는 은혜 역을 맡은 정주연은 유일하게 스물의 어두운 면을 그리며 관객들의 시선을 빼앗았다. / '스물'

[MBN스타 박정선 기자] '인기만 많은 놈' 치호(김우빈 분), '생활력만 강한 놈' 동우(이준호 분), '공부만 잘하는 놈' 경재(강하늘 분), 세 청년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스물'. 이 영화는 스무 살의 세 동갑내기 친구들이 극을 이끌어 간다.

여기에 세 청년의 이야기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주는 인물들이 등장한다. 치호의 오래된 여자친구 소민(정소민 분), 동우바라기 소희(이유비 분), 경재의 짝사랑 선배 진주(민효린 분), 그리고 치호의 썸녀 은혜(정주연 분) 등 네 명의 여조연들이 바로 그 역할을 한다.

그중 은혜는 스타가 되길 꿈꾸는 신인 여배우로, 치호의 마음을 쥐락펴락하는 연인이자 한없이 가볍기만 했던 치호에게 가슴 아픈 사랑을 알게 하는 캐릭터로 관객들의 눈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은혜 역을 연기한 배우 정주연은 그간 드라마 '폭풍의 연인' '오로라 공주' '태양의 도시' 등에서 활약했다. 영화로는 지난 2012년 저예산 영화 '차이나 블루'(2012)에서 스크린 데뷔한 그녀는 최근 '스물'을 통해 상업영화로 관객들을 찾았다.

"첫 술에 배부른 느낌이에요. 관심을 가져주신 분들에게 그저 감사할 따름이에요. '차이나 블루'에서 연기하긴 했지만 '스물'이 상업영화로는 첫 작품이라 여전히 '처음'이라는 생각으로 임했어요. 영화가 개봉하기 전까지는 '내 영화'라는 생각을 못하고 있었어요. 실감이 나질 않았죠. 실제로 제 장면을 볼 때 진짜 긴장한 채로 봤어요."

정주연이 첫 상업영화로 '스물'을 택한 것에는 시나리오를 접한 이후였다. 시나리오 속의 은혜 캐릭터를 보고 살아있음을 느끼고는 '하고 싶다'는 생각이 그녀의 머리를 지배했다. 감독 역시 그녀의 열정적인 모습을 높이 샀다.

"시나리오가 정말 좋았어요. 톡톡 튀는 대사부터가 역동적이었어요. 살아있는 느낌이랄까요? 출연하는 배우들도 평소에 좋아했던 배우들이고 또래여서 같이 연기하고 싶은 마음이 더했죠. 처음 시나리오를 접할 때는 어떤 역할인지 몰랐는데 저도 은혜에 끌렸고, 감독님도 은혜에 대해 많은 말씀을 해주셨어요. 다음 미팅 때 은혜 캐릭터에 대한 스크랩 분석도 철저히 해갔어요."

그녀가 본 은혜는 어떤 느낌이었을까. 한 없이 가벼운 치호를 상대하고, 전체적으로 스무 살의 평범한 고민을 하는 이들 사이에서 유일하게 현실적이고 꿈을 위해 내달리는 캐릭터다. 어떻게 보면 실제 정주연 역시 배우의 길을 걷기 위해 노력한 것처럼 역할에 더욱 공감이 됐을 법도 하다.

"처음 봤을 때는 되게 위태위태해 보이는 친구였어요. 극단적인 상황으로 자기를 몰아넣으면서 일의 성공을 끌어내기 위해서 사랑의 감정도 버리잖아요. 나름 진심으로 사랑했지만 그걸 표현하기 보다는 조금 더 이성적으로 대하려는 캐릭터더라고요. 사실 그 안에 아픔이나 따듯한 마음이 공존하는 것 같아서 짠한 느낌까지 들더라고요. 저도 배우를 준비하던 시기가 있어서 공감도 많이 됐던 것 같고요."

그녀가 편안하게 연기를 할 수 있었던 데에는 또래 친구들의 영향이 컸다. 비슷한 나이의 배우들과 함께 촬영을 하다 보니 옛 추억이 떠오르기도 하고, 서로 통하는 것도 많은 만큼 촬영장 분위기는 더할 나위 없이 활기가 넘쳤다.

"연기한 모든 배우들이 아마 자신이 스무 살을 생각했을 거예요. 저는 특히 그랬죠.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배우고, 은혜도 배우 생활을 하기 때문에 스무 살의 나와 비교를 했어요. 진짜 스무 살이 돼서 연기한 셈이죠. 21살 때 지금의 소속사에 들어가게 됐고, 광고로 데뷔를 했잖아요. 데뷔 전인 스무 살 때는 학교생활을 많이 즐겼어요. 연애도 하고 공부도 하고 친구들과 놀고. 재미있었던 것도 많았죠."

상대 배우였던 김우빈과의 호흡도 빼놓을 수 없는 명장면이다. 그 중 침대에서 통통 튀는 애정신을 소화하기도 했다. 극중 은혜는 치호를 향해 "주둥이 가져와"라는 대사를 툭 던지면서 관객들을 설레게 하기도 했다.

"저도 무척 좋아하는 장면이에요. 하하. 사실 저랑 김우빈 모두 말수가 적어 친해지는 데 시간이 걸렸어요. 같은 소속사 식구이긴 하지만 회사에서 만날 기회가 많이 없거든요. 그래도 집중할 수 있게 김우빈이 분위기를 많이 형성해줬어요. 본인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배려를 한 거죠. 금방 친해질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있었고, 실제로 친해지고 나니 내숭도 없고 털털한 친구더라고요.(웃음)"

그녀는 또래 친구들과 함께 하는 연기일뿐더러 자신과 닮아 있어 공감이 가는 캐릭터라 크게 어려움을 느끼지 못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마냥 쉬운 연기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전체적인 영화 분위기가 발랄함이 깔려 있기 때문에 어두운 분위기의 캐릭터를 융화시키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없지 않았다.

"감독님이 '화양연화'의 장만옥 같은 느낌을 원했어요. 사실 너무 어려운 주문이죠. 하하. 덤덤하지만 그 배우가 느끼는 감정이 관객들에게 전달되면서 오는 세련되고 가슴을 울리는 연기를 원하신 거죠. 은혜도 자칫 잘못 표현하면 위험할 수 있는 캐릭터이기 때문에 스무 살의 발랄함은 있지만 약간의 그림자가 비추도록 했어요."

그녀가 가장 걱정했던 부분은 은혜의 미성숙한 선택이었다. 연예계의 좋지 않은 부분을 극단적으로 그린 이 부분은 상황설정을 위한 장치였다. 정주연은 은혜의 대부분의 행동이 공감이 됐지만 유일하게 공감할 수 없었던 부분이 바로 이 장면이었다.

"은혜처럼 빨리 가기 위해서 결과론적으로 다가가는 건 이해가 안 돼요. 과정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죠. 그 나이에 누릴 수 있는 특혜가 있는데 그 과정이나 경험을 버리고 다른 길을 선택하는 게 공감이 안 되더라고요. 저는 지금 이 정도 알려지고, 사람들이 알아봐주시고, 내가 나온 작품 봐주시는 것에 대해 보람을 느끼고 있어요. 물론 아직 신인이기 때문에 더 알려지기 위해서 노력은 하고 있어요.(웃음)"

정주연은 자신의 스무 살, 그리고 지금의 나이 역시 배우 생활에 있어 크게 의미를 두지 않고 있었다. 그저 그 당시에 충실하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것이 전부였다.

"지금 주어진 제일 예쁜 나이를 잘 이용해 내공을 쌓고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는 게 제 올해 목표예요. 좋은 사람들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일도 열심히 하는 건강한 생활을 하고 싶어요. 앞으로도 낯선 느낌이 아닌, 흥미로운 배우가 되고 싶어요."

박정선 기자 composer_js@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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