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대전 美포로들 "아베 사과해야"..日역사관에 분통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일본인들은 젊은 사람들에게 사실을 알리지 않으려고 합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에 포로로 잡혀 강제노역에 시달렸던 미군 전쟁포로들이 일본의 역사관에 불만을 드러내며 "과거를 잊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AP통신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미국 방문에 맞춰 2차 대전 당시 일본군 포로였던 3명의 퇴역 군인을 만나 당시 기억과 일본에 대한 견해를 물었다.
이들 모두 전후 몇 차례 일본을 방문하면서 일본이라는 나라에 대한 악감정은 많이 사라진 상태였지만 과거사를 부정하는 일부의 역사관에 대해서는 깊은 유감을 나타냈다.
유군 제192 전차대대 소속이던 레스터 테니(94)는 필리핀에서 일본군에 잡힌 후 일본에 건너가 오무타시에 있는 미쓰이광업의 석탄 광산에서 3년간 하루 12시간씩 석탄을 캐야했다.
전쟁이 끝나고 난 후 그는 미쓰이에 사과를 요구하는 편지를 여러 차례 보냈지만 답장을 받지 못했다.
"아베 총리가 와서 '미군 포로에게 강제노역을 시킨 기업의 사과를 대신 전한다'고 말했으면 좋겠습니다. 어려운 일도 아닐 겁니다. 아베 총리가 떠나면 모든 것이 잊힐까 걱정입니다. 그들은 전쟁포로에 대해 사과하는 것도, 그들이 과거에 잘못을 저질렀다는 것도 잊을 테죠."
그는 "과거를 기꺼이 마주하지 않는다면 선진국이 될 수 없다"며 "그들의 실패를 인정해야만 최고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공군 제29 폭격기중대 소속이던 해롤드 버그바워(94)도 포로 수용소에서 "비인간적인" 취급을 받은 후 일본 토야마시의 제철소에서 2년간 힘든 노동을 했다.
미국으로 돌아온 후 아내에게조차도 당시 끔찍한 기억을 얘기하지 않고 잊고 지내다 지난 2011년 일본을 방문해 제철소 직원들의 사과를 받은 후에 일본에 대한 견해를 바꾸게 됐다.
그는 그러나 "일본 사람들은 용서했으나 정부는 용서하지 않았다"며 "과거에 갇혀 살지는 않겠지만 진실은 있는 그대로 전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육군 제 31보병연대 신병이던 대럴 스타크(93)도 당시 포로로 구리광산에서 노역했던 경험의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 역시 지난해 일본에 방문해 광산 관계자의 사과를 받으며 일본에 대한 좋은 인상을 갖게 됐지만 "역사를 완전히 무시하고 마치 일본이 공격을 받은 것처럼 역사를 새로 쓰는 사람들이 있어 정말 화가 난다"고 말한다.
"아베 총리가 자신의 나라와 세계를 위해 무언가 훌륭한 일을 하고 싶다면 사과를 하고, 미국과 일본 양국이 함께 이룬 성취에 감사해야 합니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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