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연의 생활 속 풍수 이야기] 청와대 터 '좋을까 나쁠까'

정경연 도시계획학 박사·인하대 정책대학원 겸임교수 2015. 4. 27. 15:5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① 반복되는 청와대 풍수논쟁

청와대 터가 좋냐 나쁘냐에 대한 풍수논쟁이 또 한 번 일어날 성 싶다. 이명박 전 대통령 때문이다. 청와대를 거쳐간 역대 대통령처럼 그도 퇴임 후가 편안하지 않다. 4대강 사업 의혹과 자원외교 비리에 이미 존경받는 대통령이 되기는 틀린 것 같다. 우리는 언제쯤 퇴임 후에도 국민의 존경을 받으며 여생을 편안하게 보내는 대통령을 볼 수 있을까. 해방이후 70년 동안 10명의 전직 대통령을 배출했음에도 한 명도 없다는 것은 국가와 국민의 불명예다.

풍수적으로 땅의 좋고 나쁨을 판단할 때는 지리오결이라는 논리를 적용해 분석한다. 지리오결이란 풍수지리에는 다섯 가지 중요한 이론이 있다는 뜻으로 용·혈·사·수·향을 말한다. 청와대 터는 사와 향은 좋은 반면에 용·혈·수가 좋지 않다. 풍수에서는 용과 혈이 위주라고 했으니 결론적으로 좋지 않다는 뜻이다.

성완종 리스트에 직격탄을 맞은 청와대의 모습.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의 2015년 4월 2주차(6~10일) 주간집계에 따르면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은 지난 3월 1주차 이후 5주일 만에 다시 30%대로 떨어졌다. / 이준헌 기자 ifwedont@kyunghyang.com

용은 산맥을 말하며 그 흐름이 마치 용처럼 변화무쌍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용을 따라 땅의 생기인 지기가 전달된다. 청와대는 북한산(836m), 보현봉(714m), 형제봉(463m), 북악산(342m)을 조종산으로 한다. 북한산에서부터 북악산까지 산세가 순해지며 내려오지만 험한 암석이 박혀 있어서 기가 세고 험하다. 이러한 지형은 권위적이고 독선적이어서 부드럽고 겸손한 대통령을 기대할 수 없다.

혈은 용을 따라 전달된 지기가 모인 땅이다. 이른바 명당자리가 곧 혈이다. 보통은 산맥의 끝자락에 있으며 기가 센 바위산보다는 순한 토산 자락에 많이 위치한다. 본래 청와대 터(구본관 자리)는 북악산에서 경복궁으로 내려가는 용맥 위에 자리 잡고 있었다. 이러한 곳은 과룡처라고 하여 지기가 빠져나가는 곳이다.

그런데 왜 이곳에 터를 잡았을까. 일제가 경복궁의 왕기를 억누르기 위해 총독부 관사를 지은 것이다. 아울러 경복궁 정면에는 거대한 총독부 청사를 지어 앞을 가로 막아버렸다. 위에서는 짓누르고 앞에서는 가로막은 탓에 조선왕기가 끊기고 말았지만 이곳에 거주한 조선 총독들 역시 말로가 좋지 않았다. 현 본관은 노태우 정부 때 경복궁으로 내려가는 맥을 피해 옆에 지은 것이다.

수는 용의 흐름을 멈추게 하여 혈에 기를 모이게 하는 역할을 한다. 청와대는 앞에 물이 없으므로 맥이 멈추지 않는 곳이다. 정문을 지나 경복궁 신무문을 거쳐 근정전으로 내려간다. 그곳에는 경회루에서 흘러내려온 금천교가 있어서 용맥이 멈췄으니 조선왕조의 정궁이 자리 잡은 이유다. 고려 때 이궁인 남경 터를 청와대 자리로 보는 견해도 있다. 그러나 고려 숙종 때 김위제는 목멱산(남산) 북쪽 삼각산 남쪽 평지에 남경을 설치할 것을 주장하였다. 청와대는 평지가 아닌 산지에 위치하고 있으므로 이에 해당되지 않는다.

청와대 터는 풍수가들 사이에서 논쟁이 끊이지 않았다. 대체로 안 좋다는 쪽이 우세하다. 좋은 터를 물색하여 대통령이 편안하게 국사를 돌보는 것이 곧 국민이 행복해지는 일이다. 지금의 청와대는 관광지로 활용하면 명소가 될 것이다. 청와대를 이전하더라도 국익에 손해 볼 것은 없다.

4월27일부터 '정경연의 생활 속 풍수 이야기'를 격주로 싣습니다. 정경연 박사는 전통 풍수지리 이론과 도시계획을 접목한 풍수지리 전문가입니다.

<정경연 도시계획학 박사·인하대 정책대학원 겸임교수>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