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적 팀 컬러' 롯데, '2010 롯데'의 향기가 난다

스포츠한국미디어 조형래 기자 2015. 4. 27.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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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미디어 조형래 기자] 더할 나위 없이 화끈하다. 그런데 언젠가 그들이 보여줬던 모습인 것처럼 낯설지가 않다.

롯데는 현재 13승10패로 리그 3위에 올라있다. 지난 주중 광주 KIA 3연전에서 '롯데시네마'라는 불명예를 얻을 정도로 불펜진의 극심한 난조로 분위기가 급다운됐다. 그러나 주말 삼성과의 홈 3연전에서 선발진의 물 샐 틈 없는 역투와 사직벌을 수놓는 홈런쇼로 싹쓸이에 성공하며 극적으로 반등에 성공했다. 특히 삼성 상대 스윕은 지난 2010년 6월4일부터 6일까지 열린 대구 삼성전 이후 5년만이었다.

지난 주 롯데가 가진 6경기는 올해 그들이 펼치고 있는 팀 컬러를 확실하게 각인시킨 경기였다.

우선 바람 잘 날 없었던 불펜. 롯데는 지난 22일 광주 KIA전에서 7-1로 앞서다가 7회부터 대거 5점을 내주면서 진땀승을 거뒀다. 그리고 다음날 결국 불펜진이 쌓고 쌓은 장작들이 활활 타올랐다. 8회까지 6-1로 앞서고 있었지만 9회 KIA 브렛 필에 동점 만루 홈런과 더불어 이홍구에게 끝내기 사구를 허용해 6-7로 대역전패 했다.

KIA와의 주중 3연전으로 인해 롯데 불펜은 극적인 경기를 연출한다고 하여 '롯데시네마'라는 달갑지 않은 별명까지 얻었다. 현재 불펜진의 평균자책점은 6.54로 전체 최하위다.

연이은 '극장경기'의 연출로 불펜진의 피로도가 극심해질 때쯤 '극강'의 선발진이 구원에 나섰다. 24일 삼성과의 경기에서 조쉬 린드블럼이 9이닝 124구 3실점 완투승으로 반등의 발판을 만들었고 이후 송승준이 6이닝 3실점(1자책) 퀄리티 스타트로 승리 투수에 이름을 올린 뒤 26일 브룩스 레일리가 8이닝 126구 1실점 쾌투로 '선발진 대부흥회'에 정점을 찍었다.

이상화와 심수창이 지키는 하위 선발도 꾸준히 제 몫을 하고 있다. 선발진은 평균자책점 3.60으로 불펜과 정확히 대척점에 서 있으며 전체 1위를 달리고 있다. 선발진의 소화 이닝도 137.1이닝(2위)으로 허약한 불펜진의 부담을 덜고 있다.

그리고 상대가 뽑은 점수보다 더 뽑으면 된다는 '닥공 야구'가 절정을 이루고 있다. 지난주 6경기에서 팀 타율 2할8푼2리에 12개의 홈런을 터뜨렸다. 짐 아두치와 황재균, 최준석, 강민호가 돌아가며 타선의 뇌관 역할을 했고 손아섭도 23일 광주 KIA전부터 4경기 연속 안타로 감을 끌어올리는 중이다. 현재 팀 타율 2할6푼7리(팀 타율 공동 5위) 홈런 35개(전체 1위), 경기 당 평균 득점 6.04(2위), 팀 OPS 8할3푼4리(전체 2위)를 달리고 있다.

여기에 롯데의 팀 컬러를 하나 더 추가하자면 어딘가 허술한 수비다. 현재 롯데는 실책 19개로 전체 1위의 불명예를 안고 있다. 보이지 않는 실책까지 더해지며 투수진을 힘들게 하는 또 하나의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현재까지의 롯데의 팀 컬러는 '허약한 불펜', '극강의 선발진', '막강한 타선', '허술한 수비'로 요약할 수 있다. 이런 팀은 머지않은 곳에서 찾을 수 있다. 제리 로이스터 감독이 이끌던 지난 2010년의 롯데가 올 시즌 롯데와 닮아있다.

당시 롯데는 홍성흔(두산), 이대호(일본 소프트뱅크), 카림 가르시아로 이어지는 '홍대갈 트리오'에 조성환(은퇴), 전준우(경찰청), 강민호 등이 숨 쉴 틈 없는 타선을 구축했다. 팀 타율 2할8푼8리, 팀 홈런 185개로 무시무시한 불방망이를 자랑했다.

선발진은 송승준, 장원준(두산), 라이언 사도스키(롯데 외국인 스카우트 코치)에 혜성같이 등장한 이재곤과 김수완(두산)의 활약에 힘입어 선발 평균자책점 4.75로 전체 4위에 올랐다. 반면 불펜진은 임경완, 김사율이 뒷문지기로 나섰지만 마땅한 마무리 투수 없이 시즌을 치르며 불펜 평균자책점 5.07으로 전체 7위에 그쳤다.

여기에 91개로 전체 최다였던 실책까지. 극단적인 팀 컬러에도 불구하고 롯데는 69승3무61패(승률 0.519)로 4위에 오르며 가을 잔치에 진출했다. 비록 준플레이오프에서 두산에 2승 이후 3연패로 무릎을 꿇긴 했지만 롯데가 보여준 화끈함은 팬들의 뇌리에 잊혀지지 않았다.

아직 부족한 점이 두드러지지만 올 시즌 롯데는 이종운 감독이 지휘봉을 잡으며 지난 2년간 '무채색'에 가까웠던 팀의 컬러에 색을 입히고 있다. 그리고 팬들의 눈길을 끄는 팀으로 탈바꿈하고 중이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스포츠코리아 제공

스포츠한국미디어 조형래 기자 jhrae@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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