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탄 1조 '금호 목장'의 결투

김기환 입력 2015. 4. 27. 00:05 수정 2015. 4. 27.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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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자가 금호아시아나 새 주인금호그룹·호반건설 양자 구도호남기업끼리 경쟁 곱잖은 시선도

호남 기업의 맹주격인 박삼구(70)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신흥강자’인 김상열(54) 호반건설 회장의 2파전으로 압축된 금호산업 본입찰 마감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28일 본입찰 마감을 앞둔 금호산업 인수전은 매각가만 1조원까지 치솟은 올 상반기 인수합병(M&A) 시장 최대 매물이다. 인수전이 주목받는 건 금호산업이 아시아나항공 지분 30%를 가진 최대주주라 사실상 인수전의 승자가 금호그룹의 주인이 되기 때문이다.

인수전엔 호반건설과 사모펀드 4곳이 뛰어들었지만 업계에선 호남 출신 박 회장과 김 회장의 맞대결로 본다. 박 회장은 “(인수전은) 순리대로 될 것”이라며 여유를, 김 회장은 “끝까지 간다”며 의지를 불태우는 상황이다. 현재로선 박 회장이 금호산업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을 갖고 있어 일단 한 발 유리하다. 박 회장에게는 입찰 참여 업체들이 제안한 금액 중 최고가와 같은 가격에 경영권 지분(지분율 50%+1주)을 되살 수 있는 권리가 있다.

하지만 지난해 워크아웃을 졸업한 박 회장의 자금 동원 능력이 넉넉치 않은 점이 변수다. 무리하게 금호산업을 인수하는 건 ‘승자의 저주’가 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박회장이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2000억원 안팎인 것으로 전해진다. 재계 관계자는 “금호그룹 워크아웃 과정에서 3300억원의 사재를 털어 혼자 만으론 현금 동원력이 떨어질수 있다”고 전했다.

 게다가 박회장은 금호그룹의 모태인 금호고속을 되찾겠다고 밝힌바 있어 만약 이를 추진할 경우 금호산업과는 별도로 추가로 4000억원에 이르는 인수대금도 마련해야 한다.

 상대적으로 김 회장 측은 자금 동원력이 넉넉한 것으로 분석된다. 무차입 경영을 유지해 온 호반건설은 4400억원 가량의 현금성 자산을 갖고 있다. 다만 인수가로 얼마나 써낼 지가 변수다. 호반 관계자는 “예비실사 결과 기업 가치가 (프리미엄을 감안하더라도) 1조원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왔다. (인수가를) 7000억원 이하로 써낼 것 같다”고 말했다. 건설사인 호반이 금호산업을 인수할 경우 종합 그룹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지만 금호건설 외에 아시아나 항공을 비롯한 계열사에서 시너지를 낼 부분이 적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회장은 지난달 25일 대표이사에서 물러났다. 공공택지 입찰 과정에서 계열사 대표이사를 겸직한 점이 문제가 됐다는 얘기가 나온다.

 인수전을 ‘돈 문제’로만 볼 수 없다는 점도 변수다. 호남에선 광주제일고 출신으로 지역 경제 원로들의 지지를 받는 박 회장과 광주고 출신으로 지난 3월 광주상공회의소 회장에 당선된 김 회장 간 힘겨루기를 곱지 않게 보는 시각이 있다. 두 사람의 사활을 건 출혈 경쟁이 가뜩이나 위축된 호남 경제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얘기다. 중흥건설을 비롯한 호남 기반 건설사에 대한 검찰 수사도 부담이다. 윤장현 광주시장은 21일 “금호는 광주의 자존심이자 뿌리있는 기업이고 호반은 새롭게 성장하는 기업이다. 지역을 대표하는 두 기업이 무한경쟁을 지양해야 한다”고 해 사실상 박 회장의 손을 들어줬다.

 ‘형제의 난’을 겪는 박찬구(67) 금호석유화학 회장도 막판 변수다. 형인 박삼구 회장과 소송전을 치를 정도로 앙금이 깊어 재무적투자자로서 호반건설의 손을 잡고 인수전에 뛰어들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박찬구 회장은 형이 금호산업을 되찾을 경우 그룹을 견제할 목적으로라도 갖고 있는 아시아나항공 지분(12%)을 팔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김기환 기자 kh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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