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백수오' 진실게임

이소아.염지현 2015. 4. 28.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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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발표 앞서 공매도 급증 조사 정보 사전 유출 가능성회사 임원은 1만주 미리 팔아

건강식품업계와 코스닥시장에 큰 파문을 불러온 ‘가짜 백수오’ 공방이 업체와 감독기관 간의 ‘거짓말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한국소비자원 정대표(59) 원장은 27일 이번 사태와 관련, 본지와 첫 인터뷰를 통해 “내츄럴엔도텍 제품에서 이엽우피소(가짜 백수오)가 나온 건 사실이며 지난 8일 해당 기업 경영진도 관련 사실을 자인했다”고 밝혔다. 정 원장은 “백수오가 계속 팔리고 있고, 국민 건강과 관련된 급한 문제라서 발표를 한 것”이라며 “공공기관에서 거짓말을 하겠느냐”고 덧붙였다.

 이는 그동안 “한국소비자원이 불순한 의도로 기업을 죽이려고 한다”며 강력 반발해 온 김재수 내츄럴엔도텍 대표의 입장과 상반되는 것이다. 정 원장은 또 “(김 대표 측이) 처음에는 ‘이엽우피소도 (검출돼도) 괜찮다’고 나오다가 독성이 있다고 하니까 우리 검사 자체가 가짜라고 입장을 바꿨다”며 “심지어 내가 공매도에 참여했다, 조작했다 이런 말까지 퍼뜨려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설명했다.

▷여기를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정 원장은 조직폭력배와 마약범죄 등 주로 강력부 검사로 활동하다 2012년 9월 법조계 출신 최초로 한국소비자원 원장에 취임했다.

 내츄럴엔도텍은 27일에도 “소비자원의 백수오 조사와 발표에 심각한 의문이 든다”며 ‘공개질의서’를 보냈다. 이에 대해 소비자원 정 원장은 “지난달 26일 내츄럴엔도텍 백수오 원료를 검사한 결과 농림축산식품부 시험법과 식품의약품안전처 검사법 모두에서 이엽우피소가 나왔다”며 “시료 수거 전 과정에 내츄럴엔도텍 관계자가 입회했고, 시료도 식약처 공인시험기관에 밀봉한 상태로 전달해 오염 가능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내츄럴엔도텍 김 대표는 정 원장의 주장을 즉각 부인했다. 그는 회사 대변인 격인 박진희 마케팅 팀장을 통해 “우리는 단 한 번도 이엽우피소 검출을 인정한 적이 없고, 회수하겠다고 한 적도 없다”고 밝혔다. 박 팀장은 “지난 8일 간담회 때 오히려 소비자원이 식약처 검사방법이 부적합해 농식품부 방법으로 했다고 하더니 다시 자체 검사를 했다고 말을 바꿨다”며 “원료 28t을 전량 폐기하면 (보도자료 발표 때) 업체명을 주석으로 축소해 주겠다며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폐기를 종용했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 식약처가 재조사하기 전에 증거 자체를 없애겠다는 것이어서 우리는 식약처가 다시 조사할 수 있도록 원료를 가지고 있겠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태는 소비자원이 지난 22일 ‘시중에 유통 중인 백수오 제품 상당수가 가짜이며 업계 1위인 내츄럴엔도텍 제품도 포함돼 있다’고 발표하자 해당 업체가 반박에 나서며 촉발됐다.

 백수오는 여성 갱년기 증상 완화에 효능이 있는 토종 약초다. 그러나 간독성 등 부작용 가능성이 있어 사용이 금지된 이엽우피소가 가짜 백수오로 둔갑해 유통되고 있다.

 백수오 논란은 주식시장을 계속 흔들고 있다. 코스닥 대표주인 내츄럴엔도텍 주가는 나흘째 하한가를 맞으며 27일 4만5400원까지 떨어졌다. 10일 만에 주가는 반 토막이 났고 시총 7966억원이 증발됐다. 이런 가운데 사전 정보 유출과 시세조종 의혹도 불거지면서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가 조사에 들어갔다.

 논란은 크게 두 가지다. 우선 미공개 내부 정보 이용 의혹이다. 소비자원이 내츄럴엔도텍의 원료를 수거해 간 직후 이 회사 임원이 주식 1만 주, 7억원어치를 장내 매도했기 때문이다. 22~23일에도 간부 3명이 2만5500주를 매도한 사실이 이날 추가로 밝혀졌다. 이와는 별개로 소비자원의 ‘가짜 백수오’ 발표 전에 공매도가 급격히 늘어나 소비자원 조사 정보가 사전 유출됐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실제로 소비자원의 발표가 있기 8일 전인 지난 14일 하루에만 공매도량이 8만6336주로 당일 내츄럴엔도텍 전체 거래량의 23.57%에 달했다.

이소아·염지현 기자 ls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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