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총리 70일' 눈물로 시작, 눈물로 끝나

2015. 4. 27.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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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청문회 때 차남 병역 해명하며 눈물

"진실 밝혀질 것" 퇴임식때도 눈시울

관저 떠나자마자 바로 입원

"드리고 싶은 말씀은 많습니다만, 진실은 반드시 밝혀질 것으로 믿으며 오늘은 여백을 남기고 떠나고자 합니다."

취임 70일째인 27일 사퇴한 이완구 국무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거듭 자신의 결백을 주장했다. 청사를 떠나는 마지막 퇴근길에 차량에 오르며 총리실 직원들에게 손을 흔들 때에는 쏟아지려는 눈물을 참기 위해 입을 앙다물었다.

그가 지난 1월23일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정홍원 총리의 후임 총리 후보자로 지명받아 "대통령께 쓴소리하는 총리가 되겠다"고 할 때만 해도, 100일도 채 되지 않아 이렇게 만신창이가 된 채 물러날 거라 예측한 사람은 없었다. 지명 당시만 해도 박근혜 정부의 '국면 전환용 카드'로 불리며 여야 모두 환영 분위기였다. 이 총리는 '충청의 맹주'로 떠오르는 분위기였다. 청문회 통과도 무난할 것으로 예상됐고, 초기엔 그 또한 선제적으로 40년 전 엑스레이 사진까지 제시하는 등 제꺽제꺽 반론 증거물을 내놓아 '자판기 후보'라는 말까지 들었다.

그러나 경기도 성남시 대장동 땅 투기 의혹을 시작으로 부동산 투기, 본인과 아들의 병역 면제, '황제특강'과 교수 특혜채용 의혹 등이 잇따라 제기되면서 분위기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특히 김치찌개 식당에서 기자들에게 방송사 패널 선정과 언론사 인사에 개입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여론이 급속도로 나빠졌다.

이에 대응하는 이 총리의 방식은 다분히 감정적일 때가 많았다. 차남의 병역 면제 의혹에 대해 공개검증을 자진해서 실시하면서, "아직 장가도 안 간 자식의 신체 부위를 공개하면서까지 공직에 가기 위해 비정한 아버지가 됐나 하는 생각 때문에 마음이 많이 아프다"며 눈물을 글썽인 데 대해선 부적절하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상처투성이로 총리직에 오른 이후, 그는 곧바로 명예회복을 하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자신이 주재하는 회의에 차관과 차장을 대신 참석시킨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강신명 경찰청장을 겨냥해 '출석체크'를 하며 내각 장악 의지를 다졌다. 3월12일 내놓은 '부정부패와의 전면전' 담화는 '관료 총리'가 아닌 '정치인 총리'인 만큼 제 목소리를 내겠다는 선언으로 풀이되기도 했다.

그러나 결국 이 구호가 경남기업에 대한 검찰 수사와 맞물렸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과의 인연이 되돌릴 수 없는 악연이 되어 자신에게 되돌아왔다. 이 총리는 "한 푼도 받지 않았다. 돈 받은 증거가 드러나면 목숨까지 내놓겠다"는 폭탄선언까지 내놨지만, 이미 대세는 기울어지고 있었다.

검찰 소환을 앞둔 이완구 총리는 이날 곧바로 병원에 입원했다. 이 총리의 측근은 "이 총리가 계속 건강이 안 좋았지만 병원에 못 갔었다"며 "(완치된) 혈액암도 계속 관리해야 하고, 진료도 받기 위해 입원한 것"이라고 전했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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