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늬만 브라질?, 성남 속 태우는 외국인 트리오

김태석 입력 2015. 4. 26. 16:49 수정 2015. 4. 26.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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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성남)

K리그에는 "리그 성적은 외국인 선수 싸움"이라는 말이 돌던 때가 있었다. 토종 선수들에 비해 한차원 높은 경기력을 지닌 외국인 선수들이 한국 무대에 잘 적응해 팀에 얼마나 보탬이 되느냐에 따라 팀 성적도 갈린다는 뜻이 담긴 표현이다.

최근 국내 선수들의 기량도 부쩍 늘어 이말도 무조건적으로 통용되지 않는 시대가 됐다지만, 그래도 각 팀 감독들은 외국인 선수의 활약에 큰 기대를 걸 수밖에 없다. 여전히 이들에게는 '격차'를 만들어낼 만한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볼 때 김학범 성남 FC 감독은 속이 무척 타지 않을까 싶다. 믿고 데려온 외국인 선수들의 경기력이 너무도 신통치 않아서다.

26일 오후 2시 탄천 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5 8라운드 홈 제주 유나이티드전에서도 무기력한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상에 아쉬움을 곱씹어야 했다. 김두현의 동점골로 1-1로 무승부를 기록하며 승점을 챙겼지만, 수차례 득점 찬스가 주어졌음에도 전방에 자리한 외국인 선수들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경기력을 보이며 모두 무산시켰기 때문이다.

조르징요와 히카르도는 홈팬들에게서 어마어마한 야유를 받아야 했다. 볼을 잡을 때 어설픈 개인기를 발휘하다 제주 수비수들에게 차단되는 경우가 허다했고, 득점 찬스 때 시도하는 슈팅도 골문을 크게 벗어나고 말았다. 또한 피지컬을 앞세운 상대 수비수의 거친 몸싸움에 자신감을 잃은 듯한 모습까지 보였다. 조르징요와 히카르도에게는 다소 가혹한 말일 수 있으나, 성남 팬들이 거칠게 야유할 수밖에 없었던 경기력이었다.

전반전을 마치고 벤치에 앉은 루카스까지 포함한 성남의 브라질리언 트리오는 기실 김 감독이 무척이나 기대하던 공격 자원이었다. 과거 성남 일화 전성기를 이끌었던 모따, 두두만큼은 아니더라도, 현재 구단의 열악한 재정 여건상 데려올 수 있는 최고 수준의 잠재능력을 지녔다고 평가했다.

김 감독은 시즌 개막 전 <베스트 일레븐>과 만난 자리에서 지난해부터 이어오는 팀의 강점인 단단한 수비를 이어감과 동시에 이 외국인 선수들이 활약하게 될 공격진의 화력이 뒷받침된다면 충분히 해볼 만하다며 2015시즌을 전망할 정도였는데, 애석하게도 K리그 클래식과 AFC 챔피언스리그 등 열 차례가 넘는 공식전을 치르면서 아직까지 진가를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성남은 지난해처럼 여전히 수비력에 의존하는 경기 운영을 펼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 득점이 쉽게 나지 않는 갑갑한 내용을 매 경기 되풀이하는 이유기도 하다.

김 감독은 제주전이 마친 후에도 일단 이 외국인 선수들을 품에 안았다. 특히 원성을 샀던 조르징요를 언급하며 아직 실전 감각이 충분히 찮아서 빚어진 일이라고 변호했다. 긴 호흡으로 외국인 선수들을 챙기겠다는 의지를 보인다. 하지만 성남의 외국인 선수들이 보장받을 수 있는 시간은 그리 많아 보이진 않는다. 저마다 출전 시간의 차이는 있겠으나, 앞서 언급했듯 성남은 시즌 개막 후 열 경기가 넘는 승부를 치렀다. 지금쯤이라면 감독이 기대하고 있는 진가를 보여야 한다.

글=김태석 기자(ktsek77@soccerbest11.co.kr)사진=김재호 기자(jhphoto11@soccerbest1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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