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몸으로 때운' KIA, 전망은 '밝음'

(서울=연합뉴스) 김지헌 기자 = 11승 12패. 1/6가량 소화한 올 시즌 프로야구에서 KIA 타이거즈가 거둔 성적이다.

개막에 앞서 전문가들이 일제히 케이티, 한화와 함께 '3약'의 한 팀으로 꼽았던 KIA는 28일 현재 순위상 8위로 하위 3팀 중 하나인 것이 맞다.

그러나 1위 삼성에 4경기 차, 4위 SK에 1.5경기 차 뒤진 채 추격의 끈을 놓지 않으며 상위권 도약의 가능성을 활짝 열어뒀다.

KIA는 애초 약체로 분석된 전력에다 주요 선수들까지 빠져나간 상태에서 이만큼 싸워왔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을 만하다.

현재 KIA 엔트리에는 리드오프 김주찬과 김원섭, 신종길의 이름이 없다. 모두 올 시즌 주전 외야수로 손꼽히던 이들이다.

마운드는 더 심각하다. 곽정철, 한기주, 김진우, 김병헌 등 한때 KIA의 기둥으로 맹활약했던 이들이 줄줄이 빠져 있다.

베테랑 서재응은 지난 주말에야 1군으로 올라왔고, 임준혁은 시즌 초 허리 통증이 생겨 2군으로 내려간 이후 소식이 없다.

그러나 KIA는 투타 정예 요원들이 없는 상황에서도 잇몸으로 치열하게 버텨왔다.

팀 타율은 0.255로 신생팀 케이티만 아래에 둔 9위지만 득점은 105점으로 7위다.

팀 평균자책점은 4.77로 6위에 올라 있다. 특히 실책은 8개에 불과해 최소 1위다. 수비율 0.991 역시 10개 구단 중 가장 높은 수치다.

초반 레이스의 중요성을 고려해 다른 팀들이 전력투구에 가까운 경기를 펼치는 와중에 KIA는 빈손과 맨주먹만 가지고도 이만한 성적을 거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KIA의 또 다른 숨겨진 강점은 역설적이게도 '가장 약한 4번 타자'에 있다.

특정 선수가 팀의 성적을 온전히 책임질 수는 없는 노릇이긴 하나 KIA에서 4번으로 가장 많이 나선 나지완은 타율 0.180, 1홈런, 5타점에 그치고 있다.

KIA로서는 타율 0.312, 19홈런, 79타점을 친 지난해 나지완의 부활이 최선이다.

그러나 이 자리에 당장 나지완이 아닌 누가 들어가도 현재 그가 기록 중인 것보다는 나은 성적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2군에서 몸을 만든 주전 선수들이 돌아와 그간 선배들의 빈자리를 채우며 경험을 쌓은 신예들과 합류하고 4번 다운 4번 타자가 방망이를 휘두를 때 KIA의 행보는 더욱 거침없어질 전망이다.

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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