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 감독, 마운드 오른 한 수..'옛 정'은 없었다

2015. 4. 26. 17:25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매경닷컴 MK스포츠스 서민교 기자] 2011년 8월17일. 김성근 감독이 SK 와이번스 유니폼을 벗고 떠난 날이다. 이후 4년. 돌아온 '야신'은 한화 유니폼을 입고 옛 제자들을 울렸다.

철저한 스몰야구로 끈끈하게 물고 늘어진 결과는 시즌 첫 3연승 스윕. 김 감독의 남은 옛 정보다 새로운 도전이 더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김성근 감독이 이끄는 한화와 SK의 올 시즌 첫 맞대결은 그 자체로 화제였다. 김 감독은 SK전 시리즈를 앞두고 무섭게 성장한 제자들을 경계했다. 그러나 엄살이었고 기우에 불과했다. 한화가 시리즈를 압도했다.

한화는 대전 SK전 첫 경기서 무실점(2-0) 승리를 거둔 뒤 두 번째 경기서 9회말 끝내기 역전승(7-6)으로 드라마를 썼다. 2연승의 한화는 26일 시리즈 마지막 SK전서 5-4로 이겼다. 4-4 동점인 8회말 극적인 결승점을 뽑은 짜릿한 승리. 시리즈 내내 극적인 경기를 연출하며 웃었다.

김 감독에게 '야신'의 호칭을 붙이게 만든 팀은 SK였다. 2007년 SK 지휘봉을 잡은 김 감독은 3차례(2007·2008·2010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김 감독이 2011시즌 도중 팀을 떠난 뒤에도 SK는 당시 주축으로 성장한 김 감독의 제자들이 활약하며 이미 만들어진 왕조의 기틀은 흔들리지 않았다.

반면 한화는 만년 꼴찌 팀이었다. 올 시즌 김 감독이 지휘봉을 잡으면서 파란을 예고했다. 시즌 초반 한화는 하위권에 머물었다. 그러나 김 감독의 친정팀인 SK전 스윕에 성공하며 상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5할 승률을 넘긴 12승10패(공동 4위).

김 감독은 이날 경기 9회말 1사 후 올 시즌 두 번째로 마운드에 직접 올랐다. 마운드에는 역시 마무리 투수 권혁이 있었다. 김 감독은 짧게 몇 마디를 건넨 뒤 마운드를 내려갔고, 권혁은 9회를 완벽하게 틀어막으며 1⅔이닝 무실점으로 팀의 승리를 지켜냈다.

징크스에 예민한 김 감독의 한 수. 스윕패를 절대 당하지 않겠다는 각오로 나섰던 김용희 SK 감독과 SK 선수들은 결국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 시즌 첫 3연승을 얄궂은 운명처럼 SK전에서 거둔 김 감독도 비로소 미소를 지었다.

승부 앞에서 옛 정 따위는 없었다.

[min@maekyung.com]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MK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